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호 의원 “국가 열지도, 사실상 유명무실”
김정호 의원 “국가 열지도, 사실상 유명무실”
  • 배상훈 기자
  • 승인 2021.10.08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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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온배수 배출 664억톤 달해
법적근거 마련·관리제도 도입 시급
국회 산자중기위 소속 김정호 의원
국회 산자중기위 소속 김정호 의원

[일렉트릭파워 배상훈 기자]기후위기 대응을 위해선 온실가스와 지구온도를 낮추기 위한 직접적인 조치가 필요하다. 하지만 산업통상자원부는 탄소중립에 열에너지 정책이 경시되는 정책 불균형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김정호 의원은 산업부로부터 받은 자료를 분석했다.

김정호 의원은 “산업부가 2018년부터 올해 3월까지 국가 열지도(www.k-heatmap.com)를 3단계에 걸쳐 구축해 미활용 열에너지 현황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면서도 “연간 접속건수는 2019년 9,752건, 2020년 1만2,720건”이라며 사실상 활용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국가 열지도가 기본적인 열 발생현황을 반영하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다.

김정호 의원에 따르면 한수원 원전에서 배출하는 온배수 현황은 제외돼 있다. 또한 전국의 수많은 산업단지 중에서 울산지역 한 곳만 한정해 파악하고 있다.

이마저도 부실하기 짝이 없는 상황이다. 국가 열지도에 반영된 울산 산업단지 미활용 열 현황은 약 56만2,000Gcal/y로 파악됐다.

하지만 이는 울산에 있는 산업부문 에너지 다소비사업장 178개소 중 20%인 36개소의 설문결과일 뿐 정확한 현황을 파악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부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한수원 등 6개 발전공기업과 민간 화력발전소는 해수 온도보다 7~8°C 높은 온배수(냉각수)를 연간 622~664억톤씩 주변 해양에 배출하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초당 2,092톤의 온배수가 발전소 주변 해양에 방류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산업부와 6개 발전공기업은 발전 폐열을 육상 양식장 등 수산 부문에서 주로 재활용하고 있다. 이마저도 해양으로 버려지는 온배수 622~664억톤 중 0.92%인 6억1,200만톤을 재활용하고 나머지 99%는 해양으로 방류하고 있다.

또한 산업부는 발전소와 농가 모두에게 혜택을 주기 위해 2015년 온배수열을 재생에너지원으로 인정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온배수열 관련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발급 사례는 전혀 없다. 현재 온배수열 재활용은 정책적으로도 외면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파리기후협약 이후 유럽 내에선 탄소중립 가속화 당위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다. 유럽 주요국들은 열 부문 탄소중립을 위해 다양한 지원제도를 마련하고 있다. 대부분 제도가 폐열 재활용을 지원 대상에 포함하고 있다.

김정호 의원은 “산업부는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상향조정, 에너지차관 신설을 계기로 지금까지 열에너지와 폐열관리를 외면한 전기에너지 위주의 에너지 정책 불균형을 바로잡아야 한다”며 “온실가스 감축뿐만 아니라 직접적인 지구온도 저감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 열지도 현황 파악 법적근거 마련과 함께 열에너지 활용·관리를 위한 열에너지 관리제도 도입이 시급하다”며 “▲산업부 내 열에너지 통합관리를 위한 컨트롤타워 구성 ▲산업부, 환경부, 해수부 등 관련부처 합동T/F 운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문승욱 산업부 장관도 탄소중립 시대에 열에너지 활용·관리 등을 반드시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에 적극 공감했다.

또한 “국가 열지도를 구축하는 작업은 정책적 노력의 첫 토대가 된다고 생각한다”며 “관계부처 협력을 통해 종합적인 국가 열관리 정책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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