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형풍력발전, 산업화에 눈뜨다
도시형풍력발전, 산업화에 눈뜨다
  • 박윤석 기자
  • 승인 2010.12.08 1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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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호 군산대 도시형풍력발전 원천기술센터장]
군산대 풍력원천기술센터 산학협력 구축
분야별 전문 교수진 구성… 경제성도 고려

국내 풍력업체들의 가장 큰 고민은 몇 년에 걸친 물적·인적 투자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이렇다 할 수익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렇다보니 기술력에 근간한 사업 선도의 의지 보다는 업체 간 눈치 보기에 급급한 실정이다. 이러한 양상은 리스크 부담이 큰 대형 풍력설비 시장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결국 신재생에너지산업의 붐을 타고 신성장동력의 중심에 서있다고 주목받고 있는 풍력산업이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먼 나라 이야기처럼 느껴질 뿐 접근하기가 여간 부담스럽지 않다.

이에 경제성에 역점을 두고 소형풍력발전의 산업화를 위한 기술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군산대 도시형풍력발전 원천기술센터(센터장 이장호 교수)는 협력기업과 함께하는 과제수행을 통해 동반성장의 좋은 예를 실천하고 있다.

이장호 센터장은 인터뷰에 앞서 대형풍력업체들의 눈치보기식 사업전개에 일침을 가했다. “풍력산업 성장의 열쇠는 시장 선점에 있다”며 목소리를 높인 이장호 센터장은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이 발전 가능성이 높은데 대기업들은 서로 견제만 하고 있으니 어쩌자는 건지 알 수가 없다”고 국내 풍력업체들의 소극적인 기술개발 자세에 우려를 표시했다.

▲ 이장호 군산대 도시형풍력발전 원천기술센터장. 뒤쪽 모형은 원천기술센터에서 개발한 풍력·태양광 하이브리드 가로등
해안도로용 하이브리드 가로등 사업화
지식경제부는 2009년 6월 신재생에너지사업 가운데 풍력에너지 분야의 R&D지원과 인력양성을 목적으로 한 지원사업에 군산대 도시형풍력발전 원천기술센터(이하 원천기술센터)를 선정했다. 당시 서울대, 포항공대, 광주과기원, 한양대, 인하대 등이 함께 지원했지만 군산대가 유일하게 선정됐다.

지난해 6월 출범한 원천기술센터는 도시의 건물을 비롯해 도로와 해안의 가로등에 설치 가능한 소형풍력발전기에 대한 원천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연구과제의 핵심인 도시형풍력발전은 크게 4가지로 분류된다.

▲가정이나 마을에 설치할 수 있는 소형풍력 ▲빌딩에 설치하는 빌딩풍력 ▲발전단지가 아닌 1기만 세우는 대형풍력 ▲풍력·태양광 형태의 하이브리드 가로등과 같은 융복합풍력제품이 그것이다. 원천기술센터는 이 가운데 대형풍력을 제외한 나머지 풍력발전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게 된다.

원천기술센터는 앞으로 융복합연구를 통해 도시형풍력발전의 산업화에 필요한 원천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도시형 풍력의 안전 및 저소음 설계기술 개발 ▲건물 및 가로등용 도시형 풍력시스템의 전력제어기술개발 ▲도시형풍력 용도별 디자인 및 시험기술개발 ▲도시형 수직축 풍력 블레이드의 공력 및 복합시스템 설계기술 개발 ▲해상풍력 발전을 위한 복잡계 구조물 비선형 모델링 및 해석기술 개발 ▲해상풍력 발전기 진동 및 충격 해석기술 개발 등의 연구과제를 협력기업과 공동으로 수행할 계획이다.

총 4개팀 8명의 교수진으로 구성된 원천기술센터는 제어로봇시스템, 건축, 산업디자인, 전기, 기계, 조선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연구에 참여하고 있어 도시형풍력발전의 실제적인 산업화를 위한 최적의 조직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에는 해안도로용 풍력·태양광 하이브리드 가로등의 개발을 완료하고 디자인특허 등록을 마친 상태다. 현대하이테크, 아하에너지, 에이티티 등 3개 기업과 기술이전에도 합의함으로써 본격적인 사업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술력에 근간한 시장 접근 필요
이장호 센터장은 “소형풍력의 경우 아직 시장이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산업화를 위한 시장창출이 가장 시급하다”며 “정부가 소형풍력의 보급 확대를 위해 그린홈 100만호사업을 추진했지만 풍황분석 비용부담 문제와 높은 발전단가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시작단계부터 실패할 수밖에 없는 사업을 추진한 정부정책의 조급함을 꼬집었다.

또 소형풍력의 활성화를 저해하는 요인 가운데 하나로 1~2년에 달하는 심사기간을 지적했다. 이 센터장은 “자동차부품 인증센터 등의 기존 인프라를 활용해 제품별로 인증심사 절차를 분리할 필요가 있으며, 1kW 미만의 소형풍력의 경우 설치 후 나타날 수 있는 문제점을 파악하고 그에 따른 대책을 미리 수립할 수 있는 풍동시험을 실시함으로써 보다 객관적인 검증은 물론 심사기간까지 단축할 수 있을 것”이라며 소형풍력의 심사기준 마련을 위한 대안을 제시했다.

현재 원천기술센터는 40여 개의 가족기업과 기술자문 및 기술이전을 실시하고 있다. ‘더불어 함께한다’는 의미에서 가족기업이란 명칭을 사용한다는 이 센터장은 “기업이 없으면 연구의 의미도 없고, 기업 또한 학교 연구인력의 활용으로 성장의 디딤돌을 마련할 수 있다”고 산학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끝으로 이 센터장은 풍력사업에 진출하고자 하는 기업 관계자에게 몇 가지 주의를 당부했다.

“소형풍력이라고 해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분야는 아니다. 기술력 확보가 우선돼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일부 업체에서 저가 중국산 풍력설비를 수입해 보급하려고 하는데 이는 근시안적 발상이다. 또한 시장 진출에 앞서 기술적 검증을 비롯한 경제성 분석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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