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두표 전력거래소 제주지사장
“제주 계통운영 전문성 더욱 강화할 것”
홍두표 전력거래소 제주지사장
“제주 계통운영 전문성 더욱 강화할 것”
  • 양현석 기자
  • 승인 2009.07.01 17: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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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역정전은 계통운영구조의 문제 아니다
철저한 대비로 제주 전력계통 안정 자신

2001년 4월 2일 전력거래소의 제주급전소로 출범한 전력거래소 제주지사는 2003년 6월 현재의 명칭으로 바꾸고 2004년 3월에는 사옥신축 이전과 제주 EMS 설비를 신규로 도입하며 지금에 이르렀다.

홍두표 전력거래소 제주지사장은 고향이 제주 애월이다. 한전에 입사한 지 23년만인 2007년부터 고향인 제주에서 근무하고 있다. 아름다운 고향의 전력 계통 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홍 지사장에게 제주 광역정전과 전력계통 재통합 등의 민감한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어 조금 미안한 생각도 들었지만, 그는 예의 온화한 미소를 머금으며 찬찬히 질문에 응했다.

‘제주 전력계통 재통합’ 반대 입장 밝혀

“2006년 광역정전은 전력 재통합의 근거가 될 수 없습니다.”

홍두표 지사장은 신중하지만 단호하게 전력계 일각에서 논의되고 있는 제주지역 전력계통 통합운영에 대해 반대의 뜻을 나타냈다.

기자가 제주 광역정전 3주년을 맞아 제주 전력 관계기관을 돌아보며 제주 전력계통 시범 통합과 관련해 들어본 이래 가장 강력한 반응이 전력거래소로부터 나왔다.

물론 처음부터 전력거래소는 이 재통합에 반대해왔다. 홍두표 지사장의 설명에 따르면 제주도는 독립계통에다 육지계통과 직류송전선로(HVDC) 2회선으로 연결돼 있다. 따라서 연계선의 높은 무효전력 요구특성으로 인해 발전기가 고장 날 경우 전압불안정 문제가 발생, 계통이 무너질 우려가 상존하고 있는 지역이다.

즉 한전과 발전사, 전력거래소 등으로 분화된 계통 때문에 광역정전이 발생한 것이 아니라 특수한 지역 조건 때문이라는 것이다.

전력거래소와 한전·발전사들은 3년 전의 광역정전을 계기로 전력계통 안정운영 대책을 마련해 추진해왔다.
우선 한전은 전력 절체 시 제어실패에 의해 HVDC 연계선이 정지하지 않도록 제어 로직을 변경하고 보완을 완료했으며, 신 전력설비 기술 확보를 위해 전담조직을 확보해 운영하고 있다.

또 중부발전은 제주내연발전기 과속도 보호장치의 알고리즘을 개선해 오신호에 의한 발전기 트립 재발을 방지했다.

전력거래소도 급전원 교육훈련을 강화하고, 급전자동화 설비 운영절차를 개정하는 등 광역정전 재발 방지대책을 추진해 운영하고 있다.

“현재 제도로 광역정전 재발 막을 수 있어”

광역정전 이후 제주의 전력기관들은 전력수급 비상 시 대책기구를 구성했다. 한전 제주지사가 수요대책을 담당하고, 전력거래소 제주지사는 상황실장(지사장)과 운영대책(운영부장)을 맡는다. 또 중부와 남부발전은 공급대책을 맡아 발전기 출력상황과 운전 시행 관련 업무를 담당한다.

이들의 협조를 통해 상황실은 전력거래소 중앙급전소에 보고를 하고 중앙급전소는 지식경제부에 보고하는 유기적 체계를 갖췄다. 이 대책기구를 통해 지난 2006년 사고 발생시 복구를 위해 우왕좌왕하던 모습은 사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홍두표 지사장은 “제주의 전력기관들은 협심해 전력계통 안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재통합이 아니어도 현 제도로 광역정전의 재발은 막을 수 있으며, 만약 정전이 발생해도 과거보다 훨씬 빠른 시간에 복구가 완료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홍 지사장은 전력산업구조개편 이후 제주지역의 계통운영 환경이 많이 변했다며, 전력거래소는 계통운영 전담기관으로서의 전문성 강화를 통해 계통주파수와 계통전압 유지율을 향상시켰고, 계통해석 및 계통운영능역도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또 시장운영규칙대로 운영해 계통운영의 공정성과 투명성이 높아졌으며, 경제급전을 통한 에너지 사용의 경제성이 제고됐다. 이와 함께 회사 간 역할분담 및 책임한계가 명확해져 계통운영의 신뢰성이 높아진 효과도 거뒀다는 것이 그의 말이다.

전력거래소 제주지사는 홍 지사장을 포함해 18명이라는 얼마 되지 않는 직원들로 구성돼있다. 그 18명의 힘으로 제주도의 전력시장과 전력계통을 운영하고, 급전자동화설비를 운영하는 모습을 보니 조금 신기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고향에서 근무를 하다 보니 더욱 업무에 책임감을 느낍니다. 우리가 조금만 방심하면 고향 사람들의 생활이 엉망이 된다고 생각하니 더 열심히 일할 수밖에 없습니다.”

제주 전력계통의 최고 책임자인 홍 지사장은 기자를 배웅하며, 다짐의 말을 역시 특유의 온화한 미소에 담아 보냈다. 그의 미소가 앞으로도 계속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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