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톡톡] 정답 없는 원자력 정책… 미래 생각해야
[전력톡톡] 정답 없는 원자력 정책… 미래 생각해야
  • EPJ
  • 승인 2021.09.06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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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렉트릭파워 고인석 회장] 기후위기 대응과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국가별 에너지정책 방향은 처해있는 경제적·정치적 상황에 따라 서로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석탄발전 감축과 재생에너지 확대에는 전반적으로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원전 가동에 있어서는 의견이 엇갈리는 모양새다.

1986년 발생한 체르노빌 원전사고 이후 외면 받았던 원전산업은 에너지자원 확보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하지만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안전성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면서 가동 중단과 폐기를 요구하는 국제사회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현재 전 세계 국가들의 원전 가동 현황과 건설계획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세계 최대 원전 국가인 미국은 94기의 원전을 보유하고 있다. 전 세계 원자력 발전량의 30%를 차지하지만 자국 내 원자력 발전비중은 19%에 불과하다. 34년 만에 원전 건설을 재개해 2기를 건설 중이다.

56기의 원전을 운영하고 있는 프랑스는 현재 70% 수준인 원자력 발전비중을 2035년까지 50%로 줄일 계획이다. 다만 2050년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에너지정책 중심에 여전히 원자력을 포함시킨 것은 눈여겨 볼 점이다.

원전 신흥 강국을 꿈꾸는 중국은 현재 49.5GW 규모의 원전을 2025년까지 40% 가까이 늘려 70GW로 확충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연간 6~8기의 원전을 건설한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50기의 원전이 가동되고 있는 가운데 건설 중인 원전도 13기에 달한다.

주목할 대목은 세계 최초 상업용 소형모듈원전(SMR)을 하이난성에 건설하고 있는 가운데 자체 개발한 ACP100 원자로를 적용한 부분이다. 향후 전 세계 에너지 시장이 분산형 전원 확대로 개편될 전망인 만큼 SMR 시장 선점에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총 38기의 원전을 가동 중인 가운데 현재 20% 수준의 발전비중을 2030년 25~30%에 이어 2050년에는 45~5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 같은 계획에 따라 2030년까지 21기의 원전을 추가로 건설할 예정이다.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일본은 운영 중이던 원전 54기 가운데 21기를 폐기하기로 결정했다. 2022년 4월 재가동 심사에 합력한 원자로는 총 13기로 이 중 9기는 이미 가동에 들어갔다. 나머지 4기는 2022년까지 설비 개보수를 거쳐 가동한다는 방침이다. 일본 정부는 2018년 발표한 제5차 에너지기본계획에 2030년까지 원자력 발전비중을 20~22% 수준으로 유지하는 내용을 포함시켰다.

15기의 원전을 운영하고 있는 우크라이나는 2017년 수립한 에너지전략을 통해 2035년까지 화력발전 비중을 대폭 줄이기로 했다. 대신 원자력 발전비중은 50%로 유지하고, 재생에너지와 수력발전 비중은 각각 25%와 13%로 늘릴 계획이다.

각 국가별 원전 가동 현황과 운영계획에서 알 수 있듯이 에너지정책 방향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국민과 국가 모두의 미래에 도움이 되는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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