(권두언)서울시의 전차 부활 방침을 환영한다
(권두언)서울시의 전차 부활 방침을 환영한다
  • EPJ
  • 승인 2011.06.09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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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40여 년 전 사라진 노면 전차가 2014년 경 부활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차량 운행에 따른 대기오염과 고유가시대 에너지소비 절감을 위해 도로 위 레일을 따라 달리는 정원 230명 규모의 전동차를 2014년까지 도입할 방침이며, 이에 운행방식과 노선 등 기본계획을 수립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는 전차 운행방식으로 축전지로만 운행할지, 도로에 전선을 부설해 전력을 공급할지, 또는 두 가지를 혼합할지에 대해 검토 중이며, 노선 역시 6개 정도를 후보로 두고 논의하고 있는 것 같다.

또 요금은 시내버스와 지하철 등 대중교통 이용요금과 비슷한 수준이 될 전망이고, YTN의 보도에 따르면 서울시는 “전차의 경우 땅 속에 선로를 놓아야하는 지하철과 달리 도로 위에 선로와 전기공급장치만 설치하면 돼 시설비용이 지하철의 6분의 1수준이고 공사기간도 2년 안팎으로 짧다"면서 올 상반기에 노선을 확정해 본격 도입에 나설 것이 확실해 보인다.

젊은 세대들은 전차를 국내에서 본 일이 없겠지만, 우리나라의 전차의 역사는 강구하다. 1899년 5월 돈의문에서 종로를 거쳐 청량리까지 연결되는 전차선로의 개통식이 열린 후 사대문 안을 중심으로 전차노선은 촘촘해졌다. 그 후 부산(1915년)과 평양(1923년)에도 전차가 건설됐고, 1910년 경술국치 이후에는 용산, 원효로, 왕십리, 영천, 노량진 등 서울 외곽지대로 확장되면서 전차는 서울의 주요 교통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서울의 전차 운행은 일본 도쿄보다도 4년 빠를 정도로 조선의 근대화와 개화의 상징으로 인식됐고, 서울 최고의 볼거리로서 지방 사람들은 서울에서 전차를 타봤다는 것이 자랑거리일정도였다. 그러나 자동차를 중심으로 한 교통량의 증가로 우리나라의 전차는 1968년 모두 폐기돼 자취를 감췄다. 그러나 북한은 1991년 평양의 전차가 부활됐고, 청진에서는 1999년부터 노면전차가 운행되고 있다.

세계적으로도 전차의 부활 움직임은 확연하다. 특히 선진국 주요 도시에서 노면전차가 부활하고 있어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 일본의 경우 히로시마 시내를 관통하는 노면전차가 18.8km의 도심을 돌아다니며 매일 18만명을 수송하고 있고, 캐나다의 에드먼턴시는 신형 노면전차인 LRT(Land Rail Transit)를 도입해 버스와 철도, 지하철과 연계하는 복합수송에 성공함으로써 도심 교통난 해소에 일조했다.

작년 말 기준으로 세계적으로 전차를 운영하는 도시는 23개국 54개 도시로 늘어나 전차의 화려한 부활을 증명하고 있다. 이런 시점에서 서울시의 전차 부활 방침은 가뭄에 단비처럼 반가운 소식이다.

전차의 장점은 저비용 고효율 교통수단이라는 것 외에도 매연과 탄소배출량이 자동차에 비해 무척 적고, 진동과 소음이 거의 없으며, 대부분 저상 구조라 노인과 장애인이 이용하기에도 편리하다는 것 등 다양하다.

에너지 절약이 화두인 시대 고유가를 극복하는 방법으로 전차의 부활을 환영하면서, 서울 말고도 울산시와 성남시도 전차노선 신설을 검토하고 있다고 하니 전차가 친환경 교통수단의 모범답안으로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

월간저널 Electric Power 회장 고 인 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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