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만화 100년의 영광과 수난 한 자리에
만화와 함께 성장한 현대미술 작품도 전시
한국만화는 복권(復權)됐는가?
복권이란 용어는 정확하지 않을 수도 있다. 복권이란 가지고 있었던 권리를 잃은 후 다시 찾는다는 의미이기에 단 한번도 그 권리를 누려보지 못한 만화에게 복권이라 함은 실례되는 말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 권리를 본래 갖지 못했든, 빼앗겼든 간에 우리 만화는 100년이라는 역사를 지녔다. 대한제국 말기 주권을 빼앗기던 그 시간에 태어난 한국 만화는 우리 근현대사와 함께 웃고 울며 지내왔다.
1909년 대한민보 창간호에 이도영의 한 컷짜리 시사만화가 실린 후 100년의 역사를 한 눈에 보여주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어 많은 관람객의 발걸음을 모으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과 한국만화 100주년 위원회가 함께 ‘한국만화 100년’을 조망하고 미래의 지평을 제시하는 기획전시 ‘만화_한국만화100년’ 전이 그것이다.
이미 6월 2일 개막해 화제가 되고 있는 이 전시회는 8월 23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후 9월 5일부터 10월 30일까지는 제주현대미술관으로 자리를 옮겨 전시된다.
우리 만화는 국운이 풍전등화와 같이 위태로웠던 구한 말, 국권회복을 위한 계몽운동의 일환으로 창간된 신문의 시사만화로부터 시작됐다.
‘만화_한국만화 100년’전은 국립현대미술관에서 한국만화가 단일전시로 선보이는 첫 번째 자리이자 만화가 현대 예술에서 차지하는 위상과 비중을 보여주는 최초의 대규모 만화 전시다.
한국만화는 누구나 좋아하는 천덕꾸러기로 이중적인 대접을 받던 시대를 지나 현재는 문화적, 예술적, 산업적 가치에 대해 새롭게 조명 받고 있다.
이번 전시는 1909년부터 현재까지 각 시대를 대표하는 만화가 250명의 작품 1,500여점과 한국 만화 100년의 시간 속에 성장해온 현대미술 작가 18인의 작품 60여점을 함께 전시함으로써 만화의 문화적, 예술적 위상을 조망하는 한편, 만화와 미술과의 밀접한 관계를 확인하는 의미 있는 전시가 됐다.
이번 전시를 공동 기획한 국립현대미술관 이승미 교육문화팀장은 “만화는 이미 출판을 넘어 현대미술을 비롯해 다양한 문화 활동의 원 콘텐츠로서 차지하는 위상과 비중이 높아졌는데 기대만큼 한국 만화를 본격적으로 부각하고 조명하는 기회가 그리 많지 않았다.”며, “이번 전시는 우선 한국만화 100년의 역사를 한자리에서 되돌아보는 데도 큰 의미가 있으나, 단지 100년의 역사를 정리하는데 그치지 않고, 오늘날 만화의 넘치는 상상력과 창의적인 힘으로 미래의 다양한 발전을 준비하는 데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 전시에는 국립현대미술관이 최초로 소장한 만화가 김성환 작가의 작품을 일반에 공개했다. 이 소장작품은 6.25 때 제작된 김성환 작가의 미공개 작품 100점으로 그 중 일부가 본 전시를 통해 최초로 일반에 공개한 것이다.
100년의 역사전과 함께 전시되는 장르별 기획전시에서는 순정만화, 어린이만화, 카툰, 독립만화, 웹툰, 시사만화 등 만화가 지닌 여러 장르들을 독립적인 공간에서 구현해 각각의 장르 작품이 뿜어내는 역동적인 에너지와 다양한 움직임들을 선보이고 있다. 주류와 비주류를 아우르며 다양한 방식으로 만화의 표현 및 활용의 영역을 넓혀나가는 현재의 만화작품들 속에서 한국만화만의 잠재력과 경쟁력을 발견하고 재인식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행사소개**
전 시 명 : 만화_한국만화 100년
전시일시 : 2009년 8월 23일까지
전시장소 : 국립현대미술관 제7전시실
참여작가 : 이도영 외 한국 만화 작가 250명 내외,
현대미술작가 18명
작품수 : 1,560여점
주최/후원 : 국립현대미술관, 한국만화 100주년 위원회
관람료 : 일반 3,000원
휴관일 : 매주 월요일
전시문의 : 국립현대미술관 (02-2188-6000)
http://www.moca.go.kr
한국만화 100주년 위원회
http://cartoon100.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