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렉트릭파워 이재용 기자] 송갑석 의원(더불어민주당)은 10월 5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화석연료에 의존하게 될 경우 30년 뒤 최소 3,000조원 규모의 사회‧경제적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고 밝혔다.
당면한 리스크로 탄소국경세를 꼽았다. 탄소국경세는 탄소배출이 많은 국가에서 생산‧수입되는 제품에 대해 부과하는 관세의 일종으로 우리나라의 주요 수출대상국인 EU‧미국‧중국이 도입을 공식화했다.
송갑석 의원은 3개국에 수출되는 9개 주요 품목(철강‧석유화학‧반도체‧자동차 등)에 대한 관세를 추산한 결과, 최소 71조에서 최대 473조의 탄소국경세를 지불해야 한다는 결론을 도출했으며, 도입국가 및 품목을 확대하면 비용은 더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산출조차 불가능한 사회경제적 비용도 있다. 기상청의 '2020년 이상기후 보고서'에 따르면, 매달 역대 최고의 기록을 경신하는 이상기후가 발생했다. 실제 우리나라는 지난 한 해 발생한 태풍과 장마로 1조2,585억원의 재산피해를 입었으며 지난 10년 평균(3,883억)의 3배에 이르는 피해 규모다.
이상기후는 농업 생산환경 변화 및 수급 불안정으로 이어지며 금융비용마저 증가시키고 있다. 2014년 1%에 불과했던 농작물 재해보상 손해율이 지난해 5%로 5배 치솟았다.
전체 보험가입 농가 44만2,000호 중 절반에 달하는 20만 6,000호가 피해 보상을 받은 탓이다.
송갑석 의원은 ‘원전 리스크’도 잠재 리스크 비용으로 포함시켰다. 일본의 경우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와 관련한 누적 투입비용 138조원을 포함해 총 978조원이 원전 사고 후속 처리비용에 쓰일 것이라고 밝힌 바 있으며, 지진으로부터 안전하지 않은 한국은 그보다 2.5배 많은 2,495조원의 후속 처리비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포항, 경주 등 원전 밀집지역의 지진빈도가 높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송갑석 의원은 “추산 가능한 리스크 비용만 3,000조일뿐 이상기후로 인한 농어업피해까지 합산하면 추산조차 불가능하다”며, “기후재앙으로 인한 비용은 지금 당장 청구되진 않지만 장기적으로 GDP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이 경우 선진국의 대열에서 이탈하는 것은 시간문제”라며 그 해법은 “탄소중립의 이행속도를 높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송갑석 의원은 지난해 대한민국 GDP는 1,924조원로 향후 30년간 3%성장한다는 가정에 따라, 최소 년 2%씩만 투자한다면 2050까지 총 1,895조를 탄소중립 이행비용으로 확보할 수 있다며 투자 재원 조달방안도 함께 제시했다.
송갑석 의원은 “재원 조달방안 없는 탄소중립 실현은 ‘증세없는 복지’라며, 범부처·민간 합동으로 ‘GDP 2% 투자전략’을 마련해 탄소중립 이행계획과 재원조달방안을 완성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독일은 주요국 대비 5년 앞선 2045년까지 2,478조원을 탄소중립에 투자할 예정이며, 영국은 2,310조원, 미국과 일본은 각각 1경2,000조원을 투자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