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회원사 잇는 징검다리 역할 충실”
“정부와 회원사 잇는 징검다리 역할 충실”
  • 박윤석 기자
  • 승인 2009.10.06 16: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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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문호 한국스마트그리드협회 상근부회장

이업종 간 목소리 하나로 결집
2010년 100개 회원사 목표

최근 산업계의 화두는 단연 IT기술을 결합한 똑똑한 전기, 스마트그리드다. 이러한 흐름을 반영한 듯 증권가에서도 스마트그리드 관련주를 별도로 관리하며 향후 성장가능성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국내 산업의 패러다임이 새로운 변화를 맞이한 것이다.

국내 스마트그리드는 정부 주도의 ‘지능형 전력망 로드맵’에 따라 다양한 청사진이 그려지고 있으며 오는 11월경 정부 결과 발표로 본격적인 사업추진이 진행된다.

이와 함께 국내 스마트그리드가 안정적인 궤도에 올라 세계적 반열에 오르기 위해서는 정부차원의 투자와 더불어 산업계의 목소리를 하나로 결집, 사업진행의 구심점 역할을 할 조직의 구성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대두됐다.

이에 따라 지난 5월 공식 출범한 한국스마트리그협회(회장 구자균)의 역할과 앞으로의 행보에 스마트그리드 관련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한전 경영기획본부장을 거쳐 2007년 부사장을 역임하며 30여년간 한전에서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스마트그리드협회 활동의 중심에 서있는 문호 상근부회장을 만나 협회의 향후 역할과 활동에 관해 들어봤다.

회원사 의견수렴… 정부 정책 반영

“스마트그리드협회는 회원사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민간단체로서 회원사들의 요구가 무엇인지 파악해 정부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이를 위해 산업별 전문가그룹(Working Group)을 운영하고자 준비 중에 있다.”

문호 상근부회장은 스마트그리드협회의 다양한 업무 가운데서도 회원사들의 의견수렴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스마트그리드협회가 기존의 업종별 협회와는 달리 전력산업뿐 아니라 중전기기, 건설, 통신, 가전, 자동차 등 광범위한 이업종 간의 모임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협회는 스마트그리드 관련기업을 아우르는 횡적인 회원사들로 구성된 특징을 가지고 있다는 게 문 부회장의 설명이다.

5월 21일 창립총회를 개최하고 공식 출범한 스마트그리드협회는 ▲스마트그리드 인프라 구축사업 ▲스마트그리드 산업의 조사 및 분석업무 ▲산업별 의견수렴을 통한 정부정책 건의 ▲스마트그리드 사업화를 위한 표준화사업 등을 주요 추진 업무로 삼고 있다.

또한 각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실천 과제로 ▲국내외 포럼, 컨퍼런스, 세미나 참가 및 개최 ▲국제 교류를 통한 기술정보 제공 ▲산업별 현황 및 조사 통계 ▲산업별 Working Group 운영 및 워크숍 개최 ▲표준개발 체계 확립 및 표준화 인프라구축 ▲스마트그리드 제주통합실증단지 구축지원 사업 등을 설정하고 순차적으로 실행에 옮기고 있다.

국제간 정보 교류도 적극 추진

지식경제부는 지난 2월 ‘국가단위의 지능형 전력망 구축 비전’을 발표한 데 이어 3월 말 ‘지능형 전력망 로드맵 수립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국가 차원의 스마트그리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지경부는 최근 스마트그리드 실증사업을 전담하는 TF팀을 구성했으며 기존에 전력IT 10대 과제물을 총괄하던 전력IT사업단을 스마트그리드사업단으로 확대·개편했으며 한전의 경우도 지난 8월 스마트그리드추진실을 신설한바 있다.

오는 11월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 구축을 위한 분야별 컨소시엄 구성이 마무리되면 국내 스마트그리드가 사실상의 첫 단추를 채우게 된다.

이처럼 시작단계에 불과한 국내 스마트그리드 여건 상 스마트그리드협회의 역할에도 아직은 제한이 따르고 있다. 문 부회장은 협회의 역할에 관해 “스마트그리드의 시장 확대를 논할 단계는 아직 아니며 협회가 이를 주도적으로 추진할 상황은 더더욱 아니다”면서 “사업 초창기임을 감안해 스마트그리드 관련 국제 간 정보 교류와 홍보에 보다 주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협회는 지난 6월 미국의 스마트그리드협회인 그리드와이즈 얼라이언스(GridWise Alliance, GWA)와 양국의 스마트그리드 관련기업 간 협력분야 발굴을 위한 투자포럼을 개최함과 동시에 정보공유, 공동포럼 정례개최 등의 내용을 담은 협력양해각서를 체결하며 스마트그리드 국제 교류 확대에 적극 나섰다.

이어 GWA 주관으로 9월 21일부터 24일까지 미국 워싱턴에서 개최된 ‘그리드 위크(Grid Week) 2009’에 참가해 스마트그리드협회를 알리고 GE, HP, IBM, 인텔 등 세계적인 스마트그리드 기업의 기술동향 및 개발 기술들을 회원사에게 제공했다.

문 부회장은 “정부의 지속적인 투자 유도 정책으로 스마트그리드 관련 기업들이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제주 통합실증단지에 폭넓게 참여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하는 것이 최대 현안”이라며 “유관업계 간의 의견수렴을 통해 애로사항을 정부에 건의, 구체화 될 수 있도록 최대의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 밝히고 회원사들의 적극적인 협회 참여를 당부했다.

한편 최근 스마트그리드협회와 함께 한국스마트그리드사업단도 서울시 역삼동에 위치한 한국기술센터 18층으로 사무실을 이전함에 따라 협회 활동에 시너지로 작용할 전망이다.

2010년 100개 회원사 목표

현재 스마트그리드협회에 가입한 회원사는 68개사(9월 말 기준)에 달한다. 지난 5월 창립 당시 19개사에 비해 3.5배 이상 증가했다.

협회 회원사는 LS산전, 한전, SK텔레콤, 현대중공업, KT, LG전자 등의 16개 임원사와 대한전선, 태광이엔시, 삼성전자, JS전선, 현대자동차, 대한주택공사 등의 52개 일반회원사로 구분된다.

협회 회원사가 4개월 만에 이처럼 비약적으로 증가한 것은 업계와 정부 간 소통을 위한 조찬간담회를 개최하는 한편, 매주 회원사를 대상으로 뉴스레터를 제작·발송하고 비회원사를 대상으로 전략적 유치활동을 통해 회원사 가입을 독려했기 때문이란 게 문 부회장의 설명이다.

문 부회장은 “협회는 앞으로 스마트그리드 관련 R&D와 표준화 사업에 적극 참여하는 한편 부회장사를 추가로 선임하고 업종별 협력방안 구축을 위한 8~9개의 산업별 Working Group을 구성할 것”이라며 “건설, 자동차 등 Working Group 구성이 어려운 분야는 정부 측에 지원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업종별로 스마트그리드와의 연계방안을 마련, 기업들의 가입 현황과 협회기능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회원사 가입을 유도해 2010년까지 100개 회원사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문 부회장은 덧붙였다.

한편 협회 운영에 필요한 자금 확보에 관해 문 부회장은 “현재는 회원사의 가입비 및 연회비와 임원사 특별회비로 운영비를 충당하고 있다”며 “내년부터는 정부의 위탁사업을 수행해 협회 업무 활성화는 물론 재정적 안정을 꾀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스마트그리드, 선택 아닌 필수

100년 전 기술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지금의 전력망은 신재생에너지의 확산과 전기자동차 등 산업구조의 변화에 따라 한 차원 진화된 시스템을 필요로 하고 있다. 녹색성장의 기반을 이룰 스마트그리드는 이런 의미에서 선택이 아닌 필수이자 누가 먼저 체계화하느냐의 속도 문제다.

문 부회장은 “에너지의 해외 의존도가 97% 이상으로 절대적 에너지 소비국가인 우리나라의 경우 고유가시대에 취약한 경제구조를 가지고 있다”며 “경제성장을 지속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세계적 관심사인 기후변화에 슬기롭게 대응해 위기를 기회로 삼아야 한다”며 스마트그리드 도입의 중요성을 강조함과 동시에 발 빠른 대처가 필요할 때라고 덧붙였다.

교토의정서 협상 시 온실가스 감축의무 대상국에서 제외된 우리나라도 2013년부터는 온실가스 감축의무를 받게 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결국 정부차원의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전방위 노력이 강구되고 있으며 그 가운데 핵심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스마트그리드다.

문 부회장은 “정부가 이산화탄소 감축 의무할당제를 실시함으로써 모든 기업은 이산화탄소 절감을 위한 방안 즉, 에너지 효율화를 위한 기술 개발에 주력하게 되고 개발된 기술의 산업화에 노력할 것”이라며 국내 스마트그리드의 나갈 방향에 관해 설명했다.

이어 그는 “국내 전력산업은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구조에서 원자력 및 신재생에너지로 변화하고 있고 이러한 변화에 새로운 기술을 접목시켜 원가를 낮추는 시스템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스마트그리드협회는 이와 같이 모든 산업의 중심점이 이산화탄소 감축과 에너지효율화로 옮겨가는 시대적 변화에 빠르게 대처, 스마트그리드 사업의 표준화에 주력해 국내 스마트그리드가 세계 시장을 선점하는 데 초석이 되고자 한다고 문 부회장은 밝혔다.

단일 송전망·IT기술 등 경쟁력 갖춰

지난 7월 G8(서방 선진 8개국)은 세상을 바꿀 7가지 기술 중 하나로 스마트그리드를 선정했으며 특히 우리나라를 스마트그리드 선도 국가로 지정했다.

문 부회장은 “우리나라는 이미 2005년부터 전력IT 연구개발에 2,500억원 이상 투자하고 있고 머지않아 1단계 연구가 마무리 된다”며 “지금까지의 연구결과가 스마트그리드 각 분야에 모두 접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문 부회장은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에 비해 원천기술 확보 면에서 다소 뒤처져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단일 송전망 전력회사 보유와 우수한 전기품질을 비롯해 세계적인 IT강국으로 인정받고 있는 부분은 스마트그리드를 발전시키는 데 좋은 조건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국내 스마트그리드의 성장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스마트그리드는 기존 전력망에 IT 기술을 접목해 전력 공급자와 소비자가 양방향으로 실시간 정보를 교환함으로써 에너지효율을 최적화하고자 하는 차세대 전력망이다. 결국 단방향적인 전력망에 양방향성의 정보통신망을 결합시킨 고부가가치 기술이라 볼 수 있다.

이처럼 인터넷, 휴대폰 등 세계 IT산업을 호령하고 있는 우리나라 입장에서 스마트그리드 관련 인프라 구축이 동반된다면 충분히 세계 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고 문 부회장은 국내 스마트그리드의 성공 가능성을 거듭 강조했다.

끝으로 문 부회장은 앞으로의 협회 행보에 관해 “우선 스마트그리드의 내용을 널리 알려 스마트그리드 구축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회원사들이 스마트그리드에 적극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 것”이라며 “정부가 스마트그리드와 관련해 일관된 정책을 펼 수 있도록 지원하는 한편 회원사들이 사명감을 갖도록 독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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