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렉트릭파워 박윤석 기자] 영국 해상풍력산업의 특징을 설명할 때 자주 등장하는 표현 가운데 하나가 ‘지식공유’다. 이는 기술을 포함하는 포괄적 개념으로 정부는 물론 산학연이 함께 해상풍력 시장 성장을 견인할 지식을 공유함으로써 프로젝트 시행착오를 줄여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는 시스템을 의미한다.

영국이 해상풍력 강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산업화에 필요한 지식공유를 기반으로 개방적인 방식의 프로젝트 개발을 추진했기 때문이다. 해상풍력 개발과정에서 반드시 필요한 기술개발 분야를 산업계와 꾸준히 협의해 가이드라인을 제시함으로써 사업 리스크를 최소화한 것이다.

이 같은 지식공유 개념에 부합하는 연구활동으로 영국 정부의 탄소중립 실현과 해상풍력 기술 성장을 이끌고 있는 대표적인 조직이 ORE Catapult다.

ORE 캐타폴트는 풍력·파력 등 해양에너지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정부 지원 기술연구센터로 Offshore Renewable Energy의 약자를 따 2013년 설립됐다. 영국 정부가 지속가능한 미래 경제성장을 이끌 핵심 신성장 분야 기술혁신으로 양질의 제조업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지원하고 있는 9개 캐타폴트 센터 가운데 하나다.

2019년 당시 블리스(Blyth), 글래스고(Glasgow), 레븐머스(Levenmouth) 3개 지역에 불과했던 운영센터는 현재 그림스비(Grimsby), 애버딘(Aberdeen) 등 8개로 늘어났다. 350여 명의 전문인력은 각 지역센터에 특화된 테스트·전략기획·실증 등의 업무를 수행 중이다. 레븐머스 센터에는 과거 삼성중공업에서 인수한 7MW 풍력터빈이 연구용으로 활용되고 있다.

ORE 캐타폴트의 주요 기능 중 하나는 초기 아이디어 수준의 기술을 산업화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도록 가교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산업계가 필요로 하는 기술을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도 맡고 있다.

이 같은 기술개발 지원을 통해 지금까지 ▲중소기업 지원 1,481건 ▲산업계 협업 1,408건 ▲대학 협업 947건의 성과를 거뒀다.

다양한 현장 상황 구현한 실험동 갖춰
ORE 캐타폴트는 해상풍력 분야 연구를 비롯해 부품테스트·지반조사·자원평가 등 해상풍력 개발에 필요한 전문기술과 시험장비를 보유하고 있다. 주요 연구사업인 블레이드·베어링·해저케이블 등의 테스트는 블리스 연구센터에서 수행 중이다.

ORE 캐타폴트는 차세대 해상풍력 시장으로 주목 받고 있는 부유식해상풍력 분야에 대한 선제적 대응을 위해 2019년 FOW CoE 센터도 설립했다. 다이나믹 케이블, 계류·앵커시스템, 건설, 운영 등 부유식해상풍력 분야 전반에 걸친 기술 상용화를 위해 글로벌 개발사들과 협력 파트너를 맺고 있다.

ORE 캐타폴트는 부품이 특정 기준에 부합하는지 확인하는 인증업무뿐만 아니라 다양한 현장 상황에서 설계수명 이상의 성능을 발휘해 상용화할 수 있는지 테스트하는 연구센터다. 여러 실험동에 설치된 각종 시험장비는 다양한 현장상황을 그대로 재현함으로써 부품 신뢰성과 내구성을 검증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GE가 개발한 해상풍력터빈 할리아드 모델의 블레이드와 나셀 테스트도 이곳에서 이뤄졌다.

ORE 캐타폴트는 해상풍력터빈 블레이드 시험과 관련해 표면 마모 정도를 테스트하는 별도 연구소도 두고 있다. 이곳에서는 각종 코팅 처리된 블레이드 샘플을 테스트 장비에 넣고 최대한 현장과 유사한 조건에서 표면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확인하는 시험을 수행한다. 해당 코팅방식이 적합한지를 살피는 동시에 보다 향상된 블레이드 표면처리 방식을 찾는 역할도 하고 있다.

ORE 캐타폴트는 정부예산을 비롯해 공공 R&D 기금과 시험인증을 통한 수입으로 운영되고 있다. 매년 1,500만 파운드(약 270억원) 수준의 정부 지원금을 받고 있는 가운데 블레이드 등 테스트 장비 업그레이드를 위한 대규모 정부 예산도 확보해 해상풍력 기술 고도화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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