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정희 중경이피아이 대표] 기후위기 대응에 알루미늄 합금 케이블 ‘하이랙스’ 주목
[인터뷰-이정희 중경이피아이 대표] 기후위기 대응에 알루미늄 합금 케이블 ‘하이랙스’ 주목
  • 박윤석 기자
  • 승인 2021.11.01 11: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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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 케이블 대비 가격·무게·시공 뛰어나
태양광 활성화 지원… ESG 실천에도 부합
이정희 중경이피아이 대표
이정희 중경이피아이 대표

[일렉트릭파워 박윤석 기자] 탄소중립을 향한 전 세계적인 움직임에 발 맞춰 우리 정부도 친환경성에 무게를 둔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기업의 탄소중립 대응과 ESG 경영 실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알루미늄 합금 케이블이 재조명받고 있다.

전력 전송 설비인 절연관 부스바 ‘하이빕스’ 제작·공급을 주력으로 해온 중경이피아이는 2014년 알루미늄 합금 케이블 ‘하이랙스’ 개발에 성공했다. 2016년 해당 제품의 특허를 취득하며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섰지만 기존 구리 케이블을 고수하려는 시장 장벽에 막혀 기대만큼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후 하이랙스 제품이 기존 구리 케이블 대비 ▲가격 ▲무게 ▲시공 등에서 눈에 띄는 경쟁력을 발휘한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발전·철도·건축 등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특히 케이블 피복에 저독성 난연 소재를 적용함으로써 환경성·안전성까지 확보해 최근 ESG 경영에 적극 나서고 있는 기업들의 부담을 더는 데도 일조하고 있다. 이 같은 환경친화적 특성 이외에 구리 케이블보다 비용과 시공 측면에서 유리한 점이 태양광 개발비용을 낮춰 발전단가(LCOE) 하락을 유도할 수 있다는 점도 주목받는 대목이다.

이정희 중경이피아이 대표는 “알루미늄에 특수금속을 용융 합금한 도체를 사용해 구리 케이블의 장점을 살리면서 단점을 보완한 제품이 하이랙스 케이블”이라며 “기존 구리 케이블을 대체하는 제품이다 보니 그동안 시장에서 활동한 사업자들의 반발이 적지 않았지만 대내외적 환경 변화로 하이랙스를 찾는 수요처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회사 이름보다는 알루미늄 합금 케이블 브랜드인 ‘하이랙스’를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브랜드 경쟁력을 키워 알루미늄 합금 케이블하면 자연스럽게 ‘하이랙스’를 떠올릴 수 있도록 제품 신뢰성은 물론 시장 인지도를 확보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가볍고 유연… 산업재해 예방 탁월
알루미늄 합금 케이블인 하이랙스가 여러 산업계 현장에서 주목받는 이유는 기존 구리 케이블에 비해 가격·무게·시공 측면에서 우위를 나타내기 때문이다. 여기에 구리 대비 원자재 매장량이 월등히 많아 가격 변동성에 따른 리스크 부담이 낮은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이 대표는 “동일한 허용전류의 구리 케이블에 비해 가격은 30% 가량 저렴하고, 무게는 40% 정도 가볍다”며 “외부 힘에 구부러지는 성질인 가요성 또한 50% 이상 우수해 현장 시공이 편리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장 근로자의 고령화와 여성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가볍고 손쉬운 시공이 가능한 하이랙스를 통해 산업재해 예방은 물론 공사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전 세계 알루미늄 매장량이 구리 보다 800배 정도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인한 제조원가 상승 리스크도 현저히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이랙스와 기존 구리 케이블의 외형을 비교하면 하이랙스 제품이 10% 정도 굵은 편이다. 이는 알루미늄 도체 전도율이 구리 대비 60% 수준이라 제조과정에서 재료를 더 많이 사용해 단면적이 커지기 때문이다. 원자재 가격만 놓고 보면 알루미늄이 50% 가량 저렴하지만 합금과 압축공정 등을 거치면서 최종 완성품 가격이 구리 케이블 대비 30% 정도 낮아지게 된다.

이 대표는 “그동안의 공급실적을 통해 하이랙스 케이블 자체 품질은 검증된 만큼 시공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작업오류를 줄이기 위해 별도 접속재와 공구를 함께 공급하고 있다”며 “케이블과 접속재·공구·시공매뉴얼을 묶어 하나의 솔루션처럼 제공함으로써 현장 작업자의 숙련도가 다르더라도 일정한 시공품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알루미늄 합금 케이블 '하이랙스'와 접속재
알루미늄 합금 케이블 '하이랙스'와 접속재

단면적 기준 케이블 표준품셈 개정 필요
하이랙스는 2017년 일반전선 가운데 처음으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신자재로 선정돼 현재 전국 아프트 현장에 공급되고 있다. 올해 상업운전에 들어간 중부발전 신서천화력발전에도 하이랙스가 적용됐다.

최근에는 대규모 태양광단지 건설이 증가함에 따라 발전효율과 개발비용에서 유리한 하이랙스 케이블을 찾는 사업자들이 속속 늘어나고 있다. 호반건설이 공동개발사로 참여하는 99MW 규모 새만금육상태양광 3구역에 하이랙스가 공급된 것은 제품 경쟁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실적이다.

해당 프로젝트의 EPC를 맡고 있는 호반건설은 계열사인 호반산업을 통해 대한전선 지분 40%를 인수한 바 있다. 굴지의 국내 전선업체인 대한전선이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태양광 케이블 수주에 성공함으로써 향후 시장 확대 가능성도 클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최근 포스코와 자체 품셈규정을 마련해 하이랙스를 설계에 반영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어 그동안 표준품셈 적용으로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던 하이랙스의 경쟁력을 알리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이 대표는 “현재 케이블에 적용되는 표준품셈이 단면적을 기준으로 계산하도록 돼 있어 하이랙스가 갖는 가격·시공 등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시장 확대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며 “혁신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우수한 품질의 제품을 시장에 내놔도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구리 케이블 공급업체의 시장 지키기에 밀려 수주 기회를 얻지 못 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표준품셈 개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태양광 케이블의 KS규격을 제정하면서 구리 도체만 허용하도록 한 것도 알루미늄 케이블의 시장 진출을 원천적으로 차단한 조치로 볼 수 있다”며 “중소기업 입장에서 언제 이뤄질지 모르는 제도적 보완을 계속 기다릴 수 없어 자체적으로 하이랙스의 성능을 검증하는 태양광 실증설비를 음성공장에 설치해 시장 경쟁에 대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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