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기술 하나로 ‘통신강국 한국’을 만들다
전원기술 하나로 ‘통신강국 한국’을 만들다
  • 최옥 기자
  • 승인 2010.02.02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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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INTELEC 개최 주역 이건수 동아일렉콤 회장

 

‘기술자 양성’의 꿈으로 시작한 20여 년 전원산업 ‘외길’
아시아 2번째 ‘INTELEC 2009’ 개최… 세계 속 한국 알려

세계통신에너지국제학술대회 2009(INTELEC 2009; International Telecommunications Energy Conference 2009)가 국제전기전자기술자협회(IEEE) 주최, 대한전기학회(KIEE) 주관으로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지난해 10월 18일부터 22일까지 5박 6일 간의 일정으로 열렸다.

IEEE Power Electronics Society 주관 아래 1978년 미국에서 처음으로 열린 INTELEC 학술대회는 미국과 회원국이 번갈아 가며 매년 10월경에 개최하고 있는 저명한 에너지 관련 대규모 국제학술대회 중 하나다. 녹색성장을 기조로 하는 전 세계적인 이슈에 부합하는 연구 논문발표 및 전시회가 개최되는 학술대회이다.

특히 INTELEC 학술대회는 에너지 절약형 통신전원시스템의 개발과 그 관련 기술에서 출발해 최근 신재생 에너지와 같은 Green Energy를 포함한 분야로 확대되고 있는데, 녹색성장을 기조로 하는 전 세계적인 이슈에 부합하는 연구 논문발표 및 전시회가 주로 개최돼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하지만 INTELEC 학술대회는 2003년 일본에서 열린 것을 제외하고는 아시아 국가에 개최된 적이 전무할 정도로 쉽게 넘볼 수 없는 벽이었다. 그 높디높은 벽을 허물고 지난해 우리나라가 아시아 국가로서는 2번째로 이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그 일련의 과정에 있어 12년 간 학술대회 개최를 준비해오고, 이를 성사시킨 이가 있다. 한국의 우수한 통신기술, 세계 일류의 전원시스템 기술력을 보여준 이건수 동아일렉콤 회장이 그 주인공이다.

12년에 걸친 집념의 산물 ‘INTELEC 2009’ 개최

 

 

“그린에너지다, 녹색성장이다 해서 지금도 에너지 절감에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지만, 앞으로도 계속 ‘에너지 절약’은 전세계적인 화두가 될 것입니다. 동아일렉콤은 30여 년 전원시스템 개발에 집중해 온 기술노하우를 발판으로 ‘세계 초일류 에너지시스템 전문기업’이 되기 위해 회사의 명운을 걸었습니다.”

서울 중구에 위치한 동아일렉콤 서울사무소에서 만난 이건수 회장은 2시간 30분의 긴 인터뷰 시간 동안 ‘에너지 절감’에 대한 중요성과 소신을 가장 많이 강조했다.

사실 그가 지난 86년 동아전기를 인수해 지금의 동아일렉콤에 이르기까지 근 20여 년간 걸어온 길 또한 이와 다르지 않다. 고안정성, 고효율의 전원기술 및 전원시스템을 개발하는 데 쏟은 지난 20여 년은 곧 이전보다 좀더 높은 효율의 제품을 개발함으로써 에너지를 그만큼 덜 쓸 수 있도록 하는 고된 고민의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에너지 절감기술에 대한 논문발표가 대거 이뤄지는 세계 유수의 통신에너지 학술대회인 INTELEC 학술대회가 우리나라로서는 최초로, 또 아시아 국가로서는 2번째로 지난해 10월 인천에서 열렸다. INTELEC 2009에는 30여 개국 700여 명의 산업계 및 학계, 연구계의 전문가가 참여해 신재생에너지, 차세대초고속 인터넷망(FTTP), 통신기기 등의 신기술과 활용에 대한 발표와 토론을 펼쳤다. 에너지 및 통신에 관한 전세계의 핫 이슈가 바로 이곳에서 다뤄지면서 세계인의 시선이 한국에 집중됐다.

INTELEC 2009 한국 유치는 본 대회 명예회장인 이건수 회장이 12년 전 달성해 놓은 결과다. 이 학술대회의 중요성을 인식한 이 회장은 동아일렉콤이 개발한 기술을 1989년부터 거의 매년 이 대회에 논문으로 발표했다. 당시 기업연구소가 논문을 이 대회에 발표한 것은 동아일렉콤이 유일했다. 특히 이 회장은 INTELEC 대회 유치를 위해 동분서주하다 지금으로부터 12년 전 대회 주최측으로부터 유치를 허락받았으며, 이 사실은 2005년 공식적으로 확정, 발표됐다. 이 회장의 12년에 걸친 집념의 산물인 셈이다.

‘전원 불모지’ 한국에 기술의 꽃을 피우다

 

이건수 회장이 부도 직전의 동아전기를 인수해 본격적으로 전원사업에 뛰어든 것은 지난 1986년.

 

우리나라로서는 1980년대는 국내 정보산업의 기틀이 잡힌 시기라 할 수 있다. 1981년 한국전기통신공사(한국통신 KTA) 출범에서 1988년 행정전산망 사업 추진까지 우리나라 정보통신 기반이 확충된 것이 바로 이 시기였다.

85년 당시만 해도 인구수 4,000만명의 우리나라에는 고작 480만개의 유선 회선만이 깔려있었다. 인구수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회선수였다. 이런 상황에서 국산 전전자교환기인 ‘TDX-1’이 개발에 성공하면서 2년 후인 1987년 1,000만 회선 돌파의 결정적 전환점이 됐다.

당시 동아일렉콤(당시 동아전기)은 TDX-1 개발 중 핵심분야라 할 수 있는 전원장치 분야에 참여해 우리나라 정보통신산업 역사에 큰 획을 그었다. 이는 단지 정보통신산업 발전뿐만이 아닌 ‘전원 불모지’로 알려진 우리나라 전원산업 성장의 첫 발을 내딛은 것이었다.

“전원분야는 지금이나 그때나 빛이 안 나는 분야입니다. 기계를 동작시키는, 사람으로 비유할 때 심장과도 같은 것이 전원인데, 사람들이 보기에는 제품 안에 파묻혀 드러나질 않으니 그 중요성을 인식하기가 쉽지 않죠. 그래서 전기,전자 분야 중에서도 특히 전원분야는 사람들이 처음부터 뛰어들 생각을 하지 않는 것 같아 아쉽기만 합니다.”

이 회장은 현 동아일렉콤의 전신이었던 동아전기를 인수할 당시 ‘기술자를 키워야겠다’는 마음가짐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고 말한다. 장마철이면 침수되기 일쑤였던 허름한 공장에서 일하는 기술자들의 눈빛이 지금의 그를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당시 동아전기는 전원의 불모지인 한국에서 첨단 전원기술을 국산화하고도 자금이 부족해서 주인이 여러 차례 바뀌는 등 도산위기에 직면해 있었습니다. 그런 회사를 인수하려고 하니 주변에서 만류가 상당했지요. 하지만 저는 지금도 그때 직원들의 눈빛을 잊을 수가 없어요. 기술 연구진들의 열의만을 보고 인수를 결심하게 됐지요.”

지금도 이 회장은 다른 어떤 것보다도 사람 욕심이 많다. 사람 욕심이라 함은 단순히 직원수나 규모를 의미하는 게 아니다. 회사를, 그리고 나아가 국가를 움직일 기술인력에 대한 욕심이다.

동아일렉콤은 현재까지 미국, 일본, 베트남,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세계 37개국에 걸쳐 막대한 수출 실적을 거뒀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직원수는 300명 정도에 불과하다. 그 중 전체직원의 40% 가량이 연구인력이다. ▲기술력 ▲인재 ▲기업문화, 이 회장이 꼽는 동아일렉콤의 핵심역량 3가지 중 두 가지가 바로 여기서 나오는 것일 듯. 사람에 대한 믿음은 회사의 성장으로 이어졌다.

단 한가지 기술로도 세계를 흔들 수 있다” 설파

이미 이순을 넘긴 이 회장은 회사를 발전시켜 나가는 것 외에 2가지의 다른 꿈이 있다고 밝혔다. 한가지는 어려운 가정환경 속에서도 열심히 노력하는 효자, 효녀를 찾아 공부시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6.25 참전용사 후손들을 찾아내 그들을 돕는 일이다.

베트남에 학교를 2곳이나 설립하고 경희대, 숙명여대 등에 장학금을 지원하는 등 이 회장은 그동안 국내외를 할 것 없이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이라 할지라도 끝까지 공부에 대한 열정을 포기하지 않도록 지원자 역할을 자처해 왔다. 지금까지 그의 육영활동으로 장학금을 지원받은 국내 대학생만 250여 명에 이를 정도다. 때문에 그의 첫 번째 꿈은 수긍이 간다.

1942년생인 이 회장은 어린 시절 한국전쟁 이후의 처참한 실상을 보고 커왔다. 때문에 어느 누구보다도 전쟁 후의 아픔을 생생히 느끼고 당시 나라를 구하기 위해 희생한 참전용사들에게 더없는 고마움을 느끼며 살아왔다고 말했다.

지난해 6월 한국전쟁 발발 59주년을 맞아 당시 UN군으로서 한국전쟁에 참전한 101명의 참전용사들이 다시 한국을 찾았다. 이제는 백발이 뒤덮인 그들에게 이 회장은 감사의 편지와 선물을 전달하며 마음속 깊은 고마움을 표했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이제는 그때의 참혹했던 전쟁상황을 기억하지 못하고 있어 안타까울 뿐입니다. 저는 지금 이렇게 훌륭하게 발전한 우리나라의 모습을 볼 때면 전쟁 후 참혹했던 순간을 떠올리며 가슴이 벅차오르곤 합니다. 현재의 대한민국이 있기까지 희생된 수많은 분들에게 늘 고마움을 느끼며 삽니다.”

인터뷰 말미에 이 회장은 “동아일렉콤은 30여 년 동안 오로지 전원시스템 한 가지만으로 승부해 세계적인 일류 기술로 인정받았다”며 “단 한 가지 기술만으로도 우리나라를 빛낼 수 있다는 사실을 많은 젊은이들이 인식하고 끊임없이 도전해 나갔으면 좋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건수 회장의 이름 앞에는 ‘전원장치 분야를 평정한 거인’이란 수식어가 뒤따라 다닌다. 전원산업 불모지였던 우리나라를 세계 일류 전원 기술 보유국으로 만든 이 회장의 저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수식어다.

이 회장은 기술 경시 풍조 등으로 전기,전력 분야에 대한 관심이 희미해져 버린 지금의 현실에서 앞으로 대한민국의 미래를 짊어지게 될 젊은이들이 단 한 가지 기술만으로도 세계를 평정할 수 있는 거인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들에게 자신의 삶이 그와 같은 꿈을 꾸게 하는 하나의 ‘모델케이스’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건수 동아일렉콤 회장은…

전원장치 분야를 평정한 ‘거인’

한국통신산업의 산 증인, 통신업계의 대부, 전원장치분야를 평정한 거인 등등. 이건수 회장에게는 그를 일컫는 수식어가 많다. 또한 이 수식어는 그가 어떤 인물인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그 중에서도 ‘전원장치 분야를 평정한 거인’이라는 수식어는 전원산업 불모지였던 우리나라를 세계 일류의 전원시스템 기술 국가로 자리매김하는 데 가장 큰 공을 세운 그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수식어가 아닐지.

<약력> 1942년 생 ▲1964. 2 경희대학교 졸 ▲1986. 6 연세대학교 산업대학원 수료 ▲1999. 3 경희대학교 명예경영학박사 ▲1999. 8 고려대학교 언론대학원 수료 ▲2001. 5 미국 Fairleigh Dickinson University 명예인문학박사

<경력> ▲1968. 1 뉴욕 K.S무역, HAN & LEE (주) 대표이사 ▲1984. 2 DELTA POWER ELECTRONICS ENGINEERING CORP.설립 ▲1986. 4 ㈜동아일렉콤 대표이사 사장 ▲1997. 1 ㈜동아일렉콤 대표이사 회장 ▲1997. 1 한국통신학회 부회장 ▲1998. 12 사단법인 한·인도차이나 정보통신연구회 이사 ▲1999. 1 정보통신부 장관 고문 ▲1999. 2 전국경제인연합회 상임이사 ▲2000. 3 대통령 경제특사 고문 ▲2000. 6 한국정보통신산업협회 부회장 ▲2001. 4 대통령 특사 고문 ▲2008. 1 17대 대통령당선인 인수위원회 위원장 자문위원 ▲2008. 3 IEEE Intelec 2009 명예회장

<상훈> ▲1999. 4 은탑 산업훈장 수훈(제 564호) ▲1991. 4 동탑 산업훈장 수훈(제 893호) ▲2002. 9베트남 정부 훈장 수훈(통신발전 기여) ▲1989. 6 대통령 표창(국가산업발전 기여) ▲1993. 3 대통령 표창(성실 납세) ▲1996. 4 국무총리 표창(이동 통신용 전원개발) ▲1992. 4 국무총리 표창(수출진흥) ▲1999. 1 정보통신부장관 표창(CDMA 수출기여)

▲1997. 12 정보통신부장관 표창(정보통신 산업발전 기여) ▲1989. 4 체신부장관 표창 (TDX개발 성공) ▲1990. 4 한국통신사장 표창(TDX 2000만회선 공급에 공헌) ▲1989. 3 국세청장 표창(성실 납세자) ▲2005. 1 정보통신부장관 공로패(정보통신산업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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