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해상풍력 시장 왜 매력적인가] ②글로벌 공급망 기업 앞다퉈 사업 확장 거점 마련
[영국 해상풍력 시장 왜 매력적인가] ②글로벌 공급망 기업 앞다퉈 사업 확장 거점 마련
  • 박윤석 기자
  • 승인 2024.09.26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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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테드·지멘스가메사 등 선두기업 현지화 전략 가속
프로젝트 개발 효율화 나서…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져
영국 현지에 건설 중인 세아윈드 모노파일 생산공장
영국 현지에 건설 중인 세아윈드 모노파일 생산공장

[일렉트릭파워 박윤석 기자] 에너지 안보와 녹색 무역장벽에 대응하기 위한 재생에너지 확대 필요성이 점차 커지면서 기후위기 대응이 국가 경쟁력으로 작용하는 시대다. 대표적인 기후위기 대응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는 해상풍력은 탄소배출 저감이란 정책 실현 이외에도 시장 확대를 통한 신규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꼽힌다.

이미 안정화 단계에 접어든 유럽에 이어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들로 글로벌 해상풍력 시장이 옮겨가는 추세인 가운데 원활한 프로젝트 추진을 위한 각국 정부의 대응책도 다양해지고 있다.

국가별 산업 환경과 전력시장 구조에 따라 해상풍력 활성화 정책이 조금씩 다르게 구현될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관련 공급망과 인프라 구축은 공통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안이다.

1990년 이후 전력시장 민영화를 적극 추진한 영국은 해상풍력 분야에서도 자유로운 시장경쟁을 바탕으로 관련 공급망 생태계와 시장가격 안정화를 꾀하고 있다. 임대 라운드, CfD 등 정부 주도 정책에 더해 자유무역항을 활용한 배후항만 구축과 금융지원으로 해상풍력 개발이 원활히 추진될 수 있는 시장 환경을 만들었다.

이와 함께 CfD(차액결제거래) 정부 지원금 지급 조건으로 사업자의 공급망 현지화 계획을 살펴 제조기업의 영국 내 생산라인 구축을 유도하고 있다.

이 같은 해상풍력 활성화 지원 전략에 힘입어 시장 확대 가능성을 확인한 개발사·제조사 등 글로벌 공급망 기업들이 현지 투자를 이어가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까지 살아나는 선순환 구조가 정착됐다.

특히 해상풍력 제조업 분야 공급망 현지화는 안정적인 프로젝트 추진을 뒷받침해 비용효율적인 개발을 가능하게 했다. 기업 입장에서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야 하는 현지화 작업의 경우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시장이 전제돼야 한다는 점에서 영국 해상풍력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지멘스가메사는 2016년 험버 지역 헐 항구에 건립한 풍력터빈 블레이드 공장의 증설작업을 마치고 지난해 상반기부터 재가동에 들어갔다.
지멘스가메사는 2016년 험버 지역 헐 항구에 건립한 풍력터빈 블레이드 공장의 증설작업을 마치고 지난해 상반기부터 재가동에 들어갔다.

공급망 현지화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져
현재 영국에는 8개 지역에 걸쳐 자유무역항이 가동 중인 가운데 올해 안에 4곳이 더 운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영국 해상풍력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물류 편의성을 갖춘 항구를 풍력터빈 기자재를 비롯해 하부구조물·해저케이블 등을 조립·보관·운반할 수 있는 배후항만으로 활용한다는 점이다. 또 건설 후 프로젝트 운영에 필요한 모니터링센터와 연관 공급망 기업이 인근 지역에 클러스터를 형성하고 있다. 이 같은 해상풍력 공급망 생태계 구축은 새로운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영국 중동부에 위치한 험버 지역의 그림스비 항구는 해상풍력 시장 확대로 지역경제가 다시 되살아난 대표적인 곳이다. 해당 지역에는 글로벌 해상풍력 개발·운영실적 1·2위를 기록하고 있는 오스테드와 RWE가 현재 가동 중인 사이트 운영을 위해 모니터링센터를 두고 있다. 두 회사는 국내 시장에도 진출해 대규모 해상풍력 프로젝트를 개발 중이다.

해상풍력터빈 글로벌 공급실적 선두를 달리고 있는 지멘스가메사는 2016년 영국 험버 지역 헐 항구에 4억 파운드(약 7,100억원)를 투자해 풍력터빈 블레이드 공장을 건립했다. 2022년 시장 수요에 대비한 증설작업에 들어가 지난해 상반기 재가동을 시작했다.

1,400여 명의 지역 근로자가 현재 양산 중인 14MW급 해상풍력터빈 블레이드 제작에 참여하고 있는 가운데 개발단계에 있는 20MW급 해상풍력터빈 블레이드도 이곳에서 생산될 예정이다.

지멘스가메사가 영국을 비롯한 독일, 덴마크, 프랑스, 대만에 블레이드 생산라인과 나셀 조립공장을 운영 중인 것에서 알 수 있듯이 해상풍력 시장이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잇는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있다.

RWE가 개발한 219MW 규모 험버 게이트웨이 해상풍력단지(사진=RWE)
RWE가 개발한 219MW 규모 험버 게이트웨이 해상풍력단지(사진=RWE)

세아윈드 영국 공장 내년 초 가동
영국이 글로벌 해상풍력 시장에서 경쟁력을 발휘하는데 영국수출금융청(UKEF)의 자금지원도 한몫했다. 영국수출금융청은 정부자금을 직접 대출해주거나 보증을 통한 금융권 대출로 해외기업의 영국 진출을 돕고 있다.

세아제강지주 자회사인 세아윈드도 영국수출금융청의 지원을 받아 영국 현지에 모노파일 생산공장을 건설 중이다. 2022년 7월 착공에 들어가 현재 80% 가까운 공정률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올해 연말 준공 후 2025년 1분기부터 본격적인 가동을 계획하고 있다.

세아윈드가 영국에 건설 중인 모노파일 생산공장은 뉴캐슬에서 남쪽으로 약 50km 떨어진 티사이드 프리포트 경제특별지구에 들어선다. 36만m2(약 11만평) 부지에 건평 10만m2(약 3만평) 규모로 건립 중이다.

생산시설에서는 15MW급 해상풍력터빈을 지탱할 수 있는 1,900톤 규모 직경 10m 모노파일을 연간 210기 생산할 수 있다. 이곳에서 생산 가능한 모노파일 최대 크기는 직경 15m, 길이 125m다.

세아윈드는 모노파일 공장에 당초 계획보다 많은 1조5,000억원 규모의 건설비를 투입했다. 이 가운데 절반가량을 영국수출금융청이 보증 지원했다. 영국 정부도 세아윈드에 1억6,000만 파운드(약 2,800억원)의 정책자금을 지원해 현지화를 돕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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