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해체 방지를 위해
가정해체 방지를 위해
  • EPJ
  • 승인 2009.11.09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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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혼하는 부부 가운데 자녀가 없는 부부의 비율이 급증하고 있다. 2009년 대법원 사법연감에 따르면 무자녀 가족 이혼비율이 2005년에는 전체 이혼의 35.9%, 2006년에는 38.9%, 2007년에는 41.1%, 그리고 2008년에는 무려 45.7%를 기록했다고 한다.

이는 동거기간이 4년 이하인 젊은 부부의 이혼증가가 주된 원인이라고 한다. 결혼은 해도 후회, 안 해도 후회한다고 흔히 말한다. 젊은 날 남녀가 사랑을 할 때는 세상을 다 얻은 것 같고, 행복한 인생만 눈앞에 펼쳐질 것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결혼을 하지만 일상생활들이 언제나 즐겁고 행복한 일만 있는 것이 아니라 어려운 사건과 상황들에 부딪히게 된다.

세월의 풍파에 시달리다 보면 배우자에 대한 배려보다는 자기중심적 사고로 인해 갈등과 오해가 생기기도하고 경제적 생활을 영위하는데 필요한 것들이 채워지지 않을 때에도 어려움에 직면한다.

필자는 십여 년간 한국가정법률상담소에서 가정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의 상담을 한 경험이 있다. 이때 가정파탄의 위기에 처한 상태에서 발생하는 법률적 문제 및 정신적 갈등을 해소하고자 하는 상담자들의 이야기들을 자주 들었다.

대부분 여성들은 이혼을 결심하려는 단계에서 상담을 신청하는데, 필자는 다른 상담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이혼을 막아보려는 보수적인 태도를 유지했다.

때로는 수차례 상담을 연장하면서까지 결혼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는데 어떤 상담자들은 마음을 바꿔 화목한 가정생활을 다시 영위하는 사례도 다수 있었다. 하지만 가정폭력이나 회복이 불가능할 정도의 파탄상태에 이른 경우에는 의미 없는 일이었다.

다행히 우리 법원은 이혼소송을 제기한 당사자에게 일정한 시간(숙려기간)을 허락해 이혼여부를 재고하려는 노력과 기회를 제공하는 이혼숙려제도를 도입하게 됐고, 그 결과 어느 정도 이혼율이 감소했다.

부부가 결혼을 한 다음에는 배우자와 성격상 차이나 약점 등으로 갈등을 확대시켜 이혼의 정당 사유로 삼을 것이 아니라 역지사지의 심정으로 자기의 흠도 있음을 인정하고 배우자를 감싸주는 태도를 갖는다면 순간적인 이혼의 유혹을 이기고 결혼생활을 훌륭히 영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자녀가 있는 부부가 없는 부부보다 이혼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보아 자녀가 부부의 갈등을 완화시키는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부부도 자녀의 장래 등 가족구성원 전체의 행복을 개인의 그것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출산율의 현저한 감소로 인해 국가의 지속 성장을 염려하는 단계에 이른 걱정스러운 사태에 놓여있다. 국가는 장기적 비전과 계획을 수립해 출산율 증가를 통한 산업발전을 담당할 인구의 유지를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러한 측면에서 볼 때 가정불화의 극복은 매우 중요한 과제이며 자녀가 있는 부부가 이혼의 위기를 극복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법률가를 비롯한 지식인들도 가정의 해체보다는 가정유지를 위한 노력을 하는 것이 개인의 행복은 물론 국가발전에도 기여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우리 사회가 술을 권하는 사회가 되면 국민 건강과 범죄에 적신호가 오듯이, 이혼을 권하는 사회는 개인과 사회에 불행과 짐이 된다는 점을 고려해 가정해체의 방지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문의_숭실대학교 법과대학 최정식 교수 (02-820-04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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