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디는 유일한 우군이다
캐디는 유일한 우군이다
  • EPJ
  • 승인 2010.12.08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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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골프장을 방문했더니 골퍼가 캐디를 지정할 수 있는 규정이 있었다. 골프장 측에서 지정하는 캐디는 당일 순서에 의해서 배정되고, 방문한 골퍼가 지정하는 순서에 관계없이 지명 선택 라운드가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다만 만원이 캐디비용에 추가된다. 매우 실용적이다.

또 하나 재미있는 규정은 1년차 미만 캐디에게는 규정 캐디비용에서 만원을 차감해서 부과된다. 캐디비용을 본인들에게 직접 주고받는 것이 아니고 프론트에서 현금으로 수납하는 것이 재미있다.

배테랑 캐디는 곧바로 인기가 좋은 베스트 캐디다. 그린에서 풍향과 라이와 잔디의 결을 파악하고 볼의 속도를 파악하는 캐디는 그리 흔하지 않다. 선택받은 캐디는 한 골프장에서 손에 꼽을 만큼 많지 않다.

또한 그는 방문한 고객들의 성향을 잠깐이면 파악한다. 오늘의 파트너 골퍼가 비기너이거나 보기 플레이거나 싱글 골퍼이든 상관없이 그에 걸맞게 응대하는 것이다.

과거에는 골퍼와 캐디가 일대일 이었지만 요즘에는 4인백에 캐디가 한사람이다. 이제 매우 바쁘게 됐다. 혼자서 네 사람의 클럽을 다 들고 필드를 뛰어다니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다. 티박스에서 드라이브샷이 끝나는 대로 세컨샷에 맞는 예상 클럽 2개 정도를 골퍼에게 미리 건네주는 것이 고생을 반으로 줄이는 재치 있는 캐디다.

한번은 세컨샷이 그린 주변 엣지에 떨어져 습관대로 샌드웨지와 피칭웨지를 뽑아 들고 가려했더니, 캐디가 요즘 그린 주변이 너무 단단하니 웨지 샷보다 런닝 샷이 유리하다고 조언을 했다. 듣고 보니 참으로 옳은 충고다. 다시 9번 아이언과 7번 아이언을 챙겨가서 잔디를 살피니 약간의 잔디결이 있어 9번으로 짧게 런닝 어프로치를해 버디성 파를 낚았다.

캐디는 골퍼에게 조언과 지원을 아끼지 않는 유일한 우군이라는 말이 정확한 말이다. 그린에서도 마찬가지 경우를 본다.

분명히 내리막이고 우측에 라이가 있는데 캐디는 나의 생각과 달리 반대로 볼의 방향을 제시한다. 참으로 잠시 마음의 갈등이 생긴다. 그러나 방법은 있다. 자주 찾는 골프장은 본인 의지가 80%다. 그러나 낯선 곳은 캐디 의사가 90%라는 것을 잊으면 안 된다.

특히 제주도에서는 전설적으로 캐디에 의존하지 않으면 퍼팅의 90%가 맞지 않는 판단을 초래한다. 아무리 오르막으로 보이는 그린도 한라산과 반대편이면 100% 내리막인 경우다. 그러니 라이의 경우와 요철이 있는 그린은 캐디 의견이 바로 정답이다. 생각하고 플레이를 해야 한다.

비기너이거나 문외한들은 캐디가 흰 수건과 캡을 머리에 눌러 쓰고 얼굴을 가린, 다만 무거운 클럽을 날라다주며 볼을 닦아다주는 사람들로 보기 쉽다.

그러나 골퍼들이 매 홀마다 거리와 방향과 라이의 생김새를 묻고 대답에 의지 한다는 것을 알면 캐디의 존재가 얼마나 커다란 도움이 되는지 알게 된다. 캐디는 단순 포터가 아니다. 지략이 뛰어난 참모다.

PGA에 속해있는 캐디는 프로골퍼에게 지략이 뛰어난 참모이기도 하고, 내조자이며 멘탈게임인 골프에 있어서는 심리 컨트롤까지 하는 차원이 높은 지원자인 것이다.

나의 실력으로 어떻게 캐디의 조언을 잘 받아 그린을 공략할 것인가 하는 정도의 생각을 가진 골퍼는 세미프로 선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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