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능과 품질 확보로 풍력시장 조기 진입”
“성능과 품질 확보로 풍력시장 조기 진입”
  • 박윤석 기자
  • 승인 2009.09.10 11: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터뷰] 김병수 삼성중공업 풍력발전사업담당 상무

풍력발전기 우선 개발… 부품 국산화에도 매진
2020년 매출 7조원 달성… 세계 ‘BIG 3’ 목표

국내 조선업계가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기반을 둔 풍력사업으로 옷을 갈아입고 있다. 세계 조선시장을 호령하고 있는 국내 조선업체들이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떠오른 녹색산업에서 새로운 먹을거리를 찾기 위해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가운데 단연 눈길을 끄는 곳은 삼성중공업이다.

삼성중공업은 조선·해양 사업에서 축척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치밀한 시장분석과 발 빠른 사업전개를 통해 풍력사업 후발주자의 불리함을 극복하고 최근 미국 시장 진출이라는 대어를 낚았다. 이러한 쾌속질주에 세계 일류 브랜드로 확고한 위치를 점유하고 있는 ‘삼성’ 이미지가 더해져 국내는 물론 해외 풍력사업 업체들이 예의주시하고 있다.

또 하나의 세계 1위 달성을 위해 지난해 풍력사업팀을 발족한 삼성중공업은 자체 기술력 확보를 통한 시장 확대에 핵심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풍력분야 새내기 기업에서 세계 녹색시장을 선도할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삼성중공업의 사업전략이 무엇인지 풍력발전사업담당의 김병수 상무를 만나 들어봤다.


국내 및 해외 풍력발전의 시장성은 어떠한지

풍력발전기는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417억달러(약 52조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했으며 2020년에는 740억달러(약 92조원)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미국의 경우는 세액공제, 보조금 지급, 연방 재생에너지 발전의무 등 정부의 적극적인 친환경 정책 추진으로 인해 시장 확대가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유럽은 EU의 환경보호주의 및 친환경 정책으로 연평균 10∼11GW의 신규 풍력발전기 설치가 예상되며, 중국 또한 연 4~5%의 에너지 소비율 증가에 따라 연평균 27% 정도의 성장세가 기대됩니다.

국내 역시 RPS(신재생에너지 의무할당제) 도입과 신재생에너지보급촉진 정책으로 풍력시장이 활성화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으나 관계 법령 및 인허가, 지역민원 등 해결해야 할 사안이 많습니다.


풍력사업에 진출하게 된 계기는

조선분야는 세계 경제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는 사업입니다. 삼성중공업은 이러한 조선·해양부문이 전체 사업영역의 90% 이상을 차지함에 따라 사업구조 다변화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새로운 사업영역으로의 진출이 필요했습니다.

풍력발전은 경제성이 높은 신재생에너지로서 지구 온난화로 인해 수요가 점차 증가하고 있는 동시에 전 세계적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 미래가치가 높습니다. 이와 더불어 풍력시장은 당사가 지금까지 쌓아온 조선·해양사업의 기술력을 발전부문에 활용할 수 있는 분야입니다. 이와 같은 시장성 및 사업타당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충분한 가능성을 확인하고 풍력사업에 진출하게 됐습니다.

최근 국내 조선업체들이 앞 다퉈 풍력사업에 진출하고 있는 이유 또한 앞서 말씀드린 수익성 다변화 및 조선기술의 활용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지난해 풍력사업 진출 후 현재까지의 제품개발 및 사업 진행상황은

2007년 9월 신사업 TF를 구성해 풍력과 관련된 사업타당성 분석에 들어가 작년 6월 공식적으로 풍력발전사업담당을 발족했습니다. 제품개발팀, 생산팀, 영업팀, 사업지원팀으로 구성된 풍력발전사업담당에는 현재 96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풍력 엔지니어링 및 컨설팅 업체인 영국의 가라드 핫산(Garrad Hassan)과 업무제휴를 맺고 작년 7월 2.5MW급 풍력발전 설비의 공동개발에 착수해 지난 7월 제품설계를 완료했습니다. 오는 10월 2.5MW급 풍력발전 설비 독자모델의 시제품 조립을 마무리할 예정이며 독일 전문 업체의 성능테스트를 거쳐 2010년 9월 말 제품인증(GL인증)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지난 5월에는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윈드 파워 2009’ 전시회에 참가, 미국 Cielo사와 2.5MW급 풍력발전기 3기를 2011년까지 텍사스주에 설치하는 내용의 투자의향서(LOI)를 체결하는 성과를 냈습니다.

아직 정식으로 설비공장이 설립되지 않아 거제조선소 내에 임시 조립공장을 마련, 2.5MW급 풍력발전 설비의 조립을 진행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2011년 2월 미국 시장 진출에 맞춰2010년 6월 준공 목표로 현재 거제조선소 인근 지역에 연간 200기 생산규모의 양산공장을 건설하고 있습니다.

2015년까지 800기 생산규모로 설비공장을 확충해갈 예정이며 1·2단계 각각 5만평씩 총 10만평 규모로 예정하고 있습니다.

풍력발전 설비의 특징 및 풍력사업에서 삼성중공업이 가지고 있는 강점은

삼성중공업 제품은 풍력시장에서 이미 검증된 공급사의 부품만을 사용, 내구연한을 월등히 향상시켰습니다. 평균수명이 20년인 다른 제작사의 풍력발전 설비와 비교해 당사의 풍력발전 설비는 25년 수명을 기준으로 제품을 제작함으로써 설비 고장에 따른 비용 손실을 줄였습니다.

풍력발전은 설비 특성상 부품결함으로 인한 A/S가 발생할 경우 막대한 비용이 발생하는 분야입니다. 풍력발전 설비 제조사인 미국의 Clipper Windpower사의 경우는 블레이드 및 기어 박스의 품질 결함에 따른 지속적인 A/S 발생으로 수년 간 적자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성능과 품질이 검증된 부품을 사용하는 것은 안정적인 풍력시장 진입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참고로 당사는 블레이드의 경우 시장점유율 30%로 세계 1위인 LM사 제품을, 기어박스는 일본의 이시바시사 제품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당사는 교각·도로 건설 등의 토목공사와 열병합발전소 건설 역량을 기반으로 자체적인 풍력단지 건설 공사 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단지 건설을 위한 프로젝트 파이낸싱 참여도 가능합니다. 이와 더불어 미국 프로젝트 수주 경험을 바탕으로 발전단지 건설, 운영 및 정비관련 역량도 가지고 있습니다.

풍력사업 후발주자로서 시장 확대 전략과 2.5MW급 설비에 초점을 맞춘 이유는

국내 풍력발전 설비업체들은 제품 개발 시 부품의 국산화를 동시에 추진, 개발 시간에 따른 시간 지연으로 시장 진입이 늦어지고 있습니다.

이에 삼성중공업은 개량 기술을 접목한 독자모델을 우선 개발하고 검증된 부품으로 성능과 품질을 확보해 풍력시장에 조기진입한다는 전략을 세웠습니다. 이는 발주처가 선호하는 부품을 최대한 고려함으로써 점차 확대되는 시장을 선점하고, 동시에 ‘세계 제일’의 삼성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기 위해서입니다.

이후 기술력을 축척해 나가 3∼5년 내로 부품의 국산화를 추진, 가격경쟁력에서도 우위를 점할 계획입니다.

우리는 미국 시장을 주 타깃으로 선정하고 시장경쟁력이 있는 2.5MW급 풍력발전 설비 생산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현재 미국 시장은 GE사가 50%를 점유하고 있는데 특히 1.5MW급 풍력발전 설비에 관해선 독보적입니다. 2MW급의 경우는 베스타스, GE, 지멘스 등 세계 10권 업체들이 경쟁상태이며 3MW급은 시장형성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반면 2.5MW급 풍력발전 설비는 미쓰비시만이 공급하고 있어 블루오션으로 꼽힙니다. 후발주자 입장인 우리 삼성중공업은 신규시장이나 다름없는 2.5MW급이 경쟁업체가 없는 안정적인 시장이라고 판단, 우선 2.5MW급 풍력발전 설비 개발을 추진하게 됐습니다.

삼성중공업의 조선·해양 사업 및 건설 사업이 풍력사업에 미치는 시너지는

우리는 수십년 간 선박건조를 통해 축척한 프로펠러, 축구동계, 전기제어 분야의 기술력을 풍력발전 설비 개발에 응용해 시너지를 내고 있습니다.

선박의 프로펠러는 유체를 이용해 동력을 전달한다는 점에서 풍력발전기의 블레이드와 기술적으로 유사합니다. 선박의 축구동계와 풍력발전기의 샤프트는 소재 측면에서 동일합니다.

또한 전기제어 부품들은 선박에 쓰이는 용도와 풍력발전 설비에 쓰이는 용도가 비슷합니다. 이는 선박 기자재의 활용이나 소재 관련 기술을 풍력발전 설비에 쉽게 응용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와 함께 토목·플랜트 공사 등을 수행하며 쌓은 건설부문 기술은 풍력발전단지 개발 프로젝트에서도 적용할 수 있어 경제적인 사업 진행이 가능합니다.

풍력사업 가속화를 위한 역점과제 및 향후 계획은

다른 경쟁업체와 비교해 풍력사업을 늦게 시작한 만큼 풍력시장 조기 진입을 목표로 성능과 품질이 검증된 부품을 사용하다 보니 제작비용이 많이 발생합니다. 향후 가격경쟁체제를 대비해 원감절감에 필수인 부품 국산화 계획을 늘려나갈 것입니다.

부품 국산화에 관해 개인적으로 한 말씀 드리자면, 국내 풍력산업이 활성화되기 위해선 풍력발전 단조품을 생산하는 부품업계의 육성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세계 일류 풍력업체인 베스타스, GE, 지멘스 등에 부품을 공급할 수 있는 품질과 성능의 제품을 만들어야 경쟁력이 있으며 이를 위해선 정부의 기술 및 자금지원이 시급하다고 생각합니다.

한편 삼성중공업은 상이한 지역조건을 고려해 다양한 모델을 개발 중이며 풍력사업을 안정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부품업체들과의 장기협력관계 구축도 모색하고 있습니다.

현재 국내 풍력발전 설비 업체들은 자체모델 개발과 라이센스 구입, 기업인수 등의 형태로 시장에 진출하고 있습니다. 당사는 독자적인 기술력 확보로 자체모델을 설계·생산함으로써 세계최고의 경쟁력을 구축하려 합니다.

2.5MW급 풍력발전 설비의 미국 진출을 위시해 2012년 유럽 및 중국 진출을 계획하고 있으며 2010년 1.7MW 풍력발전 설비와 2011년 5MW 풍력발전 설비(해상용) 개발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한 추운 지역에서도 정상적인 운전이 가능한 한랭용 2.5MW급 풍력발전 설비 개발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삼성중공업 풍력사업의 세계시장 목표는

2020년 매출 7조원 달성으로 세계 3위를 차지, ‘글로벌 TOP3’ 반열에 오른다는 비전을 세우고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수치는 시간상의 개념일 뿐 최종 목표는 세계 1위 풍력기업입니다.

삼성중공업이 조선·해양 사업에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세계 조선업체 중 수주량 1위를 차지했듯이 풍력사업에서도 세계 ‘넘버원’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