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력발전, 육·해상만 전부는 아냐··· ‘공중 풍력발전’ 개발 박차
풍력발전, 육·해상만 전부는 아냐··· ‘공중 풍력발전’ 개발 박차
  • 이재용 기자
  • 승인 2021.05.04 16: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기연구원·창원시·한전, ‘공중 풍력발전’ 연구개발 협력 MOU
마산해양신도시 부지 활용 실증··· 기존 타워형 대비 잠재력 높아
전기연구원, 한전, 창원시는 5월 4일 창원시청 시민홀에서 공중 풍력발전 연구개발 성과발표회를 개최하고, 지속적인 업무 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사진=왼쪽부터 김종욱 KERI 시험부원장, 허성무 창원시장, 김숙철 한전 기술혁신본부장.
전기연구원, 한전, 창원시는 5월 4일 창원시청 시민홀에서 공중 풍력발전 연구개발 성과발표회를 개최하고, 지속적인 업무 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사진=왼쪽부터 김종욱 KERI 시험부원장, 허성무 창원시장, 김숙철 한전 기술혁신본부장.

[일렉트릭파워 이재용 기자] 재생에너지 중에서도 대규모 발전설비에 속하는 풍력발전시스템은 육상과 해상을 통해 활발하게 설비용량이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풍력발전은 바람자원이 풍부하고 육지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주민 수용성에 따른 마찰이 적어 건설이 용이하지만 상대적으로 개발비용이 많이 소요된다.

한국전기연구원(원장 직무대행 유동욱)과 한국전력(사장 김종갑), 경남 창원시(시장 허성무)가 미래형 신재생에너지로 주목받는 ‘공중 풍력발전’의 국산화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

전기연구원, 한전, 창원시는 5월 4일 창원시청 시민홀에서 공중 풍력발전 연구개발 성과발표회를 개최하고, 지속적인 업무 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이날 협약식은 허성무 창원시장, 김종욱 전기연구원 시험부원장, 김숙철 한전 기술혁신본부장을 비롯해 연구 사업을 이끌어가는 주요 관계자 30여 명이 참석했다.

에너지원 잠재력 높은 공중 풍력발전
공중 풍력발전은 높은 고도에 연(Kite) 등을 띄워 전기를 생산하는 일종의 ‘하늘을 나는 발전소’다.

공중 풍력발전은 비행기나 드론 등에 프로펠러와 발전기를 장착해 하늘에서 전기를 생산해 지상으로 보내는 ‘공중발전’ 방식과 연 혹은 글라이더 등이 공중에서 줄을 당기고 이에 줄이 감긴 지상의 드럼이 회전하면서 발전기를 구동해 전기를 만드는 ‘지상발전’ 방식으로 나뉜다.

현재 3개 기관이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하는 분야는 지상발전 방식의 공중 풍력발전이다. 한전이 예산을 지원해 전기연구원이 연구개발을 수행하고 있으며, 창원시가 마산해양신도시 부지를 테스트베드로 활용할 수 있게 지원하고 있다.

공중 풍력발전의 장점은 에너지원의 잠재력이 크고 장소의 제한이 적다는 점이다.

전기연구원 공중 풍력발전 개발연구팀이 연구를 하고 있다.
전기연구원 공중 풍력발전 개발연구팀이 연구를 하고 있다.

이론적으로 기존 타워형 풍력터빈이 지구상에서 바람으로부터 획득할 수 있는 잠재적 총 에너지는 400TW다.

하지만 특정 지역에서만 확보가 가능한 바람 자원의 한계, 해상풍력의 경우 발전소 기초 비용을 좌우하는 수심의 한계 등 각종 지형적·경제적·자연환경적 문제로 인해 지금까지 전 세계에 설치된 타워형 풍력터빈의 누적 설치용량은 총 잠재력(400TW)의 0.2%에도 못 미치는 743GW에 불과하다.

하지만 높은 고도의 바람에서 공중 풍력발전이 획득할 수 있는 잠재적 총 에너지는 이론적으로 1,800TW다.

이는 타워형 풍력터빈 대비 4.5배에 이르며, 전 세계 에너지 수요(약 20TW)의 90배에 달한다. 높은 고도의 바람 에너지는 강하면서도 더욱 광범위하게 분포되기 때문에 그동안 바람이 약해 타워형 풍력터빈의 상업성이 확보되지 않았던 지역에서도 공중 풍력발전 방식을 통해선 높은 고도의 강한 바람을 활용해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또 해상에 구축할 때에도 기초 비용을 좌우하는 수심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다. 사실상 지구 대부분 지역에서 발전이 가능하다.

주민 수용성 및 친환경성 두루 갖춰
경제성과 친환경성도 매우 뛰어나다. 동일 면적에서 연간 발전량은 타워형 풍력터빈 대비 6배 이상 높고, 각종 구성품(기초, 타워, 블레이드 등)이 1/10 수준으로 재료와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이산화탄소의 배출을 절반 이상 감축할 수 있다.

환경 훼손, 소음, 진동, 경관 등 발전소 설치에 따른 주민 수용성 확보에 장애가 되는 문제를 최소화 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이런 장점들을 바탕으로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공중 풍력발전에 관심을 두고 타당성 검증연구를 수행했으며, 상용화 및 대용량화를 위한 관련 기술을 꾸준히 개발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기술의 확보를 위한 연구가 필요했는데, 전기연구원이 창원시와 한전의 지원을 받아 국내 최초의 기술을 독자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현재 한전은 산업계에 필요한 융합형 신기술을 개발하고, 전력·에너지 분야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2017년부터 개방형 R&D(Open R&D) 사업을 도입하고 있다. ‘공중 풍력발전’ 역시 이런 Open R&D의 하나로, 한전과 전기연구원이 2018년부터 연구개발을 수행해 오고 있다.

창원 마산해양신도시에서 공중 풍력발전 개발시험이 이뤄지고 있다.
창원 마산해양신도시에서 공중 풍력발전 개발시험이 이뤄지고 있다.

연구에서 개발시험 부지는 대단히 중요한 요소다. 바람 조건이 좋고 넓은 평지가 필요했으며, 무엇보다 국내 최초 연구인만큼 시험 과정에서 안전이 확보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했다.

이에 창원시가 마산만을 메워 만든 인공섬인 ‘마산해양신도시’ 부지를 활용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했다. 이를 발판으로 전기연구원은 다양한 분야의 기술이 융합되는 ‘공중 풍력발전’ 분야에서 독자적인 원천 시스템 기술, 설계 특허 및 제작 기술, 제어 및 운용기술 등을 다수 확보할 수 있었다.

연구 책임자인 이주훈 전기연구원 에너지시스템 제어기술팀장은 “공중 풍력발전은 활용 목적과 장소에 따라 이동식부터 대규모 발전까지 다양한 용량의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어 응용성이 매우 높다”며 “향후 AI을 접목한 자동 운전기술을 실현하고, 창원 지역 내 300여개 전기관련 기업들과 함께할 수 있는 실증단지 구축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허성무 창원시장은 “협약을 통해 창원시와 전기연구원, 한전이 공중 풍력발전이라는 ‘가지 않은 길’에 첫발을 내딛고, 대한민국 탄소중립 실현의 기반을 마련하는 상징적인 날로 기억될 것”이라며 “공중 풍력발전시스템 개발시험의 성공을 위해 아낌없는 지원을 약속하겠다”고 전했다.

향후에도 전기연구원은 창원시·한전과의 지속적인 협력을 통해 공중 풍력발전의 상용화를 앞당기고, 이를 통해 정부가 추진하는 그린뉴딜 정책 실현 및 범지구적 온실가스 감축 노력에 기여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