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골칫거리 CO₂ 재이용
환경과 수익, 두 마리 토끼 잡겠다”
“지구의 골칫거리 CO₂ 재이용
환경과 수익, 두 마리 토끼 잡겠다”
  • 최옥 기자
  • 승인 2010.09.03 14: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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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남호기 한국남부발전 사장

Mantra·KC코트렐과 CCR 기술 공동 개발
하동화력을 Pilot플랜트 삼아 기술개발 착수
한국남부발전(사장 남호기)이 8월 10일 캐나다의 Mantra, 국내 환경전문기업인 KC코트렐과 협약을 맺고 발전소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이용해 개미산(Formic Acid)을 제조하는 ERC 기술 개발에 본격 착수하기로 했다. ERC(Electrochemical Reduction of Carbon dioxide)는 CO₂를 전기분해해 개미산으로 전환하는 장치로, 개미에서 발견된 천연물질인 개미산은 동물용 사료 방부제·영양제, 섬유·가죽 염색제, 인공 감미료 및 의약품 등 유독성 화학물질의 대체 물질로 활용되고 있으며, 특히 궁극적으로 연료전지의 주원료 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화석연료 사용에 따른 온실가스 문제로 지구의 골칫덩어리로만 여겨졌던 CO₂를 이용해 환경에도 도움이 되고 새로운 부가가치도 창출하겠다는 취지다. 
“CO₂는 대게 나쁘다고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하지만 선의의 CO₂도 존재한다. 다들 알다시피 맥주 속의 가스도 탄산가스다. 과유불급이라고 하지 않나. CO₂가 지나치게 많은 것이 문제이지, 과하지 않다면 그것인 문제가 될 이유가 없다. CO₂를 악(惡)의 눈이 아닌, 선(善)의 눈으로 보는 것, 그것이 CO₂를 이용해 개미산 제조기술 개발에 착수하게 된 출발점이다."
CO₂를 무조건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고 이를 재활용해보자는 데서 아이디어를 내게 됐다는 남호기 한국남부발전 사장. 전력전문기자단과 함께 그가 말하는 ‘돈이 되는 CO₂’ '선의 눈으로 바라본 CO₂’가 무엇인지 들었다.

 

CO₂ 저장이 아닌 ‘재활용’에 초점


Mantra, KC코트렐과의 이번 협약 체결로 남부발전은 Mantra가 보유하고 있는 원천 기술을 상업화하기 위해 우선 일 10kg 규모의 ERC 시스템을 하동화력발전소에 설치해 1년간 확인 시험과 기술 보완을 실시하기로 했다. 이후 이를 일 100∼200kg 규모로 격상해 상업화 가능성을 확인한 다음, 궁극적으로는 2014년 준공 예정인 삼척그린파워에 일 200톤 규모로 상업용 개미산 제조공정을 설치한다는 것이 기본 로드맵이다.

 

즉 이산화탄소 재사용(CCR·Carbon Capture & Reuse) 기술을 공동 개발한다는 의미다.

 

CCR 기술은 단순히 화석연료 연소 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저장(CCS: Carbon Capture and Storage)하는 것에서 나아가 이를 다시 화학원료로 재사용하는 기술이다. 때문에 포집한 탄소를 별도로 저장할 공간을 확보할 필요가 없다.

“CO₂를 저장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어려운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비용이 문제다. 저장을 하기 위해서는 유전이나 탄광 등 광산이 필요한데 이는 거의 외국에서 확보하고 있고, 우리나라에 있는 탄광은 CO₂ 저장에 부적합한 상황이다. 그래서 더더욱 CO₂를 그저 땅에 묻어 둘 것이 아니라 이를 재활용하자는 데 생각의 초점을 맞추게 됐다.”

그렇게 출발한 남 사장의 생각은 원천기술을 갖고 있는 캐나다의 Mantra와 이어지게 됐고, 하동화력을 Pilot 시설로 해 국내 환경전문기업인 KC코트렐 등과 협력해 실제 적용가능한 기술로 개발하기로 한 것이다.

하동화력에는 현재 세계 최대, 최초 규모의 0.5MW급 건식 이산화탄소 포집플랜트를 설치해 시험 중에 있다. 정부 중대형 연구과제로서 오는 8월에는 10MW 규모로 격상된 플랜트 설치가 착수될 예정이다. 남부발전은 여기에서 포집된 CO₂를 이용해 개미산 제조공정의 기술개발을 마치고, 삼척그린파워발전소에 설치 예정인 300MW급 CO₂ 포집플랜트에 이 기술을 상업용으로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특허권 논의는 아직 시기상조”


“우리나라 전체 CO₂발생량은 약 5억톤에 이른다. 이 중 발전부문에서 나오는 CO₂가 1억톤 이상이다. 하동화력에서는 연간 2,700만톤의 CO₂를 생산하고 있다. 앞에서 말했듯이 하동화력은 CCR 기술개발을 위한  Pilot 시설일 뿐이다.”

남 사장은 CO₂를 하나의 발전소나 기업에서 나오는 양으로 볼 것이 아니라 지역 단위, 국가 단위의 총량개념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는 단순히 하동화력에서 발생되는 CO₂를 재이용하겠다는 의미가 아니라, 하동화력은 CCR 기술개발의 과정일 뿐, 개발된 기술을 설비용량 2,000MW로 건설 추진되고 있는 삼척그린파워에 적용해 더 크게 활용하겠다는 뜻이다.

기술개발 후 특허권 문제에 대해서 남 사장은 아직 이를 논의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특허권에 그렇게 연연하고 있지는 않다. 또한 이 문제는 전력그룹 차원에서 생각해 볼 문제이기 때문에 벌써부터 논의하기에는 적절치 않다”고 밝히며 기술 개발이 어느 정도 이뤄진 후 Mantra, KC코트렐 등과 협의를 거쳐 해결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남부발전은 발전소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를 이용해 인근 농가와 공동으로 미세조류를 배양해 바이오연료, 의약품 등을 생산하는 생산단지와 배양기술과 고부가가치 상품 개발을 위한 R&D Center 등으로 구성된 ‘삼척 CO₂ Village’ 프로젝트도 추진 중에 있다.

남 사장은 “이번에 추진 중인 발전소 CO₂를 이용한 개미산 제조공정 실증시험과 CO₂ Village 프로젝트를 통해 지구의 골칫덩어리 CO₂가 이젠 기업과 지역을 살리는 돈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시키고, 화석연료 사용에 따른 온실가스 문제를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는 계기로 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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