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동발전 협력업체 정규직, 발전소서 극단 선택
남동발전 협력업체 정규직, 발전소서 극단 선택
  • 배상훈 기자
  • 승인 2021.10.18 18: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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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8년 삼천포발전소 폐쇄··· LNG발전소로 전환
발전소 폐쇄에 따른 고용전환대책 등 전무
노조, 트라우마 치료·심리상담 긴급실시 요구
한국남동발전 진주 본사 전경
한국남동발전 진주 본사

[일렉트릭파워 배상훈 기자]한국남동발전 삼천포발전본부에서 근무하던 협력업체 정규직 노동자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장례식을 마무리하고 화장까지 마친 상태다.

노조는 발전소 폐쇄에 대한 정부의 무대책이 그를 죽음으로 내몰았다며 고인의 죽음에 대한 진상조사는 물론 구조적 원인 파악을 위한 ‘노사공동진상조사위’ 설치를 촉구했다.

민주노총 경남지역본부(이하 노조) 등에 따르면 지난 10월 15일 오전 8시 55분경 남동발전 삼천포발전본부에서 발전소 협력업체 정규직 노동자가 시신으로 발견됐다. 고인은 2015년부터 삼천포발전본부 경상정비 전기팀 노동자로 근무했다.

고인이 일하던 남동발전 삼천포발전본부 6호기는 2028년 폐쇄돼 LNG발전소로 전환될 예정이다. 하지만 발전소 폐쇄에 따른 노동자들의 고용전환대책은 사실상 전무했다.

노조는 “아내와 어린 딸을 둔 고인은 동료들과 함께 이직을 준비했다”며 일과 공부를 병행한다는 것은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노동자에 대한 대책 없이 진행되는 정부 정책의 전환은 한 개인이 감당하기에 너무 어려운 현실”이라며 결국 고인은 이직활동을 중단하고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인이 소속된 한국발전기술은 3년 전 사망한 고 김용균 노동자가 속한 곳이기도 하다. 노조는 계속되는 발전소 이직과 그에 따라 발생하는 낮은 업무숙련도, 이 때문에 증가하는 사고 위험, 심지어 삶을 포기하는 지경까지 이르게 된 것으로 분석했다.

한편 지난 3월 발전소 노동자 7,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발전소 폐쇄 시점을 아는 노동자는 단 8.7%였다. 폐쇄로 인해 고용불안을 느끼는 노동자는 92.3%에 달했다.

반면 폐쇄시 다른 일자리가 준비돼 있다는 노동자는 4.3%에 불과했다. 정부의 재취업 프로그램에 참여하겠다는 응답은 26.5%였다.

다시 말해 발전소 폐쇄에 따른 노동자의 고용불안은 극에 달했지만 그에 따른 일자리 대책이나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도는 매우 낮았다.

공공운수노조는 발전소 폐쇄에 따라 일자리를 잃는 노동자를 대상으로 공공재생에너지발전소를 통한 ‘선고용-후교육’을 촉구했다.

노조는 이것이 기후대응에 따른 산업 전환기의 에너지 공공성과 고용 안정성을 위한 가장 효과적인 대안인데도 정부는 노동자들과 대안 마련을 위한 논의창구조차 마련하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노조에 따르면 남동발전 삼천포발전본부에서 일하는 노동자 중 2명이 최근 질병으로 사망한 바 있다. 동료를 잃은 슬픔과 발전소 폐쇄에 따른 막막함을 호소하며 심리적 불안정함을 호소했지만 상담을 받을 수 있는 체계는 없었다.

노조는 노동자들이 즉각적인 상담과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사업장 내 연쇄적인 사고를 막고 구조적 원인 파악을 위해 노사공동진상조사위 설치를 강조했다.

또한 12월 10일 고 김용균 3주기 전에 현 정부의 정규직화 합의 이행을 촉구한다며 발전소 노동자들의 고용보장을 위해 발전소 노동자들과 직접 대화할 것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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