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풍력업계·연구계 협력 모델 만들어야
정부·풍력업계·연구계 협력 모델 만들어야
  • 양현석 기자
  • 승인 2009.09.10 15: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터뷰] 김봉기 한국기계연구원 박사

‘상태감시알고리즘 및 고장분석 기술’ 개발
정부가 구체적 국내풍력발전 비전 제시해야

정부출연연구소인 한국기계연구원은 풍력발전시스템 기계분야의 원천기술 확보 및 산업계 기술지원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풍력시스템 신뢰도 향상을 위한 응용연구로서 상태감시기술 및 고장진단기술에 관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수행해왔다. 그 연구 성과를 인정받아 이번 ‘영흥 국산풍력 상용화단지 조성사업’ 과제 중 ‘상태감시알고리즘 및 고장분석 기술개발’ 연구를 위탁받아 수행하고 있다.

함께 과제에 참여하고 있는 한전 전력연구원과는 3년 전부터 상태감시기술의 국산화를 목적으로 산업계 요구와 공백기술 분석을 수행했고, 국산 풍력발전시스템 신뢰도 향상을 목적으로 이 과제에 참여하게 됐다.

김봉기 박사(한국기계연구원 시스템엔지니어링연구본부 음향연구팀 책임연구원)는 풍력발전시스템 소음, 진동 등의 알고리즘 분석 및 해석의 권위자로 풍력기기의 상태를 최적으로 유지하는 데 큰 기여를 하고 있다.


기기수명 유지 위해 ‘상태감시 알고리즘’ 필수

풍력발전시스템은 20년 이상의 기기수명을 요구한다.

이 수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블레이드, 증속기, 발전기 등 주요 부품의 상태를 사전에 감시하고, 필요한 경우 시스템의 유지·보수를 위한 적절한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

한국기계연구원이 개발하고 있는 상태감시 알고리즘은 발전시스템 운영자에게 기기의 작동상태를 실시간으로 알려주고, 고장이 발생 할 수 있는 부위를 사전에 감지해 고장을 최소화함으로써 기기 가동률을 최대로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운영 프로그램이다.

김봉기 박사는 “우리나라는 아직 국내에서 개발된 풍력발전기를 상업적 목적으로 발전단지에서 운영한 경험이 없습니다.

국내 풍력산업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국내기술로 단지설계-기자재 제작-설비운영-사후관리에 이르는 풍력단지 라이프 싸이클 전 과정을 경험해 보는 것이 중요한데, 이 과제를 통해 기존의 화력발전소 인프라를 활용해 국산 풍력발전기기의 신뢰도 향상 및 발전단지 운영기술 확보가 가능하리라 생각합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향후 국내 풍력관련 업체가 해외시장 진출 시 기술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라며 이 과제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풍력단지 활성화로 상태감시 기술 확보 가능

그동안 국내 풍력 관련 연구는 대부분 풍력발전기기 개발 자체에 집중돼 ‘상태감시알고리즘 및 고장분석 기술개발’ 연구분야는 상대적으로 지원이 미흡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기기 신뢰도 향상 및 운영기술 확보를 목적으로 이 기술이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풍력발전단지 운영이 활성화된 유럽에서는 이미 다양한 형태의 상태감시 시스템을 상위 개념의 제어기와 결합한 SCADA(Supervisory control and data acquisition)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으며, 이미 국내에도 일부 기업이 진출하고 있다고 김 박사는 말했다.

최근에는 풍력발전기기의 성능이 향상되고 대형화되면서 상태감시기술도 매우 빠르게 진일보하고 있어, 국내기술로 풍력발전단지를 운영할 수 있는 상태감시기술 확보가 매우 중요한 시점에 도달했다.

그러나 상태감시기술 및 고장분석기술이 성공적으로 적용되기 위해서는 다양한 측정데이터 분석이 필요한데, 아직 국내에서 다양한 측정데이터를 확보하는 데 일부 어려움이 있어 향후 국내 풍력발전단지 개발 활성화와 지속적인 연구개발 지원을 통해 국내외 기술을 선도할 수 있는 핵심기술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김 박사는 전망했다.

의외로 한국기계연구원은 상당히 많은 풍력발전 연구에 매진해왔다.

상태감시기술 이외에도 풍력발전기 핵심부품인 블레이드, 증속기, 베어링의 설계 및 시험평가와 관련된 응용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그동안 750kW급·2MW급 풍력발전기용 증속기 실증연구, 3MW급 해상풍력 발전용 블레이드 개발 및 증속기 설계 등 풍력관련 핵심 연구개발 사업에 참여했다.

최근에는 풍력-엔진 하이브리드 발전시스템, 부유식 해상풍력발전시스템, 5MW급 풍력발전기 상태감시 시스템 및 증속기 해석·평가 기술 등의 관련 연구를 통해 원천기술 확보 및 산업계 기술 지원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한국기계연구원은 내년 10월부터 풍력 핵심부품 성능시험, 산업계 기술지원 및 연구인력 양성을 목적으로 부안 신재생에너지 테마파크 내에 풍력기술시험센터를 운영할 예정이다.

풍력발전 핵심기술·인프라 확보 여건 좋아

김 박사는 “우리나라는 조선, 자동차 등 중공업분야에서 이미 성공적으로 세계시장을 확보했고, 이러한 경험을 통해 풍력발전시스템에서 요구하는 핵심기술과 인프라를 빠른 시간 내에 확보할 수 있는 여건을 갖고 있다”며 “정부는 저탄소 녹색성장을 견인할 할 수 있는 국내 풍력산업의 비전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실행해 국내 풍력업계가 보다 적극적으로 기술개발에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 풍력업계에 대해서도 “단기간의 가시적 성과보다는 핵심기술 국산화를 위한 기술개발 로드맵을 구체화하고 핵심기술 확보를 위해 정부출연연구소 등과 적극적인 협력모델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히고, 연구소의 경우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산업계 요구를 충족할 수 있는 원천기술 및 응용기술 확보에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박사는 향후 국내외 발전단지에 국산풍력발전기기가 적용될 경우 상태감시 및 고장분석 기술 확보가 제품경쟁력 확보를 위해 가장 필요한 기술 중 하나가 될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었다. 그리고 그는 “국내 풍력기술 발전을 선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한국기계연구원 풍력연구팀의 연구성과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을 갖고 지켜봐 줄 것”을 부탁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