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가 답하지 못한 질문들 외 2권
마스크가 답하지 못한 질문들 외 2권
  • 배상훈 기자
  • 승인 2021.03.08 10: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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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가 답하지 못한 질문들
미류 등 10인 지음 / 창비 / 1만5,000원

코로나19 바이러스 발견 초기, 나이·성별·국적을 막론하고 누구나 감염될 수 있다는 사실은 큰 공포를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모두가 바이러스 앞에 평등하지는 않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재택근무를 할 수 없고 대면접촉 없이는 생계유지가 불가능한 사람들, 집에 머무는 것이 해고나 소득 단절을 의미하는 사람들부터 감염에 노출됐다. 방역의 구멍은 의료나 기술의 문제가 아니다. 사회에 이미 존재하던 문제들이 불거져 현실을 제약하기 때문에 생겨난다.

신간 ‘마스크가 답하지 못한 질문들’에서 인권활동가 미류, 문화인류학자 서보경, 플라스틱 프리 활동가 고금숙, 배달 노동자 박정훈, 홈리스 활동가 최현숙, 노들장애학궁리소 연구활동가 김도현, 영화감독 이길보라, 작가 이향규, 영장류학자 김산하, 정치학자 채효정은 서로 다른 자리에서 코로나19가 드러낸 한국사회 사각지대를 짚는다.

인권, 환경, 노동, 젠더, 인종, 장애 등 다양한 각도에서 코로나와 함께한 지난 한해를 돌아보면 백신과 치료제가 개발된다 하더라도 우리는 코로나19 이전처럼 살 수 없다는 것이 자명해진다. 코로나 이후 어떻게 살 것인가! 우리 앞에 놓인 질문에 응답할 차례다.

피노키오의 코에 관한 진실
레이프 페르손 지음, 홍지로 옮김 / 엘릭시르 / 1만7,500원

거짓말 증거가 보이지 않는 세상에서 우리는 어떻게 참과 거짓을 구분할 수 있을까?

한밤중에 살인사건 연락을 받은 월요일은 에베르트 벡스트룀 경감에게 인생 최고의 날이 될 터였다. 하지만 사건은 그의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목격자는 경찰 앞에선 범인을 잘 모르겠다더니 보상금을 많이 준다는 신문사에 냉큼 불어버린다. 주요 참고인은 증거가 명백한 본인의 행적에 대해 오리발을 내밀며 딱 잡아떼기 바쁘다.

세상에는 거짓말쟁이가 왜 이렇게 많은 것일까? 사람들이 피노키오처럼 거짓말을 할 때마다 코가 길어진다면 이 경찰 업무는 정말 편해질 텐데!

신간 ‘피노키오의 코에 관한 진실’은 블랙 코미디 경찰소설 벡스트룀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이다. 또한 스웨덴 범죄학자 레이프 페르손의 날카로운 사회 풍자가 담긴 미스터리다.

현대 스톡홀름을 배경으로 하는 이 시리즈는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의 부정부패, 부도덕하고 기만적인 공권력을 예리하게 지적하고 있다. 특히 복지국가로 이름 높은 스웨덴의 여성 혐오, 외국인 차별 등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은 사회문제까지 담고 있다.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
심채경 지음 / 문학동네 / 1만5,000원

달 탐사 50주년이 되던 해인 2019년, 네이처는 미래의 달 과학을 이끌 세계의 천문학자 5인 중 한 명으로 심채경을 지목했다. 현재 심채경은 한국천문연구원에서 우리나라 최초의 달 탐사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그러나 책 속에서 저자가 보여주는 연구자로서의 삶은 영화 ‘그래비티’ 주인공의 그것과는 매우 다르다. 천문대에 가서 천체망원경을 들여다보며 행성을 직접 관측하는 일은 드물다.

행성 관측자료는 대개 연구실 컴퓨터로 전송받을 수 있다. 현대 천문학자들은 주로 연구실에서 컴퓨터 속 데이터와 씨름을 한다. 일 년 전·후의 독점기간이 끝난 미 항공우주국 관측자료를 쓰기도 한다.

영화 속 천문학자의 이야기와 이 책에 담긴 이야기들이 사뭇 다른 또 하나의 이유는 대한민국의 과학자, 그것도 여성 과학자를 둘러싼 일상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두 아이의 엄마이자 비정규직 행성과학자인 저자가 묘사하는 과학자의 삶은 하루하루 치열하게 편견과 싸우는 삶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인 이소연에 관한 글 ‘최고의 우주인’은 우리나라 여성 과학자들이 어떤 편견과 차별 속에 있는지 조곤조곤, 그러나 날카롭게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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