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공급망 협업으로 해외 진출 초석 마련
[일렉트릭파워 박윤석 기자] 올해 풍력 고정가격계약 경쟁입찰 참여를 준비하고 있는 에퀴노르가 부유식해상풍력 분야 기술력과 국내 공급망 협업 방향을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에퀴노르는 올해 처음 열리는 부유식해상풍력 입찰에 750MW 규모 반딧불이 프로젝트로 한국 시장 첫 출사표를 던질 계획이다.
에퀴노르는 10월 29일 서울 GS타워에서 ‘2024 부유식해상풍력 기술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현장에는 풍력업계 관계자 400여 명이 참석할 만큼 국내에서 처음 추진되는 대규모 부유식 프로젝트에 대한 시장의 관심은 뜨거웠다.
현재 올해 풍력 경쟁입찰 접수가 진행 중인 가운데 별도 시장으로 구분된 부유식해상풍력에 500MW 내외 물량이 배정되면서 입찰 참여를 검토하고 있는 사업자들은 나름의 전략을 짜느라 분주한 상황이다. 올해부터 산업·경제효과 등 비가격지표를 살피는 1차 평가 후 입찰가격을 검토하는 2차 평가를 받도록 평가체계가 변경돼 국내 공급망 활용에도 신경 써야 한다.
특히 글로벌 부유식해상풍력 시장 자체가 초기단계이다 보니 높은 개발비용을 효율적으로 절감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한 사업자가 입찰 경쟁에서 유리할 수밖에 없는 평가구조다.
에퀴노르는 이날 행사에서 국내 부유식 프로젝트에 대비해 그동안 구축해온 국내 공급망 기업 협업체계와 개발비용 절감 방안을 공유함으로써 부유식 시장에서 선도적 입지를 다지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했다.
세션별 주제발표에 앞서 에퀴노르는 협력기업인 삼성중공업, 포스코이앤씨, 두산에너빌리티, 지멘스가메사와 성공적인 반딧불이 프로젝트 추진을 위한 서명식을 가졌다.
최초·최대 기록 한국서 이어가
현재 전 세계에 상업운전 중인 부유식해상풍력이 손에 꼽힐 정도로 시작단계라 시장 경쟁력은 개발·운영 경험과 연관 기술 확보 여부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이는 안정적인 프로젝트 수행과 개발비용 절감을 뒷받침해 시장 활성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부유식해상풍력 시장 전망을 살핀 박도현 에퀴노르 반딧불이 프로젝트 전무는 글로벌 부유식 시장에서 최초와 최대 성과를 내온 에퀴노르의 사업수행 경쟁력을 소개했다.
박도현 전무는 “부유식해상풍력은 종합 엔지니어링 프로젝트로 여러 공급망 기업의 협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10조원 규모가 예상되는 반딧불이 프로젝트는 국내 해상풍력 확대는 물론 국내 공급망 기업이 해외로 진출할 수 있는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에퀴노르는 세계 최초 부유식해상풍력인 하이윈드 스코틀랜드(30MW)와 세계 최대 부유식해상풍력인 하이윈드 탐펜(88MW) 가동에 이어 아시아 최초가 될 반딧불이 프로젝트를 개발하고 있다”며 “풍력터빈을 비롯해 하부구조물, 육상설비, 해상공사, 해저케이블, 해상변전소 등 공급망 아이템의 80% 수준을 국내 기업과 함께 협력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윤정석 에퀴노르 반딧불이 프로젝트 부장은 앞선 해외 개발사례를 통해 부유식해상풍력 관련 기술과 개발비용 절감 방안을 설명했다.
윤정석 부장은 “에퀴노르는 50년 동안 쌓아온 해양에너지 개발·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부유식해상풍력 기술개발을 선도해 왔다”며 “실증사업인 하이윈드 데모에 이어 하이윈드 스코틀랜드와 하이윈드 탐펜을 개발하면서 앵커·부유체 등의 개선으로 개발비용을 대폭 줄였다”고 밝혔다.
또 “반딧불이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선 ▲부유체 ▲계류시스템 ▲다이나믹케이블 ▲풍력터빈·부유체 결합 ▲부유식 해상변전소 등의 도전과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우리나라는 부유식 프로젝트 개발에 필요한 다양한 공급망을 이미 갖추고 있어 에퀴노르의 기술력과 국내 기업 협업에 더해 정부 지원이 뒷받침된다면 글로벌 리더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반딧불이 참여 국내기업 역할 공유
오후 세션에서는 반딧불이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삼성중공업, 포스코이앤씨, 두산에너빌리티가 ▲부유식해상풍력 설계·실행관리와 미래방향 ▲부유식해상풍력 육상공사와 해상 운송·설치 추진현황 ▲대형 풍력터빈 솔루션을 주제로 발표를 이어갔다.
지광습 고려대 교수가 좌장을 맡은 패널토론에는 ▲성진기 한국풍력산업협회 부회장 ▲박도현 에퀴노르 전무 ▲윤병협 삼성중공업 상무 ▲김동현 포스코이앤씨 상무 ▲박지웅 두산에너빌리티 팀장 ▲송해순 지멘스가메사 이사가 참석해 국내 부유식해상풍력 활성화를 주제로 다양한 의견을 교환했다.
성진기 풍력산업협회 부회장은 “해상풍력 분야 LCR에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관건인데 부유식의 경우 특히 부유체·풍력터빈 국산화와 프로젝트 건설·유지보수 전략에 신경써야한다”며 “부유식해상풍력 개발에 수반되는 다양한 리스크를 어떻게 최소화하냐에 따라 프로젝트 성패가 좌우된다”고 말했다.
송해순 지멘스가메사 이사는 두산에너빌리티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한 지속적인 협력으로 양사 기술력과 경험을 녹여내 국내 해상풍력 생태계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송해순 이사는 “두산에너빌리티 창원 풍력공장의 개선작업을 거쳐 지멘스가메사 14MW급 모델을 연간 75기 조립할 수 있는 생산라인을 구축할 예정”이라며 “중장기적으로 기술이전을 통한 독자 생산능력을 확보할 수 있는 라이센스 계약도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