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면서 삶을 이야기 하는 사람들”
“달리면서 삶을 이야기 하는 사람들”
  • 박재구 기자
  • 승인 2007.07.04 11: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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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남동발전 마라톤클럽

[파워동호회] 한국남동발전 마라톤클럽6월 14일 오후 6시 카메라를 챙겨들고 사무실을 나선다. 퇴근을 하는 거냐고, 아니다. 평일 근무를 마치고 훈련을 하는 ‘남동발전 마라톤클럽’ 회원들을 취재하기 위해 가는 길이다. 여름이라 해가 길어 다행이라 생각하면서도 사진 걱정에, 거기에다 마라톤클럽이니 혹여 같이 뛰어야 하는 사태(?)도 발생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결론은 기우였지만-까지 곁들어져 마음은 자꾸만 조바심을 낸다.

한국남동발전 마라톤클럽(이하 남동 마라톤클럽)은 전력그룹사 마라톤 동호회 가운데서 가장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동호회다. 현재 본사 50여명, 회사 전체 300여명이 회원으로 가입해 활동 중이다.

남동 마라톤클럽은 회사 마라톤 동호회라고 시간나면 좀 뛰는 무늬만 마라톤 동호회가 아닌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까지 참가할 만큼 실력과 열정을 지닌, 진정 마라톤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인 동호회다.

남동 마라톤클럽 회원들은 초보자부터 마라톤 마니아까지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다. 마니아층의 회원들이 초보자들을 지도하기도 한다. 남동 마라톤클럽 회원들은 최소 1년에 한번은 마라톤 대회에 참가한다. 바로 매년 4월에 열리는 ‘전기인 마라톤 대회’다.

올해도 남동 마라톤클럽에서 300여명이 참가했다. 특이한 건 타 회사의 경우 회사 차원에서 참가자들을 모집하고 참가하지만 남동발전은 마라톤클럽이 주축이 돼 참가를 한다는 점이다. 그만큼 마라톤클럽이 활성화 돼 있다는 의미다.

전기인 마라톤 대회 이외에도 회원들은 개인별로 국내에서 열리는 각종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기도 하다. 마라톤클럽 회원들 가운데 풀코스 기록 보유자만 100여명이고 그중에서는 보스턴 마라톤 참가자격을 가질 만큼 아마추어 마라토너로서 최고 수준의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회원들도 10여명이 있다.

마라톤클럽의 총무를 맡고 있는 문덕력 과장(기획조정처 정보통신팀)도 그중의 한명으로 풀코스 최고 기록이 3시간 15분이다. 문 총무는 지난 제111회 보스턴마라톤 대회에 전력그룹사 최초로 회사의 지원을 받아 참가하기도 했다.

현재 마라톤클럽 회원 중 풀코스 공식 최고기록 보유자는 문 총무와 함께 보스턴마라톤에 참가한 분당복합의 김성석 대리로 3시간 2분을 기록하고 있다. 문 총무는 비공식기록이지만 여수화력의 이성호 회원이 3시간 1분의 기록을 가지고 있다고 귀뜸했다.

현재 국내 마라토너는 4만여명, 그중 3시간 이하 기록 보유자는 700여명에 불과하다고 한다. 회원들은 “3시간 이하 기록을 내려면 100m를 20초 정도로 계속 뛰어야만 가능하다”며 아마추어로서는 대단한 기록이라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마라톤클럽 회원들 중에는 긴거리 마라톤 기록을 보유한 회원들도 있다. 분당복합의 음길형 대리의 경우 2년전 강화에서 김포까지 342km를 3박 4일간 달린 기록을 갖고 있으며 올해는 해남에서 고성 통일전망대까지 640여km를 9박 10일 동안 달리는 최장종단 마라톤에 도전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뛰어본 사람만이 마라톤의 맛을 알 수 있다

마라톤클럽은 본사의 경우 주중에는 화요일과 목요일 회사 주변 탄천 등지에서 단거리 훈련을 실시하고 주말에는 장거리, 산악 훈련 등을 실시하고 있다.

오후 6시 30분 근무를 마치고 마라톤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회원들이 하나, 둘 모이기 시작했다. 이날 훈련에 참가한 회원은 총 10명. 이날의 훈련장소인 탄천으로 이동해 준비운동을 마친 회원들은 잠실대교까지 약 8km의 거리를 달리는 지속주 훈련을 실시했다.

본격적인 달리기에 앞서 사진 촬영을 위해 회원들이 10여m를 가볍게 달리며 포즈를 취했다. 저만치 앞서 가 사진을 찍다보니 어느 새 코앞까지 다가오고 또 저만치 달려가 찍다보면 금세 눈앞까지 다가와 있고. 촬영을 배려해 아주 천천히 뛰어주는데도 몇 번을 반복하다보니 힘이 든다. 정말 부실한 체력이다 싶다.

취재를 위한 촬영을 마친 회원들은 7시 15분경 2열종대로 줄을 맞춰 본격적인 달리기에 들어갔다. 회원들이 돌아오는 모습을 사진에 담기 위해 기다리기로 했다. 약 40여분이 지난 8시경 회원들이 하나, 둘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출발할 때와는 달리 다들 힘들어 하는 모습이다. 그래도 촬영을 위한 포즈를 취해주는 배려는 잊지 않는다.

가장 먼저 돌아온 박원진 회원은 “힘들지요?”라고 묻는 말에 “뛸 때마다 미친 짓이란 생각이 든다”며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힘들긴 정말 힘든가 보다. 그는 잠실대교 못 미쳐 돌아왔다고 한다. 회원들은 각자의 체력적 능력에 맞춰 훈련량을 조절한다고.

1~2분 간격으로 회원들이 속속 돌아왔다. 다들 힘든 표정이지만 한편으론 개운한 느낌을 풍긴다. 달려본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감정인 듯하다. 회원들은 가벼운 정리 체조로 이날의 훈련을 끝마쳤다.

회사로 돌아와 샤워로 땀을 씻은 회원들과 막걸리 한잔을 곁들인 저녁식사를 가졌다. 이날의 안주는 홍어 삼합. 이영기 회원(건설처 토건팀)은 달리기를 마친 후 샤워와 시원한 막걸리 한잔이 진정한 삼합이란다. 고개가 끄덕여지는 말이다. 물론 해본 사람만이 공유할 수 있는 기분이겠지만.

마라톤을 하는 이유는 회원들 각자가 제각각이다. 어떤 이는 그냥 달리는 게 좋아서, 어떤 이는 건강을 위해 달린다고 한다. 그중 김경식 회원(건설처 사업총괄팀)은 “달리지 않으면 죽는다”며 마라톤은 자신에게 있어 절대적이라고 말한다.

그의 경우 살을 빼기 위해 여러 운동을 했지만 크게 효과를 보지 못하다가 마라톤을 시작한 이후 한때 20kg 가까이 감량을 한 적도 있다고 한다. 지금은 다시 체중이 좀 불어나긴 했지만 마라톤을 통해 계속 체중 조절을 하고 있다고 한다.

이유를 막론하고 마라톤클럽 회원들은 마라톤이 건강한 몸과 마음의 여유를 가져다준다고 입을 모은다. 힘들었다, 풀렸다를 반복하는 마라톤의 특성을 경험하다보면 업무나 사람 관계 속에서도 여유를 가지게 된다고. 이와 함께 회원들 상호간의 정보 교환이나 친목도모는 기본적으로 따라오는 것이라고 회원들은 말한다.

“힘든데 왜 마라톤을 하는가?” “뛰어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맛이 있다.” 회원들은 마라톤이 은근히 중독성이 강하다고 말한다.

건강도 챙기고, 마음의 여유도 전해주는 건강한 중독에 한번 빠져보는 것은 어떨까? 달리면서 느끼는 삶의 아름다움을 경험하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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