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 아이즈 외 2권
리틀 아이즈 외 2권
  • 배상훈 기자
  • 승인 2022.01.10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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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 아이즈
사만타 슈웨블린 지음, 엄지영 옮김 / 창비 / 1만6,000원

초연결 시대에 디지털 네트워크를 통한 관계 맺기의 본질을 서늘하고 섬뜩한 상상으로 통찰한 소설 ‘리틀 아이즈’가 창비에서 나왔다. 2020년 인터내셔널 부커상 후보에 오르고 뉴욕 타임스가 선정한 올해의 책 100권에 꼽힌 아르헨티나 작가 사만타 슈웨블린의 최근작이다.

사만타 슈웨블린은 지난해 10월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의 동명 원작소설 피버 드림으로 국내에 처음 소개됐다. 그는 리틀 아이즈, 피버 드림 외에도 소설집 입속의 새까지 주요 작품이 모두 인터내셔널 부커상 후보에 오르는 등 라틴아메리카 대표 작가다.

2017년 셜리잭슨상 장편 부문을 수상한 소설가 편혜영은 사만타 슈웨블린에 대해 “반드시 기억해야 할 이름”이라고 평가했다.

2010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 바르가스 요사는 “현대문학의 가장 유망한 목소리 가운데 하나”라고 밝혔다. 뉴욕 타임스는 “현재 스페인어권 동세대 작가들 중 단연 돋보이는 작가”라고 평가했다.

먼 미래가 아니라 “바로 오분 뒤”(NPR) 세계를 이야기하는 이 소설은 온라인 소통의 중요성이 급격하게 증가한 오늘의 현실에서 더욱 의미심장하게 다가올 것이다.

어쩌다 보니, 어쩔 수 없이
김정헌 지음 / 창비 / 2만원

원로 민중미술 화가 김정헌의 회고록 ‘어쩌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민중미술과 함께한 40년’이 출간됐다. 김정헌은 1980년대부터 진보적 예술가들을 중심으로 확산된 민중미술을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화가다.

그는 최초의 민중미술 단체 중 하나인 ‘현실과 발언’의 발기인이다. 미술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며 민중미술 운동의 기반을 다졌다.

1980년대 군부정권에 정면으로 맞서며 예술뿐만 아니라 정치·경제·사회 전반에 대해 변혁적 목소리를 냈다. 민족미술협의회, 문화예술위원회 등 주요 예술단체와 기관을 이끌며 민중미술 발전에 이바지했다. 우리의 현실 문제에 천착하는 작품 활동도 지속했다.

이 책은 우연인 듯 필연처럼 한평생 예술을 통한 사회적 실천에 힘쓴 그의 삶과 가치관을 담았다. 민중미술사의 굵직한 사건과 주요 인물을 생생하게 담아내 민중미술 40년 역사를 읽는 자료로도 손색이 없다.

책 1부에는 민중미술 화가로서 정체성을 다지고 세상과 소통한 저자의 화업과 평생 역정을 담았다. 2부에는 저자가 그간 예술과 인생에 관해 썼던 칼럼 등을 모아 실었다.

테크놀로지의 정치
실라 재서노프 지음, 김명진 옮김 / 창비 / 2만원

신간 ‘테크놀로지의 정치’는 눈부신 과학기술의 진보를 일군 인류가 새롭게 맞닥뜨린 윤리적·법적·사회적 곤경을 풍부한 사례를 들어 집요하게 풀어냈다.

우리가 선호하는 기술은 지나친 이익과 편의 지향으로 인해 관리·통제를 지향하는 기술, 즉 오만의 기술이었음을 지적한다. 이어 불평등 해소와 인간 존엄성 회복을 지향하는 겸허의 기술을 제안한다.

이 책은 실라 재서노프가 안전·보건·환경 규제, 생명윤리, 특허 분쟁 등 과학기술과 관련된 논쟁적 이슈들에 대해 실행한 국가 간, 문화 간 비교 분석을 집대성한 결과다.

기후위기 등 환경 재난과 인간성 상실에서 비롯된 전쟁, 테러에 시달리고 있는 인류는 이미 너무 멀리 와버렸는지 모른다. 어두운 전망 속에서 책임 있고 윤리적인 기술 진보라는 중도의 길은 가능할까?

이 책은 우리가 STS, 즉 과학기술학이라는 낯선 학문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를 호소력 있게 역설한다. 또한 과학기술 진보가 민주적 통제의 대상일 뿐만 아니라 민주주의 심화를 위해 비판적으로 해부돼야 할 정치의 장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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