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인배 한국전기안전공사 사장에게 듣는다
선 굵은 리더십으로 소통을 외치다
임인배 한국전기안전공사 사장에게 듣는다
선 굵은 리더십으로 소통을 외치다
  • 박윤석 기자
  • 승인 2011.01.10 10: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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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직원 대상 마음열고 대화 나서
‘1초 경영’ 실천 조직 효율화 달성
재무개선·해외진출 성과로도 연결

 

혹자들은 인생을 살다 보면 세 번의 기회가 온다고 한다. 이러한 기회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지나가기도 하고, 눈앞에 보이지만 미처 잡지 못할 수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주어지는 횟수가 아니라 자신에게 언제 올지 모를 기회에 대비한 마음가짐이다.

3선 의원 출신이라는 특별한 경력을 가지고 지난 2008년 한국전기안전공사 사장에 취임한 임인배 사장이 정치인에서 공기업 전문경영인으로 거듭날 수 있었던 데는 미래에 대한 도전과 변화에 늘 준비하고 있었기에 가능했다.

취임 초기 비전문가를 기용했다는 인사 잡음도 있었고 청문회 때의 고압적인 자세로 자질 논란도 일었지만, 임 사장은 특유의 유연성과 자신감을 무기로 공격적인 경영쇄신에 나선 결과 공공기관 운영에 혁신을 가져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취임 1년 만에 600억원 규모의 적자기업을 흑자로 돌려놓은 동시에 해외사업 진출을 통해 신규사업 창출의 디딤돌을 마련한 점은 의미 있는 성과라 할 수 있다.

전체 수용가의 전기안전을 책임져야하는 공공기관의 수장으로서 그는 모든 업무를 신속, 정확하게 처리할 것을 모든 임직원들에게 당부한다. 이는 그가 취임한 이래 줄곧 강조해온 ‘1초 경영’과도 맥락을 같이하는 것으로 말보다 실천을 중요시하는 그의 업무스타일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2011년 신묘년(辛卯年)을 불과 며칠 앞두고 본사 집무실에서 만난 임 사장은 “그동안 쌓아온 명성에 안주하는 건 사치에 불과하다”며 “임기 마지막 날까지 전기안전공사가 세계 최고의 전기안전 전문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일신우일신할 것”이라고 새해를 맞이하는 포부를 밝혔다.

 

 물음표서 느낌표로 인식 바뀌어

Q. 강도 높은 경영혁신을 통해 취임 당시 정치인 출신 기관장이라는 주변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데 성공했습니다. 그동안의 소감을 밝힌다면

외부 인사는 내부에서 승진한 인물이 할 수 없는 ‘변화’를 주도하는 데 강점이 있습니다. 특히 정책을 펴는 사람은 남다른 창의력과 직관력 등의 자질을 필요로 한다고 볼 때, 풍부한 의정경험과 연륜을 갖고 있는 CEO라면 오히려 공기업 경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란 확신이 있었기에 지금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었습니다. 때론 제가 뜻하지 않고 의도하지 않은 상황에 놓이기도 했지만, 외부에 신경 쓰지 않고 목표한바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면 좋을 결과가 있을 것이라는 소신을 가지고 업무에 임했습니다. 그 결과 취임 2년여 만에 재무구조 개선, 신성장동력 창출, 근무환경 개선 등의 사업목표를 달성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사장으로 취임하면서 조직에 혁신을 불어넣기 위해 리더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많은 고민을 했는데요. 이에 경영전략으로 ‘1초 경영’을 천명하고 심기일전한 결과 오늘의 좋은 결실을 맺은 것 같습니다.

취임 당시 적자 규모가 600억원이 넘던 재무 상태를 흑자로 전환시킴으로써 재정 안정화를 가져오고, 전기안전공사가 보유한 기술력을 해외시장에 적극 알려 30여 개국에 우리의 전기안전기술을 수출하는 데 일조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낍니다.

물론 이러한 모든 성과는 뜨거운 열정과 강한 의지로 맡은 바 업무에 최선을 다한 3,000여 임직원과 그의 가족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Q. 사장님은 전기안전공사 역사상 최대 혁신을 가져온 인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혁신을 일궈낸 원동력은 무엇인지

Q. 사장님은 전기안전공사 역사상 최대 혁신을 가져온 인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혁신을 일궈낸 원동력은 무엇인지

 

부임 초기에는 제가 펼치고자 하는 경영철학과 지시사항들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아 사실 좀 힘들었습니다. ‘1초 경영’이란 새로운 경영전략을 선포했지만 변화에 인색한 공기업 특성상 업무추진 과정에서 적지 않은 진통들이 나타나더군요. 그래서 강구한 방안이 소통입니다.

우선 산재한 현안들을 해결하기 위해 임원들과 매주 탑 미팅(Top-meeting)을 열었고, 직원들과는 연찬회 및 티타임을 통해 애로사항을 직접 청취했습니다. 또한 일주일에 한 번씩 진행하는 부서·팀별 회의 때는 옆 사람과 안부인사는 물론 함께 포옹하는 스킨십 시간을 가지도록 해, 전체 임직원이 서로 소통할 수 있도록 독려했습니다.

최근에는 4급이하 직원을 대상으로 심통(心通)-Day를 개최하고 있는데 호응도가 높은 편입니다. 심통-Day란 직원들이 CEO를 상대로 평소 업무상 애로사항을 격의 없이 토로하고 공기업 선진화 방안 등을 제안하는 날로, 하의상달이 존중되는 보텀업(Bottom-up) 방식의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하기 위한 소통행사입니다. 이는 평소 권위적인 CEO보다 ‘최고 경청자(Top-Listener)’가 되고자 하는 저의 또 다른 실천 중 하나로써 조직 내 소통을 이끌어내는데 가교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이 모든 ‘소통경영’은 여전히 진행형이며, 임직원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소통이 있다면 만사형통할 것이라 믿음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전기안전공사는 축산농가 운영자를 대상으로 전기안전교육을 실시하고, 24시간 스피드콜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임인배 사장(왼쪽)과 이병하 농협사료 대표가 전기안전 협약을 맺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전 세계 30여 개국에 전기안전기술 수출

 

 

 Q. 지난해 전기안전공사의 주요사업 추진 내용은

 

대규모 국가 기반시설인 발전소에서부터 주택, 빌딩, 아파트 등 소규모 주거시설에 이르기까지 모든 전기설비에 대한 법정 검사·점검을 수행하고 있는 우리 공사는 세계 최고 수준의 전기기술 인프라를 바탕으로 수용가의 전기안전을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810만 건에 달하는 전기설비 검사·점검을 실시했으며, 특히 설비특성에 따라 전기재해 발생 가능성이 높은 취약시기를 설정해 집중점검 후 부적합시설 30여 만 건에 대해 개선사항을 안내하는 등 전기안전사고 예방에 만전을 기했습니다.

또한 산간·오지·농어촌지역 등 전기안전 취약지역을 전기재해 없는 마을(Green Home·Green Town)로 선정해 특별 관리하고 있으며, 전기화재 등 재해발생 시 대처능력이 부족한 영·유아 보육시설 및 사회복지시설 3만3,000건의 전기설비에 대한 개선사업을 추진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사업 전개에 앞서 무엇보다 중요한건 국민들의 전기안전 의식이 개선돼야 한다는 점입니다. 우리나라의 연간 감전사고는 600여 건에 이르고, 전기화재로 인한 사고는 9,000여 건에 달합니다. 특히 전기화재 사고는 난방용 전기제품의 사용빈도가 증가하는 12~2월에 집중돼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전기설비 체계 구축이나 제도 정비에 앞서 ‘안전 불감증’을 개선하는 것이야 말로 전기안전사고 예방의 첫 걸음이라는 사실에 국민 모두가 인식을 같이해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우리 공사는 전기안전 캠페인을 비롯해 다양한 시민계층이 참여할 수 있는 전기안전 교육·홍보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Q. 신성장동력 창출의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는 해외사업의 성과는

전기안전공사의 전기안전 기술력은 이미 세계적인 수준입니다. 이러한 기술력을 국내시장에만 한정시킨다는 것은 국가적 손해이고, 또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국내시장보다는 해외시장으로의 진출이 공사 발전을 위해서도 바람직하다는 판단아래 신성장동력 역점사업으로 해외시장 진출을 적극 추진했습니다.

그 결과 지난해 필리핀, 오마 등 30여 개국을 상대로 기술지원, 전기안전교육, 안전진단사업 등을 전개해 17억원 상당의 해외수익을 창출해 냈습니다. 특히 지난해 9월에는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 해외현장사무소를 개소, 정보수집 및 지속적인 해외수익 창출의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한편 태양광, 조류, 풍력, 바이오가스, 연료전지, 소수력 등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활성화 대책에 발맞춰 이 분야 진단사업을 추진하는 동시에, 향후 스마트그리드 시대에 대비한 실시간 전기안전관리 시범사업도 전개하고 있습니다.

Q. 최근 도입한 스마트워크 시스템의 기대효과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전국사업소의 전기안전 현장점검 직원들을 대상으로 시·공간의 제약 없이 근무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한 것이 스마트워크 시스템입니다. 도입 시기는 짧지만 직원들의 호응이 상당히 좋은 편입니다.

스마트워크 시스템은 전기안전사고와 같이 시간을 다투는 업무에서 1초 빨리 현장에 출동하는 것을 목표로 출퇴근에 구애받지 않고 현장으로 직접 출동하는 제도로, 안전점검용 PDA를 활용해 업무를 수행합니다. 업무 수행 뒤에도 사무실에 복귀할 필요 없이 자택에서 전산입력시스템에 접속해 보고하는 근무형태이기 때문에 업무의 효율성 향상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 제도가 정착되면 연간 2,240톤의 탄소배출량을 절감할 것으로 봅니다.

임기 마지막까지 본분에 충실

전기안전공사 2011년 업무추진방향

 

Q. 전문경영인으로서 자신의 경영스타일을 평가한다면

모든 일을 처리함에 있어 확고한 철학을 가지고 흔들림 없이 밀고 나가는 편입니다. 효율성과 스피드를 원칙으로 불도저같이 추진하는 제 성격이 기업경영에도 그대로 반영되는 것 같습니다.

실례로 전기안전공사 사장으로 부임할 당시 세계 최고의 전기안전 전문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한 끝에 나온 것이 ‘1초 경영’ 철학입니다.

‘1초 경영’은 스피드경영으로 단순히 빨리빨리 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대한 대응력을 극대화해 고객이 만족하는 재화나 서비스를 남보다 빠르게 공급하는 것으로 취임 초부터 전사적 역량을 결집해 추진하고 있는 핵심 경영전략입니다.

Q. 2011년 주요 사업목표와 계획은 무엇인지

세계 최고의 전기안전 전문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미래 비전을 세우고 ▲공적기능의 충실한 수행으로 전기재해 예방 ▲서민생활 지원을 위한 전기안전서비스 확대 ▲전기안전서비스를 통한 지원활동 강화 ▲미래 성장동력 창출을 위한 신사업 및 서비스 구축 등의 세부 추진계획을 수립했습니다.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우선 전기설비에 대한 검사·점검을 840만 건까지 확대 실시하고, 정기점검 시 경미한 부적합설비에 대해선 무료로 교체해주는 시설개선 활동을 전개할 계획입니다. 또 전기안전의식이 안전사회 문화로 정착될 수 있도록 전기안전포털시스템 구축, 트위터를 활용한 참여형 프로그램 실시 등 다양한 홍보활동을 펼칠 예정입니다.

서민생활 지원을 위한 전기안전서비스 확대 방안으로 전기안전 119제도인 스피드콜의 대상을 기초생활보장수급권자에서 사회복지시설까지 확대하는 한편, 영유아 보육시설에 대한 전기안전점검 및 노후 개선대상을 선정할 방침입니다.

이와 함께 상시안전관리 강화를 위해 계절별 특별점검을 실시하고, 매달 4일 안전문화 선진화를 위한 전기안전 점검의 날을 운영 할 계획입니다.

그리고 미래 신수종의 중심이 될 해외사업이 보다 활성화될 수 있도록 국내기업과의 동반 진출을 모색하는 동시에 건설사 및 설비제작사를 직접 찾아가 해외사업 기반을 강화하고자 합니다. 특히 필리핀, 카타르, 두바이 등 발전 전망이 밝은 개발도상국과의 MOU 체결을 통해 전기안전기술 수출에 매진할 것입니다.

Q. 3선 의원 출신으로서 2012년 총선에 대한 생각이 남다를 것 같은데 개인적인 계획이 있는지요.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을 평생의 생활신조로 삼고 있습니다. 평소 수신제가(修身齊家)하고 때를 기다리면 기회는 오기 마련입니다. 지덕체를 겸비한 전문가로서 최선을 다할 때 성공이라는 행운을 잡을 수 있다고 믿습니다. 다시 말해 확고한 신념과 자기계발 그리고 열정이 일체될 때 꿈은 이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예컨대 무능한 사람보다는 능력 있는 사람이 성공할 가능성이 높고, 능력 있는 사람들 중에선 운이 있는 사람이 성공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운이란 것은 스스로가 만드는 것입니다.

산을 오르는 것도 등산이지만 내려가는 것 또한 등산이듯 현재 잔여 임기가 몇 개월 남지 않았지만 전기안전공사 사장으로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고자 합니다. 전 임직원과 함께 글로벌 전기안전 전문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온 힘을 쏟는 것이 지금 제가 할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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