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남철 한화건설 풍력사업실장] 개발·EPC·운영관리 잇는 풍력사업 원스톱 밸류체인 구축
[인터뷰-이남철 한화건설 풍력사업실장] 개발·EPC·운영관리 잇는 풍력사업 원스톱 밸류체인 구축
  • 박윤석 기자
  • 승인 2021.03.08 07: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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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력사업실 신설… 풍력발전 전문기업 도약
올해 기술지원 조직 추가 4개 팀 30여 명 확대
이남철 한화건설 풍력사업실장
이남철 한화건설 풍력사업실장

[일렉트릭파워 박윤석 기자] 반세기 넘게 건축, 주택, 플랜트, 토목 등 각종 건설부문 시공·개발을 통해 종합건설사로 성장해온 한화건설이 그린뉴딜 정책으로 주목받고 있는 풍력을 신수종사업으로 선정하고 역량 집중에 나섰다.

한화건설은 육상풍력 EPC를 시작으로 그동안 키워온 풍력사업 경쟁력을 프로젝트 개발과 운영관리 분야로 넓히기로 했다. 사업개발과 EPC·운영관리로 이어지는 풍력 비즈니스 밸류체인 구축을 통한 경쟁력 강화로 풍력발전 전문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고속도로·교량 등 공공인프라시설은 물론 정유·화학플랜트, 발전플랜트 등 대규모 산업시설 건설로 쌓은 기술력과 경험을 바탕으로 시장 지배력을 높일 방침이다. 제주 수망풍력과 영양 양구풍력 EPC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었던 배경에도 이 같은 경험이 주효했다.

한화건설의 풍력사업 중장기계획에는 건설시장 다변화에 따른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전략 이외에도 기후변화 대응과 탄소중립 시대 선도를 위한 환경경영 의지가 담겨 있다. 풍력사업을 통한 재무적 성과를 넘어 지속가능 성장을 뒷받침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강화하겠다는 한화그룹의 경영방침이 반영된 결과다.

한화건설은 지난해 연말 풍력사업 강화에 방점을 둔 조직개편을 단행하고 대표이사 직속으로 풍력사업실을 신설했다. 풍력사업실은 기존 토목환경사업본부에서 분리된 육상풍력팀과 해상풍력팀에 프로젝트 지원을 담당할 풍력사업관리팀을 추가해 3개 팀으로 구성됐다. 올해 안에 운영관리 수행에 필요한 기술지원 조직도 추가로 꾸려질 예정이다.

풍력사업 강화에 무게중심을 두고 친환경에너지사업을 키우겠다는 한화건설의 이 같은 전략은 에너지전환과 그린뉴딜 실현을 목표하고 있는 정책방향과 궤를 같이하며 탄소중립 시대를 여는데 긍정적인 효과로 작용할 전망이다.

CEO 직속 배치… 빠른 의사결정
호흡이 긴 풍력사업 특성상 몇 년의 짧은 기간에 프로젝트 성과를 내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사업계획 착수부터 타당성검토, 인허가, 건설, 상업운전에 이르기까지 육상풍력의 경우 일반적으로 4~5년이 소요된다. 해상풍력은 이보다 긴 7~8년의 개발기간을 필요로 한다. 결국 단계별 소요시간을 얼마나 줄이느냐가 관건이다. 이는 전체 개발비용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사업성과 연결되는 중요한 요소다.

이남철 한화건설 풍력사업실장은 이번 조직개편으로 내부 의사결정이 한층 빨라져 효율적인 프로젝트 진행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실장은 “대표이사 직속 조직이다 보니 수직적인 보고체계에서 벗어나 유연하고 빠른 의사결정으로 프로젝트 발굴과 개발이 이뤄질 것”이라며 “신설 조직인 풍력사업관리팀에서 재무·법무·기획 등을 전담하는 점도 속도감 있는 사업개발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3개 팀에 걸쳐 25명이 활동하고 있는 조직을 4개 팀 30여 명으로 확대할 계획”이라며 “기술지원을 맡을 팀이 꾸려지면 프로젝트 개발부터 EPC와 운영관리로 이어지는 풍력사업 전주기 밸류체인이 만들어져 시장 경쟁력 또한 강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화건설이 EPC를 맡아 건설한 76MW 규모 영양 양구풍력단지
한화건설이 EPC를 맡아 건설한 76MW 규모 영양 양구풍력단지

풍력분야 EPC 전문성·경쟁력 확보
제주지역을 제외하고 바람자원이 풍부한 산지에 조성되는 국내 육상풍력 특성상 진입로 건설을 비롯해 기자재 운송·설치, 공정관리 등의 시공능력에 따라 프로젝트 신뢰성이 달라질 수 있다.

한화건설은 대규모 건설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확보한 건설기술과 현장경험을 바탕으로 풍력사업 EPC 분야에서도 탁월한 전문성을 발휘하고 있다. 지난해 25MW 규모 제주 수망풍력(3.6MW급 7기)과 76MW 규모 영양 양구풍력(3.45MW급 22기)을 연이어 준공하며 풍력사업 EPC 실적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하반기 착공 예정인 88MW 규모 양양 수리풍력 EPC도 수행 중이다.

국내의 경우 풍력발전 사업자는 육상풍력 개발 시 각종 인허가와 지침에 규정된 가이드라인을 따라야 한다. 대표적인 것이 환경부의 환경성평가지침이다. 산림생태계와 지형 훼손을 최소화한다는 명분아래 입지선정은 물론 진입로 개설, 굴착 등을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같은 지침으로 인해 충분한 진입로 확보가 어려워 EPC 업체 입장에서 시공하기가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다. 자칫 공사기간이 길어져 전체 프로젝트 일정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

이 실장은 “육상풍력단지 건설에서 가장 중요한 공정 가운데 하나가 바로 진입로 건설이다”며 “일반적인 도로건설과 달리 도로 폭을 넓히는데 제약이 따라 시작부터 끝 지점까지 도로 하나를 순차적으로 건설하면서 운송과 설치작업을 해야 한다”고 현장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옹벽 시공이나 콘크리트 포장 등 도로에서 다른 작업이 이뤄지면 차량통행이 불가능해 작업이 마무리될 때까지 모든 공정을 멈춰야 한다”며 “빠른 시공이 가능한 옹벽 선정이나 가설도로계획 등 현장 경험과 전문성이 뒷받침돼야 효율적인 공정을 이끌어 낼 수 있다”고 밝혔다.

한화건설의 육상풍력 EPC 전문성은 프로젝트 사업성을 효과적으로 높이는 요인으로도 작용한다. 입지와 사업성을 고려한 풍력터빈 최적모델을 구매할 수 있도록 전문인력을 배치하는 동시에 계획적인 기자재 운송으로 공정 효율을 극대화하고 있다.

특히 풍력터빈이 대형화되고 있는 추세에 맞춰 적용하고 있는 최신 설치기술도 한화건설의 경쟁력 가운데 하나다.

이 실장은 “풍력터빈 설비용량이 점차 커지고 있는 반면 산림훼손을 이유로 운송·설치에 필요한 부지면적은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라며 “블레이드를 세워서 운송할 수 있는 기립장비를 비롯해 이동반경을 최소화한 모듈 트레일러, 작업 공간을 줄인 자립식 크레인 등을 현장상황에 따라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건설이 EPC를 수행한 25MW 규모 제주 수망풍력단지
한화건설이 EPC를 수행한 25MW 규모 제주 수망풍력단지

해상풍력 개발로 지역발전·일자리 뒷받침
한화건설의 풍력분야 비즈니스는 EPC 수행에 그치지 않는다. 그동안 육상풍력 EPC를 통해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풍력단지 개발로 사업 보폭을 넓혀가고 있다.

현재 경북 영천과 영덕지역에서 추진 중인 육상풍력 개발사업의 경우 지역주민은 물론 지자체와 이익을 공유할 수 있는 상생모델로 키우기 위해 다각적인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개발과 EPC·단지운영으로 이어지는 풍력사업체계를 모두 직접 수행할 수 있는 강점을 살려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복안이다.

무엇보다 그린뉴딜의 한축인 해상풍력 개발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의 산업생태계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사업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이 같은 계획의 마중물이 될 프로젝트가 신안우이해상풍력 개발사업이다.

한화건설은 2013년 해상기상탑 설치를 시작으로 신안우이해상풍력 개발에 첫 발을 내딛었다. 이후 풍황자원 검증을 비롯해 해양물리탐사·지반조사 등 예비타당성조사를 차근차근 밟아 2019년 6월 400MW 규모로 발전사업허가를 받았다. 평균 7m/s의 양호한 바람이 부는 지역이라 향후 PF 조달에도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 실장은 “환경과 지역주민을 최우선에 두고 신안우이해상풍력 개발에 나서고 있다”며 “발전사업허가 취득 후 1년 여간 주변 환경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면밀히 조사하는 한편 주민수용성 확보를 위한 다양한 소통활동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고 프로젝트 개발방향을 설명했다.

이어 “전남도가 추진하고 있는 신안 8.2GW 해상풍력 개발사업에 포함된 프로젝트인 만큼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건설기간 동안 연간 3,000여 개의 직간접 일자리 창출과 운영기간에 연간 80여 명의 고용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화건설은 총 2조4,000억원 규모의 개발비용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신안우이해상풍력의 착공 시점을 2022년 하반기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 추진 중인 인허가 절차에 따라 시기가 다소 늦춰질 가능성도 있지만 2026년 상업운전을 목표하고 있다. 계통연계는 진도변전소로 접속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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