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널 비전과 녹내장
터널 비전과 녹내장
  • EPJ
  • 승인 2009.10.07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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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리사회에 만연한 ‘터널 비전(Tunnel Vision) 현상’에 대한 글들을 종종 접하게 된다.
불황기나 사회가 불안정할 경우 자주 나타나는 터널 비전 현상은 평소에는 차분하게 판단하던 것을 불안감과 스트레스의 영향 때문에 어두운 터널 속에서 오직 빛이 있는 터널의 끝부분만을 바라보고 가느라 시야가 좁아져 한 두 가지만 살펴보고 성급하게 판단할 때를 일컫는 말이다. 터널 비전에 빠지면 성급한 판단으로 더 불리한 상황에 몰릴 수 있으므로 경계해야 한다.

터널 비전은 일종의 시각 장애를 설명하는 의학 용어다. 안과 질환에 의해 나타나기도 하고, 평상 시와는 다른 주변 환경에 처할 때 일시적으로 발생하기도 한다.

▲ 정상시야(우)와 녹내장에서의 터널 비전(좌)
대부분의 녹내장은 안구를 유지하는 안압이 정상보다 높아져, 높아진 안압에 의해 시신경이 눌려서 손상을 받고, 그 결과 시야가 좁아지거나 변화를 초래하는 질환이다. 자각증세가 없이 시신경의 손상이 진행하는 경우가 많고 겉으로는 정상처럼 보이므로 일명 ‘소리 없이 실명하는 병’이라고도 불린다.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시야가 점점 좁아져서 터널 비전이 되고 더 진행하게 되면 급기야 실명하게 되기도 하는데, 녹내장에서의 터널 비전은 주변 환경에 의한 터널 비전과는 달리 호전되지 않는다.

녹내장은 자각증세가 없어 상당히 진행한 경우에도 눈이 약간 침침한 정도의 불편감을 호소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급격히 안압이 상승하는 급성녹내장의 경우 눈에서 이마에 걸쳐 격통, 구역질, 구토를 동반하는 발작적 통증이 일어나고, 흰자위가 빨갛게 충혈되고, 검은자는 흐려지며, 동공이 커져서 시력이 급격하게 떨어진다.

반면 만성인 경우 가벼운 두통과 함께 전등 주위에 무지개가 보이거나 안개 속에 있는 것처럼 물건이 흐려 보이는 증상이 반복될 수도 있고 그 외에 다양한 증상들을 호소할 수도 있다.

녹내장은 한번 발병되면 이미 손상된 시신경이 다시 복구되지 못하므로 조기 진단과 치료만이 시력저하와 실명을 예방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특히 45세 이상, 녹내장의 가족력이 있는 사람, 안압이 높은 사람, 당뇨가 있는 사람 등은 녹내장의 발병 위험이 높으므로 정기적인 안과적 검사가 꼭 필요하다.

녹내장의 치료는 환자들의 눈 상태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약물치료, 레이저치료, 수술적 방법 등이 있으며 이들 방법을 같이 시행하는 경우도 있다. 약물치료가 가장 많이 사용되며 약물 사용의 목적은 안압을 낮춰 시신경 손상의 속도를 늦추거나 정지하게 해 시력과 시야를 현상유지하게 하는 것이다.

약물치료는 규칙적으로 지속해야 하고 약물의 효과는 정기적으로 검사(안압, 시야검사, 안CT)를 통해 평가돼야 한다. 시야가 좁아지는 터널 비전은 사람이 주변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는데 많은 어려움을 주게 되며 경우에 따라서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하므로 그 원인이 무엇이든 조기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가장 중요할 것이다.

문의_한일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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