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적인 한국인들, 나와 아주 잘 통해”
“열정적인 한국인들, 나와 아주 잘 통해”
  • 이현미 기자
  • 승인 2007.02.28 13: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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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세계인] 조셉 마일링거 한국 Siemens 사장

오스트리아의 잘츠부르크(Salzburg)에서 태어난 조셉 마일링거 한국 Siemens 사장은 1971년 독일 Siemens 본사의 수력 및 용수 사업부 엔지니어로 입사한 후 베네수엘라, 중국, 인도네시아 등 다양한 지역을 거쳐 2006년 6월 한국에 부임했다.

지난 반세기 동안 발전, 교통, 의료기기, 조명, 정보 통신 등 폭넓은 사업 분야에서 최첨단 제품과 솔루션, 서비스를 제공해온 한국 Siemens 조셉 마일링거 사장의 짧지만 솔직한 한국 생활을 들어보았다.

조셉 마일링거 사장은 한국 Siemens에서 직원들에게 편안하고 쉽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사장으로 통한다. 인자한 인상과 항상 웃는 얼굴로 직원들에게 먼저 인사를 건네는 그의 자상함이 직원들로 하여금 편하고 가까운 느낌을 가지게 하는 듯하다.

직원들과의 관계를 넓히기 위한 그의 다양한 노력도 이런 회사 분위기에 일조하고 있다. 마일링거 사장은 신입직원들을 정기적으로 점심 식사에 초대하거나 직원들과 함께 주말에 스키를 다녀오는 등 다양한 대화의 장을 모색하고 있다. 그의 부임 이후 사내에 많은 긍정적인 변화가 생겨 직원들은 행복하다고.

“한국의 다양한 문화를 배우고 즐기려고 노력”

한국 Siemens의 모든 사업부문을 총괄 경영하고 있는 조셉 마일링거 사장의 생활은 과거 다른 나라에서의 패턴과 크게 다르지는 않다. 그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회사의 업무로 숨 가쁜 평일을 보내고, 주말에는 스케줄이 허락하는 한 한국에 대해 많이 배우려고 노력하고 있다. 마일링거 사장은 기상청의 날씨 예보와 관계없이 토요일 아침에는 무조건 어디론가 떠난다고 한다.

“여행의 목적지를 굳이 정하지 않고 길 따라, 마음 가는 데로 떠나는 것을 즐긴다. 그럴 때마다 내 앞에 펼쳐지는 한국의 아름다운 경치를 여실 없이 보여주는 산, 시골에서 농사짓는 분들의 모습, 작은 마을의 시끌벅적한 시장의 풍경이 모두 재미있다.”

특히 그는 겨울에는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스키와 패러글라이딩을 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한다. “한국은 패러글라이딩을 하기에 최적의 장소라고 생각한다. 한국이 세계 최고 품질의 글라이더 제조 기술을 갖고 있다는 것은 우연의 일치가 아닐 것이다.”

아직 한국 생활이 그리 길지 않아 많은 경험을 하지 않았고 현재 큰 어려움도 느끼지 못하고 있지만 의사소통 문제만은 그를 힘들게 한다. “지금 내게 인생에서 극복해내기 어려운 몇 가지 문제 중 하나가 언어 장벽일 것이다. 회사에서 벗어나 있을 때 의사소통이 어렵다는 것이 정말 피부에 와 닿는다.” 그는 한국에서의 생활과 무관하게 자신이 극복해 나가야할 문제가 언어 문제라고 솔직한 속내를 밝혔다.

반면 마일링거 사장은 일과 개인 생활에 모두 열정적인 한국인들의 모습이 자신과 아주 잘 통한다며 한국과 한국인에 대한 좋은 인상을 전했다.

“한국은 다양한 것들이 공존하는 역동적인 나라이면서 삶을 즐길 기회가 많은 곳이다. 비즈니스에 유용한 제반 시설들이 잘 갖추어져 있고 일과 개인적인 삶을 최적화할 수 있는 멋진 환경을 지닌 나라다. 한국인들이 이런 빠른 환경에서 큰 성공을 이루었다는 점을 높이 사고 싶다.”

하지만 그는 일과 함께 개인적인 시간도 소중하다고 강조했다. “일만 열심히 하느라 개인적인 행복이 없는 것은 완전한 행복이라 보기 어렵다. 그래서 나도 시간이 허락할 때마다 지방 곳곳을 여행하며 최대한 한국의 다양한 문화를 즐기려고 노력한다.” 그의 이런 열정이 한국을 이해하고 한국인과 그를 이어주는 연결고리가 아닐까 싶다.

‘지속적인 성장·기술혁신·인재경영’ 핵심 키워드 제시

Siemens는 한국전쟁 이후 종전재건 사업 참여를 통해 본격적으로 한국에 진출했다. 이후 1970년대 한국 경제가 중공업 중심의 경제구조로 변하자 철강 및 조선 사업에 뛰어들어 경제 성장에 동참했고 전기와 전자, 의료 사업 등 선진 기술을 전파하며 한국 내에서 입지를 넓혀나갔다.

“Siemens 본사에서는 한국 시장을 가장 중요한 R&D 투자처 중 하나로 인식하고 있고 앞으로 한국 기업들과의 파트너십을 강화하며 투자를 지속할 계획이다. 한국에서 좀 더 적극적인 비즈니스와 인재 개발에 중점을 두며 특히 선박, 전자, 의료, 철강 등과 같은 분야에 총력을 기울이고 기술 인력을 보강할 것이다.”

아울러 마일링거 사장은 중동, 동남아시아와 같은 해외 시장에서 대규모 프로젝트를 실시하고 있는 국내회사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프로젝트에 동참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한국 Siemens는 지난 2002년부터 2006년까지는 매년 25%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며 매출액 기준 약 두 배 가까운 성장률을 이뤄왔다. 2006년 한국에 부임한 마일링거 사장은 이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한 핵심 키워드로 ‘지속적인 성장’과 ‘기술혁신’, ‘인재경영’을 제시했다.

“특히 인재 경영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한국 직원들이 지멘스 본사 차원에서도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할 수 있도록 효과적인 인사 관리와 체계적인 인재 기용을 통해 조직 및 기업의 성장을 도모하는 인재경영 시스템을 구축해 시행하고 있다.”

아울러 그는 도시화와 고령화의 급속한 진전으로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에너지와 환경, 자동화·제어와 산업 및 공공 인프라 그리고 헬스케어를 핵심 분야로 삼고 이를 통해 지속적인 경영 성장을 이뤄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반세기를 한국경제와 함께 한 Siemens는 낯선 ‘남’이기보다는 ‘동반자’에 가깝다고 할 수 있지만 그래도 여전히 문화적인 차이는 존재한다. 마일링거 사장은 그 예로 고객들의 Feedback에 대한 태도를 꼽았다.

“어느 누구도 완벽할 수는 없기 때문에 고객들의 지속적인 의견이 향후 부족한 부분을 개선하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가끔 한국 고객들은 비판적인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 공손하지 않은 행동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문화적인 차이라고 생각하고 고객들과 좀 더 친밀감을 가지고 있는 한국인 임원진들을 통해 좀 더 고객들의 불평을 잘 이해하고 고객서비스를 강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 멋진 국가를 가족들에게 빨리 보여주고 싶어”

이제 그가 한국에서 생활한지도 벌써 10개월이 지났다. 비록 많은 시간을 고향에서 벗어나 세계 각지에서 보내고 있지만 그가 향후에 돌아가야 할 곳은 바로 고향인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의 작은 마을, 그의 뿌리가 있는 곳이다.

지금은 어디서 일을 하든지 가족들과 쉽게 연락할 수 있지만 베네수엘라에서 일하던 초창기 해외근무 시절에는 전화비가 비싸 우편물로 서로의 안부를 주고 받아야했다고. 때문에 2년마다 고향 휴가를 받긴 했지만 그는 때때로 향수병에 시달렸다고 한다. 다행히 이후엔 상황이 많이 변해 중국, 인도네시아 근무 시절에는 가족들을 직접 근무지로 초청하기도 했다.

현재 아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는 마일링거 사장은 “조만간 가족들을 한국으로 초청할 계획”이라며 “내가 근무하고 있는 이 멋진 국가를 빨리 가족들에게 보여주고 싶다”고 한국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다.

한국 Siemens 사장으로 한국에 머무는 시간이 그의 삶에 의미 깊은 여정이 되길 바라며  한국과 Siemens 간의 관계가 더욱 돈독해지는 시간이 되길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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