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호정 의원 “정의로운 전환법 마련 절실”
류호정 의원 “정의로운 전환법 마련 절실”
  • 배상훈 기자
  • 승인 2021.05.20 15: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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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비정규 노동자 실태조사 결과 공개
정확한 정보 공유·고용불안 대책 필요
국회 산자중기위 소속 류호정 의원
국회 산자중기위 소속 류호정 의원

[일렉트릭파워 배상훈 기자]국회 산자중기위 소속 류호정 의원이 석탄화력발전소 폐쇄에 따른 발전비정규 노동자들의 고용불안 등에 대한 인식 실태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실태조사는 정의로운 에너지전환 연구팀이 4월 한달간 경상정비, 연료환경운전 등 발전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설문조사를 통해 진행했다. 정의로운 에너지전환 연구팀에는 권영국 변호사, 이헌석 정의당 기후정의특별위원장, 최용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정책연구위원이 소속돼 있다.

발전비정규 노동자 3,634명 응답
설문조사 결과 7,000여 매가 배포된 설문지에 3,634명이 응답했다. 직종별, 연령별, 성별, 지역별 현황 등 기본현황은 다음과 같다.

석탄화력발전소 특성상 남성이 여성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또한 4인 이상 가족이 전체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4인 이상 가족이 높은 이유는 석탄화력발전소가 대부분 지역에 있어 배우자, 자녀뿐만 아니라 부모와 함께 살고 있는 경우가 다수로 보인다.

연령대는 30-49세가 61.9%로 다수를 차지했다. 지역은 석탄화력발전소가 밀집돼 있는 충남지역 비율이 42%로 가장 높았다.

직종은 고 김용균 노동자가 일했던 연료환경운전 응답이 다수였다. 이는 석탄화력발전소 폐쇄에 따라 해당 업무가 사라지는 연료환경운전 분야 노동자들의 관심이 높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타 직종은 구분표에 없는 사무직으로 추정된다.

근속년수는 5년 미만이 35.3%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10년 미만은 62.8%로 나타났다. 20년 미만도 22.8%로 낮지 않은 빈도를 나타냈다.

직종별로 보면 연료환경운전은 10년 미만이 63.2%, 경상정비는 10년 미만이 62.2%로 나타났다. 경비직종은 10년 미만이 96.1%로 대부분 10년 미만으로 나타나고 있다. 청소·위생직종은 10~20년 이상이 51.1%로 나타나고 있다.

출·퇴근시 통근거리(편도)는 1시간 미만이 91.2%로 나타났다. 대부분 해당 발전소가 있는 지역에서 생활을 하고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

고용불안 느끼는 노동자 92.3%
응답자 중 석탄화력발전소 폐쇄시점 등 진행사항을 정확하게 알고 있는 사람은 8.7%에 불과했다. 폐쇄정보를 들은 곳은 신문, 방송 등 매스컴과 직장동료를 통해서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회사, 노동조합을 통해 들은 경우는 소수로 나타났다.

직종별로는 시설관리와 경비직이 잘 모르겠다는 비중이 가장 높았다. 연료환경운전과 경상정비 직종의 경우 대략적인 상황은 인지하는 비율이 높은 걸로 나타났다.

폐쇄 정보 획득경로는 매스컴을 통한 경로가 20대가 가장 낮고 60대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직장동료를 통한 획득경로는 반대로 20대가 가장 높고 60대가 가장 낮게 나타났다.

석탄화력발전소 폐쇄에 따른 고용불안을 느끼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매우 그렇다’와 ‘그렇다’가 76%로 응답했다. 보통은 16.3%를 기록했다. ‘그렇지 않다’와 ‘매우 그렇지 않다’라는 응답은 7.2%에 그쳤다.

연령대별로는 30~49세에서 고용불안을 느낀다는 응답이 높았다. 20대와 60세 이상은 상대적으로 고용불안을 느낀다는 응답이 낮게 나타났다.

직종별로 ‘매우 그렇다’는 응답은 연료환경운전이 41.8%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경비의 경우 21.7%로 가장 낮게 나타났다. LNG 또는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면 연료운반 업무 자체가 사라지는 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추정된다.

재취업 가능여부에 대한 인식은 ‘시간은 걸리겠지만 재취업 가능’이라는 응답이 38.6%로 가장 높았다. 하지만 연령별 편차가 상당했다.

20대는 66.61%가 시간이 걸려도 재취업이 가능하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40대 이상에선 20%대 응답률에 그쳤다. 연령이 높아질수록 새로운 기술 습득, 이직시 진입장벽 통과가 어렵다는 인식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직종별로는 청소위생직종 재취업 불가능 응답률이 가장 높았다. 재취업이 불가능하다는 응답 중에 20대의 경우 ‘자격증이나 기술이 없어서’라는 응답이 높게 나타났다. ‘나이가 많아서’라는 응답은 40대부터 급격히 비율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재취업 프로그램 등에 대한 신뢰도 낮아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마련하는 재취업프로그램(직업교육) 참여 여부는 프로그램을 보고 판단하겠다는 응답 빈도가 63.3%로 가장 높았다.

다만 60세 이상, 청소위생, 사무직으로 추정되는 기타직종에선 참여하지 않겠다는 응답이 타 연령·타 직종보다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재취업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응답자 중에는 ‘프로그램에 참여해도 취업이 보장되지 않아서 참여하지 않겠다’는 응답 빈도가 39.7%로 가장 높았다. 향후 직업교육에 대한 신뢰도 제고와 제도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1·2순위 복수응답 문항인 폐쇄 이후 다른 일자리를 구할 때 중요한 요소는 모든 연령대와 모든 직종에서 임금·복지 등 처우를 1순위로 꼽았다. 2순위는 고용형태로 나타났다.

다만 사무직으로 추정되는 기타 직군의 경우 1순위 응답 중 고용형태가 중요하다는 응답이 35.2%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2순위 응답 중 20대와 60세 이상, 청소위생 업무에서 작업환경이 타 연령·타 직종보다 중요한 요소로 제기됐다.

향후 일자리 전환시 임금·복지 등 처우 유지여부가 일자리 선택의 주된 고려요소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근무지와의 거리는 1순위보다는 2순위 선택 빈도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동일직종에 대한 선호도는 연령대별·직종별 응답 빈도에 차이가 있었다.

20대의 경우 다른 직종이어도 상관없다는 응답이 절반에 육박했다. 시설관리와 경비 직종도 다른 직종에 대한 거부감이 낮게 나타났다.

일자리 전환시 거주지 이동에 대한 부분은 20대에서 타 시·도로의 이동도 가능하냐는 질문에 47.4%가 가능하다고 답변했다. 전 연령대에서 유일하게 출근시간이 1시간 이상이면 곤란하다는 답변(34.9%)을 앞섰다.

직종별로는 경상정비가 타 시·도 이동이 가능하다는 응답빈도가 높았다. 이는 업무 완성에 따라 이동이 잦은 경상정비 직종의 특성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타 시·도로의 일자리 전환시 주거대책도 정의로운 에너지전환에 반영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석탄화력발전소 폐쇄와 전환 과정에서 ‘노동조합의 역할이 중요하다’, ‘고용안정을 위한 법제화가 필요하다’는 응답빈도가 높았다. 전환 과정에서 개별적인 대응의 어려움에 대한 인식, 에너지전환이 고용 보장과 함께 진행돼야 한다는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노동조합 역할 중요··· 법제화 필요성 제기
이번 실태조사 결과 석탄화력발전소 폐쇄의 핵심적 이해관계자인 노동자, 특히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정보공유에 심각한 문제점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정책으로 추진되는 만큼 정부의 폐쇄 정보부터 일자리 대책 등에 대한 정보를 노동자에게 신속하게 전달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

또한 대부분 노동자들이 고용 불안을 느끼고 있지만 필요한 대책에 대해선 지역이동, 직업훈련 등에서 연령별·직종별로 상이한 응답이 제기되고 있다. 일자리 전환 등 대책 논의시 연령과 직종에 대한 고려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40대 이상에서 재취업이 가능할 것이라는 응답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해당 연령층의 일자리 전환에 대해 연령 특성을 반영한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직업교육에 대한 신뢰도도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당진, 태안, 보령 등 화력발전소가 밀집돼 있는 지역에 제대로 된 직업훈련 기반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으로서 직업훈련 제도에 대한 재설계도 필요하다.

노동조합 역할이 중요하다는 답변이 높은 만큼 발전소 폐쇄와 일자리 전환에서 핵심적 이해당사자인 노동조합을 포함시킨 논의기구를 중앙정부, 지방자치단체에 모두 구성해야 한다.

현재 충청남도에선 정의로운 전환기금을 설치하고 심의위원회에 노동조합이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기금 사용뿐만 아니라 산업정책 논의에도 노조를 포함시켜야 한다.

류호정 의원은 “고용문제 해결을 포함한 법제화 필요성을 다수가 제기하고 있다”며 “향후 에너지전환 및 고용관련법에 일자리 보장 대책을 포함하는 입법 논의를 빠르게 진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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