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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₂ 저장이 아닌 ‘재활용’에 초점
Mantra, KC코트렐과의 이번 협약 체결로 남부발전은 Mantra가 보유하고 있는 원천 기술을 상업화하기 위해 우선 일 10kg 규모의 ERC 시스템을 하동화력발전소에 설치해 1년간 확인 시험과 기술 보완을 실시하기로 했다. 이후 이를 일 100∼200kg 규모로 격상해 상업화 가능성을 확인한 다음, 궁극적으로는 2014년 준공 예정인 삼척그린파워에 일 200톤 규모로 상업용 개미산 제조공정을 설치한다는 것이 기본 로드맵이다.
즉 이산화탄소 재사용(CCR·Carbon Capture & Reuse) 기술을 공동 개발한다는 의미다.
CCR 기술은 단순히 화석연료 연소 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저장(CCS: Carbon Capture and Storage)하는 것에서 나아가 이를 다시 화학원료로 재사용하는 기술이다. 때문에 포집한 탄소를 별도로 저장할 공간을 확보할 필요가 없다.
“CO₂를 저장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어려운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비용이 문제다. 저장을 하기 위해서는 유전이나 탄광 등 광산이 필요한데 이는 거의 외국에서 확보하고 있고, 우리나라에 있는 탄광은 CO₂ 저장에 부적합한 상황이다. 그래서 더더욱 CO₂를 그저 땅에 묻어 둘 것이 아니라 이를 재활용하자는 데 생각의 초점을 맞추게 됐다.”
그렇게 출발한 남 사장의 생각은 원천기술을 갖고 있는 캐나다의 Mantra와 이어지게 됐고, 하동화력을 Pilot 시설로 해 국내 환경전문기업인 KC코트렐 등과 협력해 실제 적용가능한 기술로 개발하기로 한 것이다.
하동화력에는 현재 세계 최대, 최초 규모의 0.5MW급 건식 이산화탄소 포집플랜트를 설치해 시험 중에 있다. 정부 중대형 연구과제로서 오는 8월에는 10MW 규모로 격상된 플랜트 설치가 착수될 예정이다. 남부발전은 여기에서 포집된 CO₂를 이용해 개미산 제조공정의 기술개발을 마치고, 삼척그린파워발전소에 설치 예정인 300MW급 CO₂ 포집플랜트에 이 기술을 상업용으로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특허권 논의는 아직 시기상조”
“우리나라 전체 CO₂발생량은 약 5억톤에 이른다. 이 중 발전부문에서 나오는 CO₂가 1억톤 이상이다. 하동화력에서는 연간 2,700만톤의 CO₂를 생산하고 있다. 앞에서 말했듯이 하동화력은 CCR 기술개발을 위한 Pilot 시설일 뿐이다.”
남 사장은 CO₂를 하나의 발전소나 기업에서 나오는 양으로 볼 것이 아니라 지역 단위, 국가 단위의 총량개념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는 단순히 하동화력에서 발생되는 CO₂를 재이용하겠다는 의미가 아니라, 하동화력은 CCR 기술개발의 과정일 뿐, 개발된 기술을 설비용량 2,000MW로 건설 추진되고 있는 삼척그린파워에 적용해 더 크게 활용하겠다는 뜻이다.
기술개발 후 특허권 문제에 대해서 남 사장은 아직 이를 논의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특허권에 그렇게 연연하고 있지는 않다. 또한 이 문제는 전력그룹 차원에서 생각해 볼 문제이기 때문에 벌써부터 논의하기에는 적절치 않다”고 밝히며 기술 개발이 어느 정도 이뤄진 후 Mantra, KC코트렐 등과 협의를 거쳐 해결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남부발전은 발전소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를 이용해 인근 농가와 공동으로 미세조류를 배양해 바이오연료, 의약품 등을 생산하는 생산단지와 배양기술과 고부가가치 상품 개발을 위한 R&D Center 등으로 구성된 ‘삼척 CO₂ Village’ 프로젝트도 추진 중에 있다.
남 사장은 “이번에 추진 중인 발전소 CO₂를 이용한 개미산 제조공정 실증시험과 CO₂ Village 프로젝트를 통해 지구의 골칫덩어리 CO₂가 이젠 기업과 지역을 살리는 돈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시키고, 화석연료 사용에 따른 온실가스 문제를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는 계기로 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