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톡톡] 삼중수소 논쟁보다 국민 안전이 우선이다
[전력톡톡] 삼중수소 논쟁보다 국민 안전이 우선이다
  • EPJ
  • 승인 2021.02.05 09: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일렉트릭파워 고인석 회장] 경주 월성원전 내부에서 기준치의 18배에 달하는 삼중수소가 검출된 것이 알려지면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삼중수소는 핵분열 시 생성되는 인공 방사성물질로 약 5.7keV의 에너지를 갖는 베타 방사능 방출체다. 투과력이 약해 사람 피부를 관통하는 외부피폭 영향은 없지만 음용을 통해 체내에 들어오더라도 소변이나 땀 등을 통해 배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논란은 지난해 한수원이 작성한 월성원전 삼중수소 관리현황 보고서가 공개되면서 시작됐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월성 3호기 터빈건물 지하의 고인 물에서 배출기준인 4만베크렐보다 18배 많은 71만3000베크렐의 삼중수소가 검출됐다. 이와 함께 월성 1호기 사용후핵연료 저장조 차수막 손상여부를 2018년 8월 인지한 후 지금까지 보강조치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던 사실도 확인됐다.

보고서에도 나와 있듯이 검출된 삼중수소는 원전에서 배출된 물이 아니라 건물 지하에 고여 있던 물에서 확인된 것이다. 실제 계획적으로 배출할 때는 해수로 희석한 후 농도기준인 4만베크렐보다 훨씬 낮게 배출되고 있다. 자칫 월성원전에서 배출기준의 18배에 달하는 방사성물질이 배출된 것처럼 오해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한수원은 월성원전 내 지하수 삼중수소 농도가 배출기준을 초과한 사례가 없을 뿐만 아니라 외부로 유출된 적도 전혀 없다는 입장이다. 무엇보다 지난해 월성원전 주변지역 4곳의 지하수를 조사한 결과 3곳에서는 삼중수소가 검출되지 않았고, 1곳에서만 4.8베크렐이 검출될 만큼 우려할 상황이 아니란 것이다. 세계보건기구가 권장하는 음용수 기준이 1만베크렐인 점을 감안하면 아주 미미한 수준이다.

하지만 월성원전 삼중수소 검출과 관련해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고여 있던 물이라 할지라도 비계획적 방출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 확인된 만큼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어디서 얼마나 누출되고 있는지 전혀 모르고 있는 게 더 문제라는 주장이다.

비계획적 방출은 계획적 방출과 다르게 정해진 절차를 통해 방출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위험성이 클 수밖에 없다. 아울러 농도와 상관없이 원전주변 환경과 주민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원자력법에 따른 운영기술지침 위반 소지도 있어 보인다.

삼중수소 검출과 관련해 멸치와 바나나까지 등장했다. 월성원전 주변지역 주민의 삼중수소 피폭량이 바나나 6개나 멸치 1g을 먹은 수준에 불과하다는 주장이다. 바나나와 멸치에 포함된 칼륨에서 삼중수소와 같은 방사능이 방출된 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비교가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캄륨은 몸 밖으로 쉽게 빠져 나가지만 삼중수소는 인체 내 DNA와 결합해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다.

지금 중요한 것은 이 같은 논쟁이 아니라 국민의 안전이다. 국민이 불안감을 씻고 안전하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도록 철저한 조사와 대응책을 마련할 때다. 한수원 또한 사실에 입각한 정확한 정보를 국민과 공유하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정부의 에너지정책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국민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