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텍, 명품 주조기술 기반 ‘차별화’ 전략 승부
캐스텍, 명품 주조기술 기반 ‘차별화’ 전략 승부
  • 박윤석 기자
  • 승인 2010.11.09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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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사양 뛰어넘는 고강도·고품질 제품 개발
평택본부에 노즐 공급… 해외시장 확대 견인

주조산업은 발전분야를 비롯해 방위산업, 자동차, 풍력발전설비, 조선, 농기계 등 거의 모든 기계산업 분야에 적용된다. 특히 산업이 고도화되면서 고난도, 고품질을 필요로 하는 정밀주조 수요가 계속 증가하고 있어 이 분야 시장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로 회사설립 12년째를 맞는 캐스텍(대표 안성욱)은 터빈 부품인 버켓(블레이드), 노즐과 같은 고정밀·고기능용 특수 주조품을 생산하는 회사로 중소기업이 겪을 수 있는 시장진입의 어려움을 기술력으로 극복한 대표적인 기술집약형 기업 이다. 매출액의 20%를 넘게 R&D에 투자할 정도로 기술개발에 적극적이다. 직원 30명 가운데 연구인력만 3분의 1이 넘는다. 그 결과 단결정 제조법과 진공주조로의 국산화에 성공, 특허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또한 국내에는 일부 공기업에만 버켓과 노즐을 공급하고 대부분의 수익을 미국과 유럽 등 해외에서 벌어들이고 있는 수출형 기업이다. 지난 10월에는 지멘스로부터 현재 알스톰이 생산하는 가스터빈 가운데 가장 큰 13e2가스터빈의 제4단 블레이드를 100만달러에 수주하는 성과를 올렸다.

▲ 안성욱 캐스텍 대표
지멘스 벤더등록… 양산허가서도 받아

안성욱 대표가 정밀주조 분야에 관심을 갖은 계기는 1980년대 독일 유학시절 담당교수의 조언 때문이다. 당시 교수는 안 대표에게 원자력발전의 대안으로 열병합발전의 고효율 가스터빈과 관련된 소재 개발을 권유했던 것.

이에 안 대표는 ABB 가스터빈(현 알스톰)과 함께 고온소재 개발에 관한 연구과제를 수행, 1988년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를 거쳐 1998년 지금의 캐스텍을 창업했다. 이후 안 대표는 일반 주조회사가 생산하기 어려운 고품질, 고난도, 고기술의 정밀한 주조품을 집중적으로 개발해 높은 기술력을 축적했다.

안 대표는 캐스텍의 강점을 경쟁업체와의 차별화라고 설명했다.

“납품하는 제품은 일반적으로 제품 규격만 만족시키면 된다. 하지만 캐스텍은 독일 학위 때부터 개발해온 소재의 결정구조와 조직 균질화기술을 주조제품 제작에도 적용시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그 결과 미국에 수출하는 세계최대 가스터빈 제1단 버켓은 다결정 소재이면서도 방향성 응고조직의 특성과 유사하거나 이를 초과해 세계최고의 기계적 강도를 지닌다.”

또한 대림 및 LG 등에 납품한 F5가스터빈 제2단 버켓의 경우도 소재사양이 650℃ 589MPa 하에서 크립수명이 23시간인데 캐스텍 제품은 72시간이다. 경쟁업체들은 기본사양을 지키기도 어려운 실정인데 캐스텍은 기본사양의 3배가 넘는 결과를 보였다. 이러한 신뢰성을 바탕으로 2009년 12월 지멘스로부터 벤더등록뿐 아니라 양산허가서도 받았다.

최근 정부차원의 대중소기업 상생이 산업계의 화두지만 제도적 뒷받침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게 안 대표의 생각이다.

안 대표는 “그 동안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단결정과 진공주조로의 국산화에 성공했지만 국내에서는 아무도 써주지 않았다”며 “심지어 모 대기업의 경우 캐스텍의 적대적 M&A를 시도하거나 인력을 빼내 동일한 주조회사를 차리기도 했다”고 대기업의 횡포를 지적했다.

평택발전본부와 상생협력 구축

사실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기술력만 있다고 해서 먹고 살고 성장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핵심은 그렇게 만든 제품을 팔 수 있어야 하는데 대기업에 비해 중소기업은 판로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 그나마 있는 판로도 극심한 과당경쟁과 경제위기로 위축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점에서 캐스텍의 한국서부발전 평택발전본부 부품 공급은 단순한 매출증대를 넘어 해외에서 판로를 확대하는 데 큰 힘을 실어줬다.

안 대표는 “기존의 검증된 외국기업을 뒤로하고 중소업체 부품을 적용하기까지는 평택발전본부 담당자들의 쉽지 않은 결정이 주효했다”며 “발전사 납품실적에 힘입어 해외수주도 호전을 보이고 있어 내년에는 160억원 상당의 매출실적이 기대된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 캐스텍에서 생산하고 있는 정밀주조 제품군

캐스텍은 2007년 서부발전 평택발전본부와 공동으로 가스터빈 제2단 노즐(고정부)의 개발을 완료하고, 2008년 5월 국내 최초로 노즐 전체를 국산화해 가동하는 성과를 올렸다. 지난 7월 정기점검을 마친 평택발전본부는 기존 수입제품과 비교해 성능 면에서 전혀 손색이 없으며, 오히려 가격경쟁력은 우위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캐스텍은 올해도 평택발전본부에 가스터빈 제2단 노즐 2세트를 추가 공급했다.

윤광수 서부발전 평택발전본부 복합기술팀 차장은 “가스터빈 고온부품의 경우 단 한곳의 문제발생으로도 발전소 전체 운영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공급업체 선정 시 신뢰성이 확보된 가스터빈 제작업체 부품을 사용하는 게 일반적이다”며 “이렇다보니 기술력과 품질은 확보하고 있지만 실제 공급기회를 갖는 중소기업은 일부에 불과한 실정”이라고 국가 기간시설인 발전소에 중소기업 제품 보급이 미진한 현실적인 문제를 설명했다.

이어 윤 차장은 “2007년 캐스텍과 공동연구과제로 가스터빈 제2단 노즐의 개발을 성공함으로써 부품 국산화는 물론 외자구입비 절감 효과까지 보게 됐다”면서도 “제품 실증 기회가 적은 중소기업 입장에서 대기업을 비롯한 외국기업들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 쉽지만은 않겠지만 터빈 제작사들이 가지고 있는 현장적용능력과 노하우를 벤치마킹한다면 해외시장에서도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중소기업들의 트랙레코드 확보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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