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톡톡] 누리호가 쏘아올린 기분 좋은 상상
[전력톡톡] 누리호가 쏘아올린 기분 좋은 상상
  • EPJ
  • 승인 2022.08.08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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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렉트릭파워 고인석 회장]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최근 두 번째 시험발사 만에 고도 700km 도달에 성공하며 우주시대를 여는 서막을 알렸다.

이로써 한국은 1톤 이상의 실용급 위성 발사 기술을 보유한 세계 일곱 번째 국가가 됐다. 이 같은 실용위성 발사 능력을 보유한 국가는 러시아·미국·유럽·중국·일본·인도뿐이다.

지금까지 우리나라보다 먼저 우주발사체를 쏘아올린 국가는 10개국 정도라고 한다. 일곱 번째란 의미는 통신·촬영 등 인공위성이 실용적인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선 1톤 이상의 관련 장비를 실어야 하는데 이 같은 기술력을 확보했다는 것을 말한다.

무게 이상으로 중요한 성과는 우리나라가 독자 기술로 우주발사체를 쏘아올린 점이다. 우리나라는 누리호 설계는 물론 제작·시험·발사 등 전 과정을 국내 기술로 진행했다. 지난 2013년 1월 발사에 성공한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발사체인 나로호는 러시아와의 협력을 통해 만들어졌다.

누리호에는 4기의 큐브위성이 탑재됐다. 우주 궤도 안착이후 4기 큐브위성 사출에는 모두 성공했지만 양방향 교신에 성공한 것은 아직 2기뿐이라고 한다.

누리호의 비행시간은 약 16분 정도였다. 그 짧은 비행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수많은 연구진이 12년 넘게 개발에 매진한 것이다. 2010년 개발에 착수한 이래 그동안 누리호 개발에 투입된 비용은 1조9,572억원에 달한다.

정부는 올해부터 2027년까지 누리호의 신뢰성 확보를 위한 한국형 발사체 고도화사업을 추진한다. 앞으로 네 차례 이어질 예정인 반복발사를 통해 참여기업들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산업생태계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누리호 개발에는 국내 300여 기업이 참여해 독자 개발에 필요한 핵심부품 개발과 제작을 수행 중이다.

정부는 달 탐사 궤도선 다누리 발사에 이어 2030년까지 차세대 발사체 개발도 완료할 예정이다. 지난 5월부터 차세대 발사체 개발사업을 위한 예비타당성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차세대 발사체(KSLV-Ⅲ)는 저궤도 대형위성 발사 등 미래 우주개발 수요에 대응하고 우주산업 관련 기업들이 발사체 개발 역량을 확보하는 데 디딤돌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통해 우주분야 부품기업 육성으로 국내 부품 공급망을 구축하는 초석이 마련될 전망이다.

차세대 발사체 개발에 성공할 경우 우리나라는 지구궤도 위성은 물론 달과 화성에도 탐사선을 보낼 수 있는 독자적인 우주탐사 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실제로 차세대 발사체를 활용해 2030년 달 착륙 검증선을 발사한 후 2031년 달착륙선을 쏘아 올릴 계획이다.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우주로켓 발사에 성공하며 우주는 미지의 공간이 아닌 ‘뉴 스페이스’로 떠올랐다. 그동안 남의 일처럼 여겨졌던 우주탐사가 이번 누리호 발사 성공으로 우리도 할 수 있다는 긍정에너지를 갖는 계기가 됐다.

우주산업은 미래 성장 가능성은 높지만 당장의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분야다. 결국 정부주도의 재정지원을 바탕으로 기술력을 확보한 후 민간에서 사업화를 모색하는 과정이 필요해 보인다.

지금의 기분 좋은 상상을 머지않은 미래에 현실로 맞이하는 순간이 하루빨리 오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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