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톡톡] 탄소중립과 소형원전의 동행
[전력톡톡] 탄소중립과 소형원전의 동행
  • EPJ
  • 승인 2021.05.02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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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렉트릭파워 고인석 회장] 탄소중립을 향한 국제사회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는 가운데 풍력·태양광 등 재생에너지와 함께 소형원자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기저부하 역할을 맡고 있는 원전과 석탄발전의 비중이 줄어들면서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책임질 대안으로 소형원자로가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2000년대 들어 기후변화 문제가 글로벌 화두로 떠오르면서 온실가스 배출에서 자유로운 원전에 호의적이던 국제사회 여론은 2011년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순식간에 정반대로 돌아섰다. 이후 많은 국가들이 원전 퇴출 시간표를 재촉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전기자동차·데이터센터 등 대규모 전력을 필요로 하는 전력수요처가 새롭게 등장하면서 이를 뒷받침할 에너지믹스 변화를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적지 않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LNG발전과 여전히 간헐성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한 재생에너지를 보완할 기저발전의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다.

원전 역할이 재조명되면서 관심을 끄는 분야가 바로 소형모듈원전(SMR)이다. 대규모 원전설비로 인한 주민수용성 부담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전력망 안정화를 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형태의 원전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SMR은 하나의 용기에 원자로와 증기발생기, 냉각재 펌프, 가압기 등 주요기기를 담은 일체형 원자로다. 설비용량은 기존 대형 원전의 3분의 1에 불과한 300MW급 수준이다.

공장제작과 현장조립이 가능해 건설비용이 저렴할 뿐만 아니라 사용 부지가 적은 소형이기 때문에 풍력·태양광 등 재생에너지와 연계한 분산형 전원 구축도 가능하다. 건설기간도 3년 남짓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미국, 영국, 캐나다 등 주요 국가를 중심으로 소형원전 개발이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에너지기업 테라파워가 2030년까지 차세대 소형원전 ‘나트리움’을 상용화해 미국 전역에 건설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미국 정부도 탄소중립 로드맵에 SMR을 청정에너지로 분류하고 대규모 투자계획을 수립한 상태다.

영국 정부는 항공기 엔진 제작사인 롤스로이스와 손잡고 2050년까지 소형원전 16기를 건설할 계획이다. 캐나다 역시 소형원전 수출 시장이 커질 것에 대비해 육성 전략을 수립했다.

우리 정부도 소형원전 시장을 긍정적으로 보고 한국형 SMR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점진적인 원전 비중 축소로 침체돼 있던 원전업계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한수원은 원자력연구원과 함께 ‘혁신형 소형원전’ 개발을 추진 중이다. 정부는 한수원 주도로 2030년까지 4,000억원을 투입해 170MW급 혁신형 SMR을 상용화해 수출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혁신형 SMR은 원자력연구원이 기존에 개발한 한국형 소형원자로인 SMART를 개량한 것으로 모듈화해 조립이 가능하다.

2050 탄소중립 이행목표 달성을 위해선 에너지믹스 대전환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다. 태양광 등 입지부족 문제로 보급에 한계가 있는 재생에너지를 보완한 에너지원으로 SMR 같은 신에너지 개발에 속도를 낼 필요가 있다.

환경문제와 산업계 활성화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SMR 개발에 정부 차원의 보다 적극인 투자와 지원책이 이뤄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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