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254MW 조력발전 건설, ‘해양강국 대한민국’이 온다
세계 최대 254MW 조력발전 건설, ‘해양강국 대한민국’이 온다
  • 최옥 기자
  • 승인 2010.06.07 17: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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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시화조력, 청정해양에너지를 만들다

공정률 85%… 연내 가동 목표 막바지 공사
세계 최대용량, 국내 최초 조력발전소 탄생
우리나라 최초의 조력발전소가 그것도 세계 최대 용량으로 건설, 올해 안으로 준공될 전망이다. 한때는 ‘죽음의 호수’로까지 일컬어지던 시화호는 조력발전소 가동으로 해수의 순환이 이뤄져 다시금 생동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시화호에 생명의 숨결을 불어넣고 순수 바다의 힘으로 전기를 생산하게 될 시화호 조력발전이 2010년 12월 완공을 목표로 연내 가동을 눈앞에 두고 있는 것.
지난 2004년 12월 공사 착수에 들어가 현재 공정률 85%를 기록하고 있는 시화호 조력발전소는 조력 발전의 핵심 부품인 발전기의 수차가 성공적으로 설치되면서 한창 막바지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건설현장은 그 규모가 축구장 20개 넓이, 아파트 12층 건물에 해당하는 높이로 굴착, 물막이공사를 통해 바다와 호수 사이 거대한 마른 땅을 만들어 냈다. 이곳에 수차 10기, 수문 8문이 한창 설치되고 있다.
하루 두 차례 찾아오는 밀물을 이용해 일일 250MWh, 연간 5억5270만GWh의 전기를 생산하게 될 시화호 조력발전소가 본격 가동에 들어가는 올해 말이면 바다의 힘으로 만들어진 청정에너지로 불 켜진 크리스마스트리를 보게 되지 않을까.


세계 최대 조력발전소를 만들다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대부북동 시화방조제 일원에 위치한 시화호 조력발전소는 조수간만의 차가 큰 서해안 시화방조제 일원에 건설 중인 설비용량 254MW(25,400kW×10기)의 세계 최대 용량의 국내 최초 조력발전소로서, 2010년 말 준공 예정이다. 2004년 12월부터 2010년 12까지 총사업비 3,551억원을 들여 25,400kW 10기의 수차발전기를 설치, 총 발전설비용량 254MW 규모로 건설되고 있다.

지난 1967년 준공한 240MW의 프랑스 랑스 조력발전소(La Rance)가 현재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조력발전소인데 시화호 조력발전소가 완공되면 ‘세계 최대’라는 타이틀이 우리나라로 넘어오게 될 전망이다. 시화호 조력발전소의 시공은 대우건설 컨소시엄이 맡고 있다. 

조력발전은 하루에 두 번씩 일어나는 밀물과 썰물 때에 발생하는 수위 차(조석간만의 차)가 큰 하구나 만(灣)에 방조제(둑)를 막아 조지(潮池, 저수지)를 만들어 바다와 조지의 수위차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방식이다.

조감도
시화호 조력발전소는 지난 1994년에 시화방조제 물막이공사 완료로 형성된 시화호를 이용해 썰물 때 배수문을 통해 시화호 내 물을 간조 수위까지 배수하고, 밀물이 시작되면 배수문은 닫고 수차부로 바닷물을 시화호로 유입시키면서 그 수위차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단류식 창조발전방식의 발전설비다.

이는 가로림 조력, 강화 조력, 인천만 조력 등 현재 국내에서 건설이 추진 또는 검토되고 있는 다른 조력발전소가 낙조식(밀물시 수문을 열어 조지를 채운 후 수문을 닫고 썰물 시 외해와 조지의 수위 차에 따라 발전하는 방식)인 것과는 사뭇 다르다.

시화조력발전소의 경우, 수도권의 인구분산과 공장용지확보차원에서 시화방조제가 건설되면서 시화호의 수질상태가 악화된 것을 개선하기 위한 부가적인 목적에서 조력발전소 건설이 추진됨에 따라 창조식 발전방식이 채택됐다.


수차
평균조차 5.57m… 최적의 입지


조력발전은 조석간만의 차가 크고 조성되는 조지면적이 넓으며 방조제 길이가 짧을수록 경제성이 유리하다.

국토개발원 연구에 따르면 평균조차가 4.5m 이상이면 기술적, 경제적으로 조력발전소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지며, 그 중에서도 우리나라 서해안은 조수간만의 차가 커 세계적으로 조력의 적지로 평가받고 있다.

시화호의 경우 평균조차가 5.57m로서 최적의 입

수문
지조건을 갖추고 있다. 더욱이 조력발전은 바닷물을 담을 수 있는 조지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둑을 건설해야 하는 경제적 부담이 큰 데 반해, 시화호 조력발전소는 이미 설치돼 있는 시화방조제를 활용하기 때문에 추가로 둑을 건설해야 하는 비용이 없어 최적의 입지를 갖춘 셈이다.

조력발전소 발전기 1대의 정격출력(최대 발전 수시치)은 2.54만kW로, 10대를 가동하면 25.4만kW를 생산하게 된다. 하지만 시화호와 바다의 수위차인 낙차가 0~9m로 수시로 변하기 때문에 가장 경제적인(발전량이 많은) 발전할 수 있는 수두 차, 즉 정격낙차는 조력발전소의 경우 5.82m이다. 따라서 낙차가 5.82m 이상에서는 2.54만kW를 생산하지만 정격낙차 이하에서는 출력이 줄어들므로 평균 1일 8.8시간 발전을 하게 되면 하루 151만kWh의 발전이 가능하다.

시화조력발전소가 본격 가동에 들어가면 연간발전량은 5억5,270만kWh에 이를 전망이다. 이는 인구 20만의 김포시 주민이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이 같은 전력생산량을 유류수입 대체효과로 따져봤을 때 86만2,000배럴에 이르면, 이는 ‘08년도 유류수입량 8억6,530만배럴의 0.1%에 해당한다.


해수유통으로 깨끗한 호수 만들어


시화호조력발전은 방조제 건설로 시화호 수질이 악화된 것을 개선하기 위한 목적에서 출발한 만큼 시화조력발전소가 건설, 운영되면 1,320만평의 시화호가 인접 바다와 같은 수질의 맑고 깨끗한 호수가 될 수 있을 전망이다.

수자원공사에 따르면 대·소조기를 포함한 15일 가동에 따른 수치모형시험결과, 시화호 호소수의 75%가 해수와 교환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해수가 유통됨에 따라 COD(화학적 산소요구량)는 4.7ppm에서 2.7ppm으로 개선되며, 조력발전을 지속운영 할 경우 수개월 내 시화호 내·외측 수질이 평형을 이룰 것이란 기대다.

아울러 조력을 포함한 시화호 종합관리계획이 지속적으로 추진된다면 수질은 더욱 개선될 수 있을 전망이다.

시화호 수질 개선은 또한 생태계 서식환경 개선으로 이어져 어류, 저서생물 등이 유입, 서식생물을 다양화를 이끌 것으로 보인다. 또 철에 따라 섭금류 등 철새도래도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따라 수자원공사는 발전소 주변지역과 연계해 이곳을 적극 관광자원화하겠다는 계획이다.

2,000만명의 수도권 주민들에게 해양레포츠를 즐길 수 있는 수변공간을 제공하고, 발전소 주변에 2만평의 공원을 조성해 연간 100만명 이상 관광객 유치로 지역경제에 기여한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이 중 시화호조력발전소 건설의 일환으로 조성되는 체험광장은 약 2만600평(6만8,100㎡) 면적으로 조성, ‘관광지로서의 시화호조력발전소’라는 이미지를 심어줄 것으로 보인다.

체험광장은 ▲바다를 가까이에서 즐길 수 있는 친수 및 레포츠 공간으로 조성되는 발전소 좌측의 ‘人間의 섬(대부도측)’과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바다와 숲을 함께 경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되는 발전소 우측 ‘自然의 섬(오이도측)’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국내 조력발전설비 건설의 시금석 역할


시화호 조력발전소는 세계 최대 규모인 시설용량 254MW로, 올해 완공되면 우리나라는 프랑스, 캐나다 등 선진국도 부럽지 않는 해양에너지 강국이 된다. 특히 시화호 조력발전소는 상당 부분을 국내기술로 건설, 향후 우리나라 조력발전 건설 및 운영기술 발전을 위한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

현재 시화호 조력발전소는 턴키공사 계약조건에 따라 발전기 일부 기자재 제작 및 수차발전설비 설계를 오스트리아 바텍(VA-TECH)사에서 수행하지만, 나머지 기자재 제작, 설치는 순수 국내기술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핵심설비라 할 수 있는 수차발전기의 경우에도 일부 기자재만 외산이며, D.T.L(흡출관라이너) 등 나머지 기자재는 국내기술로 제작 설치됐다.

또한 청정해양에너지를 만드는 사업인 만큼 조력발전소 건설에서부터 운영 시까지 환경친화적으로 건설이 이뤄지고 있는 것도 큰 특징이다.

조력발전소 건설공사에 있어 가장 중요한 공정 중 하나가 해수유입을 막아 원활하게 공사가 진행될 수 있도록 하는 물막이 공정이다. 시화호 조력발전소 건설공사에서는 원형셀식 가물막이공법이 적용됐다. 강재(Flat Sheet Pile)를 한 본씩 박아 둥글게 폐합시키면 원통모양이 되는데 그 속에 모래를 채워 원형셀을 완성하고 이를 서로 연결함으로써 공사 중 해수유입을 차단하는 물막이 역할을 하는 것이다. 시화호 조력발전소 건설을 위해 29개의 원형셀과 28개의 아크셀이 세워졌다.

원형셀공법을 적용하면 이중강널말뚝, 사석경사식 등 타 공법에 비해 시공 및 해체 시 토사 유출량을 최소로 줄일 수 있어 환경친화적이다.

특히 원형셀 가물막이 공법은 국내에서는 서해대교 주탑 공사 시 적용된 적이 있지만 시화호 조력발전 건설 때와는 작업방법상 다소 차이가 있어 같은 방법으로는 국내 최초라 할 수 있다. 서해대교 공사에서는 육상에서 원형셀을 제작하고 이를 해상으로 운반해 속을 채우는 방법이었던 것에 비해, 이번 조력발전소 건설 공사에서는 해상에서 직접 원형셀을 조립, 설치하고 속을 채우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인간과 환경을 생각하다


시화호 조력발전소 건설사업은 CDM(청정개발체제) 사업으로 시행해 UN에 등록함으로써 배출권(CERs)을 획득해 정부의 대체에너지 확대 정책과 UN 기후변화협약(교토의정서)에 부응할 수 있을 전망이다.

국내 관련 기술력 향상과 국가이미지 개선에 한 획을 그을 초대형프로젝트인 시화호 조력발전소 건설사업은 현재 수차 및 발전설비가 계속 설치되고 있는 상태다. 올해까지 2차 및 3차 굴착, 수문설비 설치, 154kV 지중송전선로 포설, 송변전설비 설치, 통합운영시스템(SCADA) 구축, 유·무수 시험 및 시운전 계획 수립 등의 잔여공정이 남아있다.

이와 함께 수자원공사는 조력발전소 인근인 시화호 방아머리 지역(대부도)에 1,500kW급 풍력발전기 2기를 설치하는 풍력발전사업을 진행하고 있어 조력발전소 건설과 함께 시화호 일대가 대한민국 청정에너지의 메카로 부상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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