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강엠앤티, 해상풍력 설치선 세계 브랜드화 ‘올인’
삼강엠앤티, 해상풍력 설치선 세계 브랜드화 ‘올인’
  • 박윤석 기자
  • 승인 2011.03.2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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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육강관·선박용 블록 제작 기술력 강점
해상풍력발전 구조물 제작도 본격 나서

최근 몇 년간 국내 대형 조선업체들의 눈에 띄는 변화는 안정적인 수익 창출에 방점을 둔 풍력사업 진출이다. 세계적으로 신재생에너지 관련 산업이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기존 조선·해양사업의 기술력을 발전부문에 활용할 수 있다는 강점을 가진 조선업체들이 신수종 사업 발굴의 일환으로 풍력사업을 선택한 것이다.

국내 최초로 후육강관 국산화를 실현한 삼강엠앤티(주)도 지난해부터 선박용 블록 제작을 본격 시작한 데 이어 해상풍력발전 구조물 제작을 비롯한 설치선 건조 사업에 출사표를 던지고 신성장동력 발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강엠앤티(대표 송무석)는 석유, 건축, 해양플랜트산업 등에 사용되는 후육강관에 치중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해양사업 분야를 통해 보강하는 동시에 수익구조를 다원화시켜 2013년 5,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중장기 성장 전략을 세웠다.

▲ 송무석 삼강엠앤티 대표이사
후육강관 기반 해상풍력 재킷 제작
국내 최대의 후육강관 생산 및 선박용 블록 제작 업체인 삼강엠앤티는 해상풍력발전 구조물(재킷) 제작과 전용 설치선인 잭업 바지선 건조 사업을 통해 수익구조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해상풍력 재킷은 바다에 풍력발전기를 고정시키는 수중 구조물로, 풍력발전설비 뿐만 아니라 해양플랜트 건설에 반드시 필요한 장치다. 후육강관을 활용해 격자구조로 설계된다.

삼강엠앤티는 현재 두산중공업이 제주도 김녕에서 추진 중인 3MW급 해상풍력발전설비의 재킷 제작을 진행 중으로, 오는 4월 제작 완료 예정이다. 또한 후육강관을 통해 이미 유럽 시장에서 이름을 알린 삼강엠앤티는 유럽의 여러 업체들로부터 해양풍력 재킷 제작과 관련된 견적 문의를 받고, 시장 진입을 타진 중에 있다. 특히 영국에서 추진 중인 수주 건은 조만간 가시적인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돼 국내 최초의 해외 해상풍력 재킷 수주가 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삼강엠앤티는 지난해 12월 글로벌 석유가스 기업인 테크닙(Technip)사에 벤더등록을 마치고 견적입찰에 참여하고 있어 해양플랜트사업 확대에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송무석 대표는 “후육강관을 직접 생산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활용한 해상풍력 재킷 제작은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며 “현재 조직구축을 비롯해 각종 인증과 공사실적을 쌓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풍력사업 추진 현황을 설명했다.

▲ 대형 크레인으로 메가블록을 선적하는 모습
잭업 바지선 건조… 기존 사업 융복합으로 경쟁력 갖춰
삼강엠앤티가 풍력사업에서 초점을 맞추고 있는 분야는 해상풍력설비 구축에 필요한 전용 설치 선박인 잭업 바지선을 건조하는 일이다. 이를 위해 삼강엠앤티는 지난해 11월 부산에 기업부설연구소를 개소하는 한편 지난 1월에는 영국 런던에 해외지점도 개설했다. 올해 첫 수주를 목표하고 있다.

송 대표는 “해상풍력시장은 앞으로 10년간 연평균 27%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전 세계적으로 해상풍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바지선의 수요 또한 급격히 증가할 것”이라며 해상풍력시장 성장에 따른 바지선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이어 송 대표는 “우리가 생산한 후육강관으로 해외에서 이미 잭업 바지선을 만들고 있다”며 “조선 블록과 후육강관 등으로 구성되는 해상풍력 설치선 건조 사업의 특성상 세계 수준의 용접기술 및 인증과 최고 난이도를 필요로하는 선수·선미블록 제작 경험 등 기존 사업의 융복합으로 충분한 잠재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바지선 건조 사업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대형 조선업체들이 즐비한 상황에서 송 대표가 이렇듯 자신감을 갖는 또 하나의 이유는 다양한 형태의 선박을 건조해야 하는 사업 특성 때문이다.

송 대표는 “해양풍력 설치선은 일반적인 선박 건조와 비교했을 때 기본 콘셉트는 같지만 고객 요구에 따라 여러 가지 형태로 제작해야 하는 아이템”이라며 “결국 일정한 생산라인에 맞춰 선박을 건조하는 대형 조선업체보다는 우리 같은 중견기업에게 적합한 사업분야”라고 설명했다.

▲ 고성공장 전경
국내 최초 후육강관 국산화 성공
삼강엠앤티가 해상풍력 구조물 제작과 설치선 건조에 진출할 수 있었던 데는 기존의 후육강관과 조선 분야에서 쌓은 기술력 때문에 가능했다.

삼강엠앤티는 1999년 국내 최초로 후육강관 국산화를 실현하면서 이 분야에 관한 독보적인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당시 후육강관은 일본과 유럽 일부 국가들이 독점하고 있었으며 국내시장의 경우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상황이었다.

현재 연간 6만톤에 달하는 후육강관을 생산 중이며 국내 대형 중공업업체에 공급하는 물량을 제외한 80% 이상을 수출하고 있다. 2008년에는 5,000만달러 수출탑을 수상하기도 했다.

후육강관에서 쌓은 사업성과를 바탕으로 삼강엠앤티는 2008년 조선 분야로 사업영역을 넓혀 나갔다.

현재 30만㎡(9만평) 규모인 고성공장은 개발 당시 4만평 가량의 바다를 매립해 조성한 것으로 선박용 일반블록과 메가블록을 생산하고 있다. 삼강엠앤티는 풍력사업 확대에 따라 앞으로 12만평 규모로 공장 부지를 확장할 계획이다.

송무석 대표는 “후육강관 사업의 경우 국내에서는 생소한 분야였던 만큼 초기에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직원들의 노력으로 국산화 성과를 이루게 됐다”며 “극소형에서 극대형에 이르기까지 수요자 요구에 대응하는 맞춤형 제품생산 능력과 국내외 기술 인증으로 전 세계 20여 개국에 80여 개사에 달하는 수요처를 확보하고 있다”고 후육강관 사업의 경쟁력을 설명했다.

이어 송 대표는 “조선산업특구로 지정된 고성에 공장을 건립함으로써 조선·해양사업 성장의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초석을 마련하게 됐다”며 “10m 이상의 높은 수심으로 메가블록 생산이 가능하고, 537m의 자체 부두 확보로 물류비용을 줄일 수 있는 등 최적의 인프라를 구축하게 됐다”고 고성공장의 입지적 특성을 강조했다.

▲ 해양 구조물 작업 모습
올해 2,100억원 매출 목표
삼강엠앤티는 지난해 1,525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 대비 57% 증가한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4분기에는 분기 기준으로 사상최대인 45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기도 했다. 이 가운데 재킷부분의 매출은 100억원 규모로 통영가스 생산기지 하역부두 시설공사에 사용될 재킷을 가스공사에 납품한 실적이다.

영업이익은 흑자로 전환한 81억원을 기록했으며, 순이익도 6억원을 기록해 전년도 35억원 순손실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이러한 실적 호조는 조선용 메가블록의 생산량 증가와 후육강관의 마진율 개선에 따른 이익 증가에 따른 것 이라고 회사 측은 밝혔다.

삼강엠앤티는 올해 매출 2,100억원에 당기순이익 100억원을 목표하고 있다. 특히 당기순익은 전년 대비 무려 16배 높게 목표치를 설정했다.

송 대표는 “유가 상승에 따른 대형 프로젝트 발주 증가로 후육강관 수출이 늘어날 전망”이라며 “조선블록 부분에서도 물량 확대로 인해 안정적 수주확대가 예상된다”고 올해 사업목표 배경을 설명했다.

끝으로 송 대표는 “아직 풍력사업을 포함한 해양사업 분야에서 발생하는 매출이 미미한 상황이지만 조만간 해외에서 수주가 기대되는 해상풍력 재킷 공급을 시작으로 해양사업 성장의 새로운 계기를 마련하게 될 것”이라며 “해양풍력 설치선을 생각하면 삼강엠앤티를 떠올릴 만큼 세계적인 브랜드로 각인될 수 있도록 사업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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