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운전, 안전성 확보가 최우선 추진 조건”
“계속운전, 안전성 확보가 최우선 추진 조건”
  • 박재구 기자
  • 승인 2007.06.05 10: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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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송명재 한수원 발전본부장

▲ 송명재 발전본부장
“고리 1호기는 현재 우리나라가 세계 6위의 원자력대국으로 성장하는데 원전 맏형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다했으며, 앞으로도 계속운전을 통해 또 다른 맏형의 역할을 해야 한다.” 우리나라 최초의 원전인 고리 1호기 가동 30년을 앞둔 가운데 국내 원전의 운영을 총괄하고 있는 한수원의 송명재 발전본부장은 고리 1호기를 토대로 현재 가동 중인 20기의 원전이용률이 세계 Top Class로 운영되고 있다며 이는 원전 설비의 안전성과 건전성을 토대로 한 안정적인 운영이 이뤄지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나라 원자력발전 시대를 개막한 고리 1호기는 1977년 6월 19일 임계에 도달한 후 1977년 6월 26일 전기를 생산하기 시작해 오는 6월 18일이면 설계수명 30년에 도달한다. 국내 원전은 2006년도 평균이용률 92.3%를 기록, 세계 원전의 평균이용률 79.5%를 훨씬 상회하는 우수한 운영 실적을 나타내고 있다.

“선배들의 선구자적인 열정과 우리 모두가 노력한 결과 우리나라도 명실 공히 원자력 선진국 대열에 들어섰다. 계속적으로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세계 상위의 운영 성과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내 원자력발전 시대를 연 고리 1호기는 현재 우리나라가 세계 6위의 원전강대국이 되는 데 그 초석이 됐으며 안정적인 에너지원의 공급으로 국가 경제발전의 원동력이 되어 왔다는 점에서 국내 전력사에서 가지는 의미가 매우 크다.

송 본부장은 “원전 도입 시 아무런 기술과 경험이 없는 가운데 건설과 운영을 시작한 국내 원자력발전이 이제는 신형경수로인 APR1400까지 개발하고 원전의 해외수출을 추진하는 단계에까지 이르렀다”며 “지난 70년대 두 차례의 석유파동을 겪으면서 탈석유 전원정책으로 추진한 고리 1호기는 우리나라가 경제개발 5개년 계획추진 등으로 농업사회에서 산업사회로의 전환 시 급격한 에너지수요에 대처한 에너지원으로써 국가 경제발전에도 크게 기여했다”고 강조했다.

“계속운전 우려, 당연하고 오히려 고맙게 생각한다”

오는 6월 설계수명 30년을 맞이하는 고리 1호기는 계속운전을 추진하고 있다. 2005년 정부가 원자력법을 개정, 장기가동원전의 안전성평가에 대한 기준을 마련함에 따라 한수원은 지난해 6월 국내 최초로 고리 1호기의 안전성을 평가한 계속운전 안전성평가서를 정부에 제출해 심사 중에 있다.

송 본부장은 고리 1호기가 국내 최초의 계속운전 대상이다 보니 지자체, 지역주민들의 관심이 더욱 큰 것이 사실이라며 한수원은 고리 1호기의 계속운전은 안전성 확보를 최우선으로 추진하고 있고 이에 대해 지역주민들에게 이해를 구하고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음을 밝혔다.

“설비 상태를 직접 눈으로 확인해 안심할 수 있도록 지역주민을 발전소로 초청해 홍보하고 계속운전의 사실을 알려주는 단체별 설명회를 시행하고 있으며, 대규모 지역주민 설명회도 추진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지역주민들의 의견수렴을 위해 지자체, 지역주민과 함께 주민협의체를 구성해 협의안을 도출할 예정이다.

아울러 송 본부장은 고리 1호기의 계속운전 추진과 관련 설비 건전성과 안전성을 우려하는 목소리에 대해 “당연하고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평소 일반국민의 경우 원전 운영에 크게 관심을 가지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계속운전이라는 사안을 통해 원전 안전에 관심을 가짐으로써 원전에 대해 좀 더 깊이 알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 아울러 원전을 운영하고 있는 우리 입장에서도 원전 설비의 안전성 확보에 대해 국민들에게 알리고 기회가 될 것이며 더더욱 안전에 신경 쓰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 나아가 이런 과정을 통해 일반국민들과 원전 운영자가 하나의 인식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송 본부장은 안전이 무엇보다 중요한 원전의 특성상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것은 당연하지만 최종적으로 기술적 판단은 전문가가 하는 것임을 이해하고 그 판단에 신뢰를 가져줄 것을 당부했다.

“그동안 오랜 원전운영 경험을 가지고 있고 고리 1호기와 유사한 해외 원전의 계속운전 사례도 많이 연구했다. 현재 계속운전을 실시하고 있는 해외 원전에 비해 고리 1호기의 설비 안전성이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고 자신하고 있다.” 하지만 송 본부장은 자만하지는 않을 것임을 강조했다. “우리가 미처 생각지 못했던 점을 규제기관에서 지적해 줄 수도 있다. 안전한 운영에 하자가 없도록 만전을 기하겠다.”

“원자력발전에 대한 사회적 인식 전환 이뤄져야...”

국내 원자력발전이 시작된 지도 30년의 시간이 흘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원전은 갈등의 주요 대상이 되고 있다. 송 본부장은 원자력발전을 비롯한 중요 국책사업에 대한 일반국민들의 의식이 변해야 함을 지적했다.

“지역주민들과의 마찰은 비단 원자력 사업뿐만 아니라 사회전반적인 현상으로 보인다. 유독 원전 문제가 조명 받는 것은 원자력이 주는 이미지나 메시지가 주는 효과가 크기 때문이고 그런 이유로 특히 원전 사업이 더 어려움을 격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위기란 위협과 기회를 동시에 포함하는 것. 정 본부장은 오랜 시간 어려움을 겪은 방폐장 부지 선정 과정이 오히려 원자력발전을 국민들에게 제대로 알리는 계기가 되었음을 역설했다.

“지금까지는 피상적이었지만 방폐장 문제를 통해 원자력발전에 대한 의견을 전달하기 위해 노력했고 효과도 있었다고 본다. 결과적으로 방폐장 확보에 성공했고 그 과정을 통해 원자력발전에 대한 인식수준도 많이 달라졌다고 본다.”

아울러 이제는 원전 사업자의 자세도 많이 달라졌다고 정 본부장은 말한다. “70~80년대 원전 도입 시에는 국가적 사업추진이라는 당위성으로 국민의 원전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구하는 노력이 다소 미흡해 국민적 신뢰를 쌓아가는 것이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원전에 대한 국민적 불신을 극복하고 향후 지속되어야할 원전사업을 원활히 추진하기 위해서는 원전의 안전성 확보뿐만 아니라 국민의 이해 확보를 통해 국민적 합의를 도출해 내야 함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

초기 경제성과 안전성에 대한 타당성만 있으면 원전 사업의 정당성을 주장해 왔지만 이제는 그것이 다가 아니라는 인식의 전환이 이뤄져 지역주민들과 어울려 사랑받는 원자력발전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정 본부장은 강조했다.

“특히 지역 원전본부장과 현장에서 근무하는 요원들에게 지역사회와 국민들이 바라보는 시각을 인지하고 아우를 수 있는 사회성을 가미해 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다만 정 본부장은 원자력발전이 지역주민들과 국민들에게 사랑받고 환영받도록 해야 하지만 그러기 위해 지역주민들의 요구에 무조건 응하는 것은 해결책이 아님을 지적했다.

“사업자와 지역주민들이 인간적 유대관계를 강화하는 것은 당연히 좋은 일이지만 문제 해결이 보상 쪽으로만 흐르는 것은 우려할 부분이다. 원칙적인 틀 안에서 문제를 처리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볼 때 모두에게 바람직하다.”

“결국 모든 혜택은 국민들이 받는 것이다.” 정 본부장은 원자력발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전환이 이뤄지기를 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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