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를 타고 온 뮤지컬 ‘서편제’ 관객 앞으로”
“소리를 타고 온 뮤지컬 ‘서편제’ 관객 앞으로”
  • 신선경 기자
  • 승인 2010.10.05 13: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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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이 있는 공간] 한국뮤지컬 <서편제>

매년 수많은 해외 라이선스 뮤지컬이 한국 시장에 들어와 공연을 하고, 작품을 알린다.

각각이 대형 혹은 대작 뮤지컬이란 소개 아래 수십, 수백억의 제작비를 지불하며 공연하는 현실에 맞서 뮤지컬 <서편제>는 가장 한국적인 소재로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알리고자 기획된 작품이다.

이에 각 분야 최고 장인들의 힘을 모아, 최고의 작품으로,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라는 자부심 속에 탄생하는 작품이다.


뮤지컬의 생명은 당연히 음악이다. 모두 알고 있듯 서편제는 남도 소리를 하는 창이 있는 작품이다. 뮤지컬 <서편제>는 ‘판소리 뮤지컬’이 아니다. 작품의 ‘소재’와 ‘주제’가 우리 소리인 것이다.

작품이 서편제라고 해서 모든 음악을 국악으로 한다면, 시대에 역행하는 것일 것이다. 그래서 음악과 노래, 서양음악에 우리의 음악 판소리를 입혀 더욱 감동적인 음악을 만들려고 했다. 수많은 히트곡을 만든 윤일상 작곡가와 국악을 친숙하게 전하고 있는 아티스트 이자람이 음악작업에 참여한 이유이기도 하다.

주인공 캐릭터들이 당연히 판소리도 해야 하지만 극의 전개와 자기감정을 전달할 때는 보통의 뮤지컬 노래를 한다. 배우들은 판소리도 소화하고 뮤지컬 음악도 한다. 소리꾼을 대표하는 ‘송화’ 역시 일반 뮤지컬 넘버를 부른다.

굳이 비중을 나누자면 전체 30여곡의 넘버 중에 국악의 비중은 약 10곡정도. 그렇지만 작품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은 판소리가 맡는다. 일반 뮤지컬 넘버가 분위기를 몰아가면 그 절정을 판소리가 메워주는 느낌이다.

결국 뮤지컬 <서편제>에서 감정을 표현하는 수단으로서 존재하는 음악에는 판소리도 한 역할을 차지할 것이지만, 그 외에는 우리가 익숙한 뮤지컬 음악이 나오고, 서양음악과 우리 소리, 두 음악이 공존을 하는 것이다. 분리와 융화의 조화를 추구한다.

뮤지컬 <서편제>는 한때 록커로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한 늙은 뮤지션 동호는 아들 해금과 함께 애틋한 사랑의 기억인 누이 송화를 찾아 헤매고 전남 보성에서 이제는 눈이 먼 송화를 만나게 되며 과거의 흔적을 쫒아 그 때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간다.

동호는 아버지 유봉의 소리가 어머니를 죽였다 생각한다. 그에 대한 증오로 유봉의 소리에 저항한다. 결국 동호는 자신의 소리를 찾아 떠나고, 유봉은 동호를 잊지 못하는 송화를 이끌고 소리의 경지에 이르기 위해 또 유랑길에 오르는데...

송화, 동호, 유봉 세 인물이 음악을 통해 전체 극을 이끌어 가고, 세 사람의 갈등과 관계가 50년이라는 시간을 통해 노래로 흐른다.


우리들의 ‘잃어버린 정체성을 찾는 여정’

뮤지컬 <서편제>는 우리가 가진 가난에 대한 증오로 우리의 전통조차 가난의 유물이라 여겼던 한국인의 잃어버린 정체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제는 우리의 잃어버린 전통성을 회복할 시간이며 무조건적인 사대주의는 벗어버릴 때가 왔다는 것을 말하고 싶은 것이다. 또한 전통성을 지키고 있는 예술에 대한 예우이고 원작과 이청준 작가에 대한 헌사이기도 하다.

뮤지컬적 캐릭터인 ‘동호’는 판소리를 떠나 자신의 소리를 찾았지만 자기 자신이기에 버릴 수 없는 본질인 정체성의 상징인 송화(판소리)를 찾는다. 말하자면 동호는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들의 자화상이라고 볼 수 있다. 그 시대에 맞게 현명한 현실주의자처럼 나름대로 잘 적응을 하려고 하는 캐릭터다.

동호는 시대의 배경이던 미군 부대에서 록에 관심을 갖게 되지만, 결국 송화를 찾고 송화는 언제나 그 자리에 있었던 우리 소리, 우리의 판소리, 돌아보면 있었지만 등한시 했던, 판소리를 대표하는 캐릭터다.

두 사람은 각기 다른 음악을 하지만, 서로의 음악을 인정한다. 송화가 우리가 느끼지는 못하지만 항상 그 자리에 있었던 것처럼 우리가 외면해도 또한 벗어나려 해도 판소리가 없어지지는 않았다는 것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한국적인 것이 좋다거나 서양적인 것이 좋다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분리와 공존이 함께 어울릴 수 있다는 것을 전달코자 한다. 


원작, 영화와 다른 감동 찾기

한국인 특유의 정서를 녹여낸 주옥같은 글로 사람들의 심금을 울렸던 故 이청준 작가의 대표작 서편제와 100만 넘는 관객이 본 영화 서편제와의 비교점을 찾는 것도 뮤지컬 <서편제>의 감상 포인트 중 하나다.

소설 서편제는 단편이고 내용도 간단하다. 하지만 시간의 흐름이 함축돼 있다. 인물들의 시간의 흐름, 사이사이를 생략하고 인생의 어느 한 부분을 시간 순으로 장면마다 보여준다.

한편 영화 서편제와 가장 큰 차이점은 영화는 판소리에 담아낸 한국의 풍광이었고 뮤지컬은 공연장이라는 공간을 가득 채운 소리와 음악의 힘이다. 그리고 상상력과 이미지의 극대화다.

이지나 연출가도 상상력과 이미지의 극대화, 각 인물들의 매력과 송화라는 예술가의 초상에 대한 존경에 중점을 두었다고 한다.

캐릭터 또한 다른 부분이 있는데 ‘동호’가 가장 변화된 모습을 보인다. 원작의 캐릭터 중 뮤지컬적 상상력이 들어갈 수 있는 캐릭터는 ‘동호’밖에 없기 때문. 원작에서도 가장 열려있는 인물인 동호는 유봉에 대한 증오로 저항하며 록커로서 자신의 소리를 찾아 나서며 뮤지컬이란 장르를 이끌고 나가는 캐릭터로 새로 선보인다.


tip.
· 공연일시 : ~ 2010년 11월 7일
            평일 20시 / 주말, 공휴일 15시, 19시
· 공연장소 :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 티켓가격 : 평일 S석 77,000원 R석 88,000원 / 주말 S석 88,000원 R석 99,000원
· 티켓예매 : 인터파크, 예스24, 두산아트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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