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도약으로 ‘Great Company’ 만들겠다
새로운 도약으로 ‘Great Company’ 만들겠다
  • 양현석 기자
  • 승인 2010.01.08 14: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COVER STORY]

혁신에 대한 의지가 글로벌 경쟁력의 원천될 것
KEPCO 인사시스템 혁신, 민간기업이 벤치마킹
전기요금 연료비연동제와 가격상한제 동시 추진

한 사람의 경영자가 얼마나 기업을 변화시킬 수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인물이 김쌍수 KEPCO(한전) 사장일 것이다.

그의 개혁 의지는 다소 정적이었던 KEPCO의 문화를 대단히 역동적으로 변모시켰고, 민간기업 이상의 수익성 마인드를 갖출 수 있게 했다.

이에 더해 지난해 말에는 대한민국 수출 역사에 길이 빛날 UAE 원전 수주를 성사시켜 국가적 영웅으로 떠올랐다.

김쌍수 사장은 이번 수주에 대해 “UAE 원전 수주는 이명박 대통령의 적극적인 세일즈 외교와 정부의 강력한 지원 하에 한전 및 협력사들이 이룩한 쾌거로서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사건으로 기억될 것”일라며 그 의미를 부여했다.

또 김 사장은 “한국의 신형경수로 APR1400이 이번 입찰과정을 통해서 세계적인 전문가 그룹으로부터 공식적으로 인정받아 세계무대에 우뚝 서게 됐다”는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본지는 2010년 신년호를 맞아 KEPCO를 ‘GREAT COMPANY’로 성장시키고 있는 김쌍수 사장으로부터 그동안의 혁신과 새해 계획을 들어봤다.

사자와 가젤처럼 질주해야 기업 경쟁 승리

Q KEPCO 사장으로 부임하신지 1년 반 여의 시간이 지났습니다. 그동안의 소감을 밝히신다면.

A 2008년 8월 취임한 이래 ‘Great Company’라는 경영모토를 내걸고 강한 열정과 실행력을 갖춘 ‘Right People’을 양성하고, 차별화된 부가가치를 창출해 고객에게 제공하며, 경쟁에서 이기는 강한 조직문화를 구축하기 위해 힘써 왔습니다.

그 방법론으로는 TDR(Tear Down & Redesign)과 6σ(시그마)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경영성과 극대화와 구성원의 업무역량 제고에 노력하고 있으며, 혁신친화적 조직문화 구축을 위해 현장을 직접 찾아가 직원들과 직접 접촉하면서 혁신 마인드 함양을 도모했습니다. 그 결과 변화를 추구하고 혁신을 즐기는 역동적인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으며 건전한 위기의식도 서서히 확산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업이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아프리카 초원에 사는 사자와 가젤처럼 아침에 눈을 뜨면 항상 질주해야만 합니다.

이러한 위기의식이 조직 내부에 적정한 수준으로 조성돼야 역동적인 기업문화가 형성될 수 있고 이런 과정을 통해 형성된 변화와 혁신에 대한 의지가 지속가능한 글로벌 경쟁력의 원천이 되는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또 조직 및 인사혁신, 해외사업 수주 등 굵직굵직한 성공사례도 창출해 왔습니다. 이에 따라 외부에서는 다른 공기업의 모델이 되는 우리 KEPCO에서 전례가 없을 정도로 파격적인 혁신 성과가 나타나고 있는데 주목하고 있으며, 외부기관에서 우리를 벤치마킹하고 주요언론에도 우리의 혁신활동이 50차례 이상 보도되는 등 변화를 선도하는 기업으로의 위상을 확립해 가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Q KEPCO는 최근 인사를 단행했습니다. 파격적 인사가 계속돼 오고 있는데 그와 같은 인사를 단행하는 배경과 효과가 궁금합니다.

A KEPCO는 대표적인 공기업으로 그동안 승진이나 보직인사에서 인사청탁과 줄대기 등 부작용이 있다는 의혹을 받아왔습니다.

인사혁신은 이러한 의혹을 해소함으로써 공기업에 덧씌워진 무사안일한 이미지를 떨쳐버리고 내부경쟁을 통해 효율을 창출하는 혁신 기업으로 거듭나고자 하는 것이며, 국내 최대 공기업에 걸맞는 조직의 긴장감과 역동성을 갖추고자 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지난해 1월 ‘인사제도 혁신 TDR’ 조직을 구성해 승진인사와 관련된 각종 로비를 원천 차단하고 성과와 역량이 뛰어난 우수 인재가 승진할 수 있는 투명하고 공정한 승진제도를 마련했으며, 관행적 순환보직제도를 폐지하고 공개경쟁 보직제도 도입했습니다

인사 시스템 혁신을 통해 능력위주의 투명한 인사를 시행하는 큰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또 이런 성과가 알려져 민간기업이나 정부기관 등에서 우리 KEPCO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찾아오기도 하는 등 회사 이미지 제고에도 큰 기여를 한 바 있습니다.

우리 KEPCO는 앞으로도 능력 위주의 투명한 인사시스템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조직문화 차원으로 정착시켜 나가려고 합니다. 이런 노력을 통해 기업의 가장 큰 자산인 인재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나아가 기업역량을 극대화해 글로벌 KEPCO로 발전해 나가는 도약대로 삼고자 합니다.

Q 사장님은 KEPCO 역사상 최대의 혁신을 이뤄내고 있는 것으로 평가됩니다. 이런 혁신을 일궈낸 원동력은 무엇인지, 또 개혁을 통해 얻고자 하는 궁극적 목표는 무엇인지요.

A KEPCO는 현재 글로벌 에너지기업 중 10위 수준으로 손실률, 정전시간, 전압 및 주파수 유지율 등 전력회사의 경영지표 전반에서 세계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습니다. 또 공기업 고객만족도와 공공기관 청렴도 조사에서도 최상위권을 유지하는 등 우수한 성과를 거둔 바 있습니다.

이러한 성과는 ‘Good Company’라면 당연히 이룩해야 하는 성과일 뿐이고, 나날이 심화되고 있는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아 진정한 ‘Great Company’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α’가 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취임 이래 Great Company를 경영모토로 삼고, 강한 열정과 실행력, 글로벌 전문역량을 갖춘 Right People을 양성하고, 업무에 있어서는 각종 낭비는 제거해 가치를 창조하며, 고객에게는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고, 경쟁에서 이기는 강한 조직문화를 구축하기 위해 힘써 왔습니다.

그 방법론으로 TDR(Tear Down & Redesign)과 6σ를 도입해 경영성과 제고와 구성원의 업무역량 제고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특히 회사 전체 경영성과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덩치 큰’과제를 TDR 과제로 선정해 저를 비롯한 경영진이 직접 챙기고 있으며, 현재 일부 가시적 성과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은 시작 단계일 뿐이며, 진정한 성과는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야 시현될 것이라고 보기 때문에 아직은 뭐라 이야기하기에는 이르지 않나 생각됩니다.

다만 한 가지 언급해야 할 사항은 TDR 활동의 의의는 경영성과 창출 뿐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고 가치를 창조하는 과정에서 습득하는 성공체험에도 있다는 점입니다.

Stretch Goal 해결을 위해 문제를 새로운 관점에서 들여다보고 고민하는 과정에서 몸으로 체득하는 ‘현장의 지혜’야 말로 우리 KEPCO가 앞으로 Great Company로 발전해 가는 데 귀중한 밑거름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TDR 활동이 장기적으로 가져다주는 달콤한 열매를 아직 체험해 보지 못한 상황에서는 일부 반발도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러한 반발도 TDR 활동을 통한 성공체험이 하나 둘씩 조직 내부에 쌓이다 보면 자연스럽게 해소될 것입니다.

결국 현재 KEPCO의 혁신 수준은 아직은 도입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TDR 등 혁신활동의 추진 성과가 한해 두해 우리 KEPCO 전체 차원에서 열매를 맺어 가다보면 우리 모

두가 그 성과를 공유할 수 있게 될 것이고, 궁극적으로는 혁신이 더 이상 부담스러운 것이 아닌 일상적인 것이 되는 날이 올 것으로 기대합니다.

2010년 전기요금 연료비 연동제 시범 운영

Q 2010년 주요 경영 목표 및 계획을 말씀하신다면.

A KEPCO는 2020 비전 ‘Global Top 5 Utility for Green Energy’와 중장기 전략방향에 맞춰 2010년 경영목표를 설정했습니다. 2010년 주요 경영목표는 크게 ▲그린오션 선점 ▲사업영역 확장 ▲전력사업 운영 최적화 ▲경영시스템 선진화 등 4대 부문의 12개 전략과제로 구성됩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우선 ▲8대 녹색기술 개발을 통한 녹색성장 선도 : 저탄소 녹색성장을 선도하기 위해 KEPCO는 IGCC, 수출형 원전, 스마트그리드 등 8대 핵심 녹색기술을 선정하고, 이의 개발을 위해 2020년까지 3조2,534억원을 투자하기로 했습니다. 선진국과의 녹색기술 격차를 해소하고, 조기에 시장진입 토대를 마련해 2020년까지 약 10조원의 국내외 신규 매출을 창출할 계획입니다.

▲해외사업 확대 : KEPCO는 국내 전력수요 성장 둔화에 대응하기 위해 역점적으로 해외사업을 추진 중에 있습니다. 화력발전사업에 국한됐던 기존의 해외사업을 송배전, 신재생, 컨설팅 사업 등 전 영역으로 확대하고 진출지역을 다변화하고자 합니다. 2009년에는 5,280억원의 해외매출(UAE 원전 제외)을 달성했고, 2010년에는 880MW의 해외 발전용량 수주 확대(4,580→5,460MW)를 통해 6,200억원의 매출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또한, 호주, 인도네시아 등의 주요 자원메이저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해 발전연료의 자주개발물량을 적극 확대하고자 합니다.(유연탄 11%→16%, 우라늄 7%→15%)

이와 더불어 요르단, 터키 등 원전수출 핵심국가에 대한 차별화된 수주활동으로 한국형 원전 수출을 강화하고자 합니다.

▲최고 품질의 전력 공급 : 2010년에는 고객의 편의성과 기업성을 고려해 전기공급약관을 전면 개정하고, 전기요금의 연료비 연동제 시범사업 시행 및 전기자동차 관련 영업제도를 수립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영업창구 IT화를 통해 인터넷 기반의 업무 프로세스를 혁신해 고객 서비스를 강화하고, 고압고객(약 14만호)을 대상으로 실시중인 전력소비컨설팅시스템 적용대상을 저압 원격검침고객(약 5만8,000호)에게로 확대할 예정으로 있습니다.

한편, 전력수요 증가에 부응하는 적정수준의 친환경 전력설비를 건설하고, 송배전 설비투자의 경제성을 제고하고자 합니다.

▲경영 효율화 추진 : 2009년에는 경영위기 극복을 위한 초긴축경영으로 약 1조4000억원의 비용을 절감했습니다. 새해에도 지속적인 Cost Innovation을 통해 낭비요인을 사전에 차단하고, 효율적으로 예산이 집행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며 또한 TDR 및 6σ 등 자체 혁신 프로세스를 통해 실효성 있는 혁신활동을 전개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신성장사업으로 인력을 재배치해 인력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고, 사업소 및 물류센터를 광역화함은 물론, 전국에 산재된 14개 전산센터를 2012년까지 통합할 계획입니다.

▲투자비 조기집행 및 에너지복지활동 전개 : 2010년에 5조4,760억원(2009년 대비 5.3% 증가)의 투자예산을 편성하고, 상반기에 61%를 조기 집행해 국가경제의 활성화에 기여하고자 합니다.

또 서민생활 안정을 위해 전기요금 복지할인제도를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저소득층에 대한 최소한의 전기사용을 보장하는 한편, 사회봉사단 기금을 활용한 복지활동도 강화하고자 합니다.

스마트그리드 과열경쟁으로 ‘녹색버블’ 염려

Q 전력계 최대 이슈는 ‘스마트그리드’라고 할 수 있습니다. KEPCO가 생각하는 스마트그리드의 모습과 현재 진행되는 모습에 차이는 없는지요. 스마트그리드에 대한 관점이 다른 것 같기도 한데요.

A 스마트그리드는 기본적으로 전력망의 지능화를 기반으로 신재생에너지의 연계와 전기자동차 보급 확대를 통해 이산화탄소를 감축하고 에너지이용 효율화 및 소비자의 이익이 될 수 있는 전력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해관계에 따라 스마트그리드를 보는 인식이 상이하고 스마트그리드를 정의함에 있어서도 차이가 있는 것이 현실이며, 스마트그리드 사업을 비즈니스 관점에서만 접근해 일부 과열 경쟁으로 ‘녹색버블’이 염려되는 부분도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KEPCO는 스마트그리드 인프라 구축과 핵심기술 확보를 통한 전력망의 지능화에 중점을 둬 사업을 추진해 왔으며, 그간 전력IT 통합실증사업 추진 등 실증의 기반 마련을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해 왔습니다.

현재 실증단지 시범사업 5개 전 분야에 참여하고 있으며, 전력망에서 소비자에 이르기까지 종합적인 최첨단의 스마트그리드 통합운영시스템을 구축, 차별화된 스마트그리드 실증을 주도적으로 추진해갈 예정입니다.

Q 한전이라는 명칭을 KEPCO로 바꾼 것 역시 화제입니다. 국감 때도 이에 대한 질의가 있었는데 계속 추진하실 생각인지, 그리고 아예 회사명을 변경하실 생각은 없으신지.

A 잘 아시다시피 KEPCO는 원래 한전의 영문명칭입니다. 한전이 신성장동력으로 해외사업에 집중하고 있어 글로벌 기업에 맞게 'KEPCO'로 통일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당장은 한글타입 브랜드와 병행해 사용하되, 부자연스럽지 않을 경우 가급적 'KEPCO'로 사용하면서 점진적으로 단일화 해 나갈 계획입니다.

UAE 원전 수출은 한국 미래성장동력 확보한 것

Q UAE 원전 수주를 축하드립니다. UAE 외 원자력 등 해외사업에 대해 알려주십시오.

A 근래 들어 전 세계적으로 화석에너지 고갈 및 지구 온난화 현상 등 환경문제의 대안으로 원자력이 부상됨에 따라 제2의 원전 르네상스 시대가 도래하고 있습니다.

현재 세계 원전설비는 31개국에서 약 440기가 운전 중이며, 향후 2030년까지 약 300기의 원전을 추가 건설할 예정으로서, 약 900조원(3조원/1기)의 거대한 신규 원전시장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세계적으로 원전 수출능력 보유국은 6개국으로서, 실제 원전수출 경험이 있는 국가는 미국, 프랑스, 러시아, 캐나다 4개국 정도입니다. KEPCO는 국내 전력수요 증가가 현저히 둔화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KEPCO, 나아가 한국의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차원에서도 이번 해외 원전 수출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KEPCO는 2020년경 전체 매출액의 절반가량을 해외사업을 통해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그중 화력, 풍력발전사업 이외에 원자력이 상당부분을 담당할 수 있도록 해외 원전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중국 등 거대 원전시장의 틈새시장 공략과 최초 원전 도입국 등을 대상으로 차별화 및 집중화 전략으로 해외원전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UAE의 경우에서 볼 수 있듯이 해외 원전사업은 국가 대항전 성격으로서, 원전도입은 국가간 정치 외교적 협상의 산물이며 무역수지, 무상원조, 산업육성 등을 고려해 국익차원에서 결정되고 있습니다. 또한 공급국가 및 사업자의 국제적 신인도가 필수적이며, 대규모의 재원조달이 수반되는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국내 전력그룹의 리더인 KEPCO는 원전 설계, 건설, 운영 및 정비에 이르기까지 총괄서비스가 가능한 세계에서 유일한 회사로서, 이러한 강점이 세계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으며 이를 토대로 해외원전 수주활동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습니다.

한전은 작년 말 수주한 UAE 원전건설 외에도 요르단, 터키 및 중국 등 중점 수출대상국과도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해 해외원전 수주활동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적극적인 수주활동과 더불어 범정부차원의 정책적, 재정적 지원이 가미될 경우 추가 성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Q 정부는 2011년 전기요금에 대해서 연료비 연동제를 시행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연료비 연동제를 추진하게 된 배경과 기대효과, 향후 추진계획에 대해서 말씀해주십시오.

A 현행 전기요금은 산정된 원가를 실제 조정요금에 반영하기까지 통상 6~18개월이나 걸립니다. 이러한 요금조정 시차로 인해 합리적인 소비를 유인하는 가격시그널 기능이 미약합니다. 특히 연료가격이 단기적으로 변동이 큰 경우 다른 에너지원의 가격보다 전기요금이 상대적으로 저렴해져 비효율적인 에너지소비를 유발하게 되는 문제가 있습니다.

또 전력원가에서 차지하는 연료비 비중은 50%에 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연료가격 변동에 취약한 재무구조로 인해서 전력산업의 국제신인도가 하락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연료비 변동을 사용요금에 적절히 반영함으로써 합리적인 전력소비를 유도하고, 전력사업의 재무안정성을 제고하기 위해서 연료비연동제 도입을 추진하게 됐습니다.

연료비 연동제를 시행하면 기업은 원가변동의 예측력을 높이고 사업 리스크를 줄일 수 있으며 효율적인 생산관리를 도모할 수 있습니다. 가정에서도 합리적 에너지소비를 습관화해 탄력적인 전력소비를 할 수 있습니다.

그 결과 효율적인 전기사용의 효과로 전력수요가 감소해 연간 1.1조원의 발전용 LNG를 절감하고, 전력산업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2.6%인 이산화탄소 422만톤의 배출 감소를 통해 저탄소 녹색성장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가 됩니다.

기존의 요금조정은 협의 과정에서 상당한 기간이 소요되고, 누적돼 있는 조정요인을 한꺼번에 반영할 경우의 충격을 고려해 적정한 요금조정에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연료비 연동제를 시행하면 공급비용의 50%가량을 차지하는 연료비 부분을 수시로 반영할 수 있기 때문에 급격한 요금변화로 인한 소비자의 부담을 완화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국제연료가격 하락시 하락요인이 소비자요금에 직접 반영되는 효과도 있으므로 중기적으로 연료비 연동제 시행으로 인한 소비자 부담 증감은 없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지난해 6월 29일 정부는 연료비연동제 도입과 관련해 2010년 시범실시, 2011년 시행을 공식적으로 발표했습니다. 이에 따라 KEPCO는 연료비 연동제의 조정단가 산정 및 부과 시스템을 구축한 후 본격 시행에 앞서 종별 샘플 고객을 선정하고 시범운영을 통해 만반의 준비를 할 계획입니다.

전기요금에는 연료비 이외에 제반 공급비용 및 투자보수가 반영되며, 연료비연동제 도입 후에도 기타 총괄원가를 반영하기 위해 매년 요금조정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복잡한 요금조정 절차 및 공공요금 인상에 비우호적인 여론을 고려하면 연료비연동제가 도입된 후에는 총괄원가를 반영한 요금조정은 더욱 어려워질 전망입니다.

또한, 발생비용을 그대로 인정하는 총괄원가 방식은 비용절감 유인이 부족하며, 설령 사업자가 경영효율화를 통해 비용절감을 해도 명확한 평가지표가 없어 외부로부터 공정한 평가를 받기 어려운 문제가 있습니다.

따라서 사업자가 통제 곤란한 연료비 부분은 연동제를 통해 전기요금에 반영하고, 연료비 이외의 부분은 가격상한제로 규제하는 방식의 규제체계 개선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새해에도 상반기에 투자비 61% 이상 조기 집행할 것

Q 경제 위기와 KEPCO의 긴축재정으로 협력기업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새해의 투자예산 방향은 어떻게 잡고 있습니까?

A 2008년에 국제 에너지 가격 급등에 따른 사상 초유의 적자가 발생했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2009년에도 간부급 직원 임금 자진 삭감과 고강도 경영혁신을 통해 1.4조원에 이르는 자구노력 등 초긴축 경영을 추진해 왔습니다.

그럼에도 투자비는 경기회복을 위한 정부정책에 부응하고 민간고용 창출을 지원하기 위해 2008년 대비 3,450억원을 증액해 편성했고, 연간예산(4조7,212억원)의 63.7%인 3조81억원을 상반기에 조기 집행했습니다.

또 하반기에는 연간예산의 약 10%에 해당하는 4,800억원의 투자확대를 적극 추진해 국가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등 공기업으로서의 역할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KEPCO의 재무여건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신규투자가 어려운 여건이지만, 내년도 전력설비 투자는 금년 보다 5.3%(2,750억원)가 증액된 5조4,760억원을 편성했습니다.

주요 중점 편성방향을 보면 IGCC, 초전도 케이블, 전기자동차 등의 8대 핵심과제와 스마트그리드 인프라 구축 등 녹색성장사업에 금년 보다 약 3,780억원이 증액된 5,060억원을 투자해 신 성장동력 창출에 힘쓸 계획입니다.

특히 새해에는 해외사업 투자가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2009년 보다 2,070억원이 증액된 1조750억원을 편성해 해외발전소 건설·운영사업 수주활동을 강화하고, 우라늄 및 유연탄 등 해외 자원개발에 주력함은 물론 KEPCO의 우수한 기술력을 활용한 송배전분야 컨설팅 사업 등도 활발히 전개할 계획입니다.

또 내년에도 약 61% 이상의 투자비를 상반기내에 집행하는 등 투자비 조기집행을 통해 정부의 재정집행 정책에 부응하고 경기가 조기에 회복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Q 이제 곧 임기 후반기에 접어듭니다. 그동안 해온 일 보다 앞으로 할 일이 더 중요할 것 같습니다만.

A 먼저 해외에서 신규 성장동력원을 창출해야 할 것입니다.

국내 전력판매 성장세가 지속적으로 둔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KEPCO는 물론 전력산업계의 앞날은 이제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 찾아야합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2009년 7월 새롭게 선보인 KEPCO의 비전에는 2009년 5,000억원 수준인 KEPCO의 해외사업 매출액 규모를 2020년까지 27조원 규모로 늘려나가겠다는 도전적 목표가 담겨 있습니다.

국가적 아젠다인 ‘저탄소녹색성장’을 선도하기 위해 스마트그리드 사업을 중점 추진할 계획이며, 해외 원전 수주 등 해외사업 분야에도 모든 정력을 다할 생각입니다.

우리 KEPCO가 Great Company 달성을 위한 실천전략으로 내세운 ‘Right People’, '가치창조', '고객만족', '강한조직'이라는 네 가지 화두는 사실, 이러한 블루오션에서 주도적 위상을 선점하기 위해 반드시 축적해야 할 역량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울러 전력그룹사 차원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해 비용구조를 합리화하고 연료비 연동제 등 합리적인 전기요금 시스템을 정착시켜 전력그룹사의 재무 기반을 구조적으로 안정시키는 데에도 역점을 두고자 합니다.

우리가 변화해야 하는 이유를 다시 한 번 생각하길

Q 2010년 전력계 발전을 위해서 국민과 정부, 전력산업계에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A 우리가 변화해야만 하는 이유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았으면 합니다. 그동안 전력산업은 우수한 품질의 전력을 저렴하고 안정적으로 공급해 국가발전의 원동력 역할을 해왔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과거에만 안주해서는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전력산업을 둘러싼 여건의 변화로 새로운 도약이 필요한 시점에 와 있기 때문임.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를 여는데 중차대한 역할을 수행한 전력산업이 3만달러 시대를 선도하는 길은 과거에 대한 향수에서 벗어나 외부환경 변화를 직시하고 건전한 위기의식을 전력인 모두가 공유하고 변화를 몸으로 실천해 나가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할 수 있겠습니다.

변화에 대한 의지와 도전정신은 위기를 기회로 바꾸어 줄 수도 있습니다. 기후변화협약 등 국내외 온실가스 규제, 글로벌 녹색시장 급부상 등 급격한 국내외의 경영환경 변화는 전력산업에 리스크로 작용할 수도 있지만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기회요인이 될 수도 있습니다.

국가적으로 기후친화형 저탄소 녹색성장을 구축하고, 지속가능 발전을 실현해 나가는데 전력산업계가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할 것입니다. 특히 전력망과 IT의 시너지 효과를 기반으로 하는 스마트그리드 구축은 무궁무진한 먹거리를 창출해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전문가들은 스마트그리드와 관련된 세계적 시장규모가 2030년까지 3조달러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기도 합니다. 그 동안 해오던 업무에 만족하는 수준을 뛰어넘어 새로운 영역에 도전해 이러한 황금어장을 우리의 것으로 만들어 나가야 할 것입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