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기관에 안방 내줄 수 없다”
“외국기관에 안방 내줄 수 없다”
  • 박윤석 기자
  • 승인 2010.12.06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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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응 한국선급 에너지환경사업단장

풍력산업 성장에 자국 인증기관 활동 필수
비용·시간·기술교류 등 이점… 정부 나서야
국내 유일의 국제선박검사기관인 한국선급(회장 오공균)이 녹색시장에 초점을 둔 사업다각화로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에 나섰다.
2007년 발족한 에너지산업기술팀을 확대·개편해 2009년 신설된 에너지환경사업단은 풍력발전, 해양에너지, 연료전지 등의 신재생에너지 분야와 온실가스 검증 및 플랜트 검사를 수행하는 플랜트 분야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가운데 풍력부문에 가장 많은 인력을 배치, 주력사업으로 육성 중이다.
특히 국내 최초 풍력분야 국제 인증기관으로 선정되기 위한 막바지 절차를 밟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이미 관련 기술은 상당 부분 확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에 한국공인제품인정제도(KAS) 인증기관 신청을 올해 안에 마무리 짓고 내년 상반기 취득을 계획하고 있다.
김만응 한국선급 에너지환경사업단장은 국내 풍력발전설비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제3 기관의 인증이 반드시 필요하며, 향후 지속 가능한 성장에는 시간, 비용, 상호 기술교류 등의 이점이 있는 자국 국제인증기관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GL, DNV, DEWI-OCC 등의 외국기관에 풍력산업 안방을 내줄 수 없다”며 결연한 의지를 피력한 김만응 단장은 무엇보다도 풍력발전 인증에 관한 정부의 조속한 정책방안을 촉구했다.

 

Q 올해로 설립 50주년을 맞은 한국선급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국내 유일의 국제적 선급단체로서 해상에서의 인명 및 재산의 안전을 도모하고 조선, 해운, 해양에 관한 기술진흥을 목적으로 1960년 6월 민법 제32조에 의거 창립된 비영리 순수 민간 법인입니다.
대덕연구단지내에 본부를 두고 선박 및 친환경분야에 관한 요소기술연구의 활성화와 수준 높은 기술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국내 주요항구에 15개 지부와 런던, 뉴욕, 싱가폴 등 해외 35개 지역에 사무소를 두고 있습니다. 현재 700여 명 직원이 근무 중입니다.
한국의 조선, 해운산업의 성장과 함께 지속적인 발전을 거듭해 온 한국선급은 현재 총톤수 4,300여 만톤에 2,540여 척 이상의 등록선을 보유하고, 주요 해운국 53개 정부로부터 정부 검사권을 수임하고 있습니다.
또한 기존 해사분야사업과 더불어 신성장동력으로 에너지환경사업을 육성하기로 결정하고 2007년 팀으로 시작해 2009년 에너지환경사업단을 발족시켜 다양한 신재생에너지원과 더불어 온실가스 감축 등 녹색기술에 관한 독자적 기술연구 및 인증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Q 풍력을 비롯한 연료전지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로 업무영역을 확대하게 된 배경은 무엇입니까.

한국선급은 1960년도부터 선박 검사업무를 수행해 왔으며, 작년에는 총매출이 1,200억원에 이를 정도로 성장했습니다. 하지만 조선산업과 해운산업은 경제사정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는 산업이고, 다른 국가 선급들과의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선박분야만으로 미래성장을 도모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모든 임직원이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해결책을 찾는 와중에 신재생에너지, 특히 풍력발전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발견하고 2000년대 초반부터 많은 준비를 해오고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우리와 비슷한 역할을 하고 있는 선급단체는 많이 있으나 국제적으로 보험업계에서 인정하는 단체는 11개이며, 그 중 한국선급은 규모면에서 7위에 위치한 기관입니다. 현재 상위에 있는 선급들은 규모면에서 많은 차이를 보이는 동시에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고 있습니다. 특히 세계적인 제3 기관의 명성과 실력을 기반으로 에너지 및 환경사업에 종사하고 있으며 상당부분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이들과 경쟁하기 위해 미래산업인 에너지환경사업의 참여가 필수적이라 결정하고, 사업다각화의 필요성을 최우선 과제로 설정해 신재생에너지사업에 적극적인 참여의지를 반영한 조직개편을 단행했습니다. 이에 따라 신재생에너지사업 특히, 풍력사업을 전담하는 에너지산업기술팀을 신설해 풍력발전사업을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실행했습니다. 이어 지난해 3월에는 에너지환경사업단으로 승격, 조직개편을 실시함으로써 보다 폭넓고 깊이 있는 기술개발과 연구를 수행해오고 있습니다.
현재 에너지환경사업단은 풍력발전, 해양에너지, 연료전지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뿐만 아니라 온실가스 검·인증 및 온실가스 저감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Q 한국선급 에너지환경사업단의 주요 업무현황은

사업 범위는 크게 신재생에너지 분야와 환경플랜트 분야로 나뉩니다.
신재생에너지 분야는 풍력발전, 해양에너지, 연료전지 사업을, 환경플랜트 분야는 온실가스 검증 및 저감기술 개발과 플랜트 검사 등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주력분야는 풍력이고 가장 많은 인원이 배치돼 있습니다. 구조, 공력, 기계, 제어, 계통 및 토목분야까지 고급인력을 확보한 상태입니다.
풍력발전 분야는 블레이드, 하중평가, 기계부품, 타워기초, 전기제어 및 풍력발전단지에 대한 인증 및 기술지원 서비스와 기술 교육 및 국제 표준화활동 등의 사업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또한 국내 최초로 설계평가 프로그램을 개발해 제조자와의 신속한 커뮤니케이션과 인증기간을 단축할 수 있는 독자적 검증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아울러 경쟁선급과 기술격차를 줄이기 위한 요소기술 개발에도 매진한 결과 블레이드 설계프로그램 개발을 완료, 출시발표를 앞두고 있습니다.
해양에너지 분야에서는 해양에너지 설비에 대한 인증, 설계, 건전성 평가, 기술기준 개발, 기술지원 서비스 및 국제 표준화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연료전지 분야는 선박용 연료전지의 인증 및 검사를 위한 기술기준 개발 및 연료전지시스템 전문가 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선박용연료전지연구회 활동을 통해 차세대 선박용 동력원으로 주목받고 있는 연료전지 관련 전문가들의 인적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연료전지 관련 연구개발 및 상용화를 위한 다각적인 협력을 추진 중입니다.
온실가스 분야에서는 온실가스 검증업무, 국제해사기구 온실가스 대응에 대한 대정부 지원, 대통령 직속 녹색성장위원회의 녹색교육기관으로서 교육업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CDM(청정개발체제) 운영기구 인가를 위한 절차를 진행 중에 있습니다. 또 지난 10월 확정된 국토해양부 ‘Green up-30’ 가운데 하나로 선정된 ‘Green Ship’의 기획에 주도적으로 참여함은 물론 녹색선발기술의 연구개발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각 분야의 다각적인 노력을 통해 2008년 국내 최초로 풍력발전설비 기술기준 개발을 완료하고, 올해 3월에는 기술표준원으로부터 신재생에너지설비 성능검사 기관으로 지정을 받았습니다. 또한 2009년 1월 녹색성장위원회에서 추진하는 녹색교육기관으로 지정받아 전문인력 양성에도 매진하고 있고, 지난 6월에는 환경부 온실가스 배출권 시범사업 검증기관으로도 지정돼 검증활동을 수행 중입니다.
특히 풍력관련 대학, 연구소, 기업체 등과 업무협약을 체결함으로써 사업영역의 보폭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그 결과 지난 7월에는 전라남도에서 추진하고 있는 5GW 풍력발전 프로젝트의 인증 주관기관으로 지정받는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독일 KORWIND사 및 일본의 ISC사와는 풍력발전 인증을 위한 양해각서를 교환함으로써 해외 경쟁력 강화에도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 오공균 한국선급 회장(오른쪽)이 은희진 KORWIND 대표와 풍력발전 인증 및 기술협력에 관한 업무협약을 맺고 있다.
Q 풍력발전 인증업무를 수행하는 데 있어 강점은

한국선급은 국내 유일의 선급단체로서 국제적으로는 IACS(국제선급연합회) 정식회원 선급인 동시에 선박분야에서 GL, DNV 등의 국외 선급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대전의 본부뿐만 아니라 국내 15개 지부, 해외 35개 지부를 통해 국제 인증기관으로 진출하기 위한 기반이 모두 마련돼 있는 상태입니다. 이러한 네트워크 및 인적 자원을 바탕으로 국내뿐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발 빠른 업무수행이 가능합니다.
풍력발전 인증분야 업무는 기존에 한국선급에서 수행하는 선박분야의 시스템과 유사한 콘셉트를 적용하고 있으며, 해외에서도 이와 같은 이유로 선급단체가 풍력발전 분야의 인증기관으로 활동하는 것이 일반화된 추세입니다. 현재 세계 풍력발전 산업은 덴마크, 독일, 네덜란드, 미국 등의 풍력발전 분야 선진국들의 활발한 교류와 IEC의 노력으로 국제 표준화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마련된 국제 표준을 기반으로 공정성을 갖는 제3의 기관이 제품, 공정 또는 서비스에 대한 적합성을 평가·보증하게 됩니다. 이를 위한 인증기관으로 현재 GL, DNV, ABS, LR 등 기존의 선박 인증을 담당하던 선급단체가 주를 이루고 있는데 이는 국제적으로 선급단체가 길게는 백년이 넘는 기간 동안 공정성을 가지고 선박에 대한 인증업무를 수행해 온 결과입니다.
결과적으로 한국선급의 50년 역사를 통해 입증된 인증기관으로서의 역량은 풍력발전 분야 인증기관으로 성장하는 데 좋은 디딤돌이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Q 국내 풍력발전설비 인증제도 정착을 위해 정부 및 유관기관에 한 말씀

현재 국내 풍력발전 인증기관은 에너지관리공단 내 신재생에너지센터로 지정돼 있고 30kW 이하의 소형 풍력발전기에 대한 인증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30kW 이상 750kW 이하의 풍력발전기의 성능검사 기관으로 한국선급 등이 활동 중입니다.
국내 풍력발전설비의 인증기관 구축은 풍력발전 시장 활성화를 위해 등한시 돼서는 안 되는 중요한 사안입니다. 국내 풍력발전 시장의 보호를 비롯한 관련 기업체의 보호 및 국익 차원에서도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기관입니다.
현재 정부에서는 신재생에너지산업 발전전략 및 해상풍력 추진 로드맵을 통해 대규모의 예산과 인력을 투입, 국내 기업의 국제 경쟁력 확보를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는 국내 풍력발전 기업의 성장과 세계적 기업으로 도약을 위한 추진전략임에는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현재 풍력발전 인증분야에서 국제적으로 경쟁력을 갖춘 인증기관은 국내에는 없는 실정입니다.
이는 곧 사업 확대와 더불어 지출하게 될 인증비용에 따른 외화유출이 불가피하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러한 형태의 구조로는 단기간의 성장은 이룰 수 있겠으나 한국이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세계 강국으로 부상하기 위한 경쟁력을 갖추는 데 걸림돌로 작용할 것을 의미 합니다. 이 때문에 국내 인증기관이 필요하며 더 나아가 국제 인증기관으로의 성장이 불가피 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더욱이 한국선급이 국제 인증기관으로 활동을 하게 되면 국내 기업체 입장에서도 국제인증을 보다 편리하게 획득하는 좋은 계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이를 위해 정부 및 관련 기관에서 한국선급의 인증기관 획득을 국내 풍력발전 시장의 활성화와 발전을 위한 공익의 관점에서 접근해 주시길 바랍니다.
저는 항상 그렇게 얘기하곤 합니다. 모두들 국익을 위해 무엇이 옳은 길이며 누구로부터 그런 모델을 배울 것인가. 정부, 발전사업자, 제조사, 부품업체 등 모두가 한번은 되돌아보고 그 길이 옳을 경우 조금은 어렵더라도 같이 이겨낸다면 이루고 난 다음의 기쁨은 모두의 기쁨이 될 것이라고 자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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