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언에 대해
실언에 대해
  • EPJ
  • 승인 2010.09.10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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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은 인류가 사용한 가장 효력 있는 약이라고 R. 키플링은 말했다. 말은 사상의 옷이며, 마음의 소리라고도 한다.

고대 그리스 장군 데모테네스는 언어장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각고의 노력 끝에 웅변가가 됐다. 그가 마케도니아 전쟁에 나갔을 때 적군인 마케도니아의 필립왕은 ‘그리스군보다 데모테네스의 세치 혀끝이 매우 두렵다’고 했다니 그의 말의 위력을 짐작할 수 있을 것 같다.

한편 말로 입은 상처는 칼로 입은 상처보다 크다고 한다. 요즘 우리 사회에서 말을 실수해 망신당하는 정도를 넘어 공직을 사퇴하고 법적책임까지 지는 경우를 목격하게 된다.

최근 모 국회의원이 여대생들에게 ‘아나운서를 하려면 다 주어야 하는데 할 수 있겠느냐’는 농담을 한 것이 화근이 돼 성희롱과 성차별 및 특정 직업에 대한 명예훼손으로 소속정당에서 중징계를 당하고 고소까지 당했다고 한다.

또 어떤 여대생이 방송에서 키 작은 남자를 ‘루저(패배자)’라고 지칭해 남성들로부터 혹독한 비난을 받았음은 물론이고, 어떤 30대 남성은 해당 방송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를 하는 소동까지 일으켰다.

미국에서도 50년간 백악관을 출입한 89세의 토머스라는 기자가 ‘이스라엘 국민들은 팔레스타인을 떠나 홀로코스트로 박해받던 독일과 폴란드로 돌아가라’는 발언으로 유태인을 비하했다가 비난에 못 이겨 언론계를 떠났다고 한다.

그런데 이러한 실언을 하는 자들은 어떤 책임을 질까?

그 말로 인해 피해를 보는 직업군이나 성별 또는 해당 피해자들의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구하는 손해배상소송을 제기당할 수 있다. 아울러 당해 피해자들에 대한 명예훼손이나 모욕 등으로 형사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

무엇보다 실언자들은 혹독한 사회적 비난으로 말미암아 평생 쌓아 올린 명예나 인격적 가치를 허물어뜨리거나 명망 있는 지위와 직책에서 타의로 물러나야 될 경우도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말의 실수를 피할 것인가?

사전에 예방이 중요하다. 한번 내뱉은 말은 이미 자기의 수중을 떠나버리게 된다는 사실을 명심해 듣기를 많이 하고 말을 적게 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입을 열면 침묵보다 뛰어난 것을 말하라. 그렇지 않으면 가만히 있는 것이 낫다’고 하지 않은가.

생각나는 대로 말하는 사람은 어리석은 사람이다. 말의 실수를 피하기 위해서는 내면에 담긴 인격을 수양해야 한다.

그래서 성경은 ‘우리가 다 실수가 많으나 만일 말의 실수가 없는 자는 온전한 사람’이라고 했다. 또 ‘혀를 능히 길들일 사람은 없나니 쉬지 아니하는 악이요 죽이는 독이 가득하다’고도 했다.

말을 하기 전에 다시 한 번 생각돼 진정성이 없는 말을 삼가 자기의 명예와 재산을 보전해야 할 것이다. 말은 인격을 담는 그릇이며 그의 인격을 측정하는 바로미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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