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톡톡] 다양한 목소리 담을 창구가 필요하다
[전력톡톡] 다양한 목소리 담을 창구가 필요하다
  • EPJ
  • 승인 2021.01.08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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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렉트릭파워 고인석 회장] 2021년 신축년(辛丑年) 흰 소띠 해가 밝았다. 전 세계적 재해인 코로나19로 인해 에너지업계 또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긍정적인 에너지를 통해 지금의 위기를 딛고 희망을 품길 기대해 본다.

비록 당면한 현실이 녹록하지 않지만 ‘우리는 할 수 있다’는 생각을 놓지 않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신축년 새해를 맞아 간절히 바라는 모든 일들이 꼭 이뤄지길 소망한다.

올해 우리 전력계는 크고 작은 변화를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그 중심에는 에너지전환이란 시대적 과제가 자리해 있다. 미래 세대를 위한 기후변화 대응에 전 세계가 함께 동참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 정부도 깨끗하고 안전한 에너지로의 전환 의지를 굳건히 하고 있다. 그린뉴딜과 2050 탄소중립 선언 등 중장기 국가정책을 수립한데 이어 이를 뒷받침할 에너지계획으로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과 제5차 신재생에너지기본계획을 지난해 연말 연이어 확정 발표했다.

여전히 전문가들 사이에 에너지전환을 둘러싼 다양한 시각 차이가 존재하지만 절차와 방법론에서 이견이 있을 뿐 시대적 흐름에는 대부분 공감하는 분위기다. 에너지정책의 민주적 결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방향은 있지만 접근하는 과정에 정답이 없는 만큼 다양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담아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전력수급기본계획은 전력공급 안정화를 위해 당초 원전과 석탄발전 같은 기저발전의 적절한 건설 계획을 마련하고자 도입된 제도적 장치다. 시대적 상황이 변해 설비용량 중심의 발전설비 증설보다 전원별 발전량 구성이 중요해졌다. 하지만 최근 몇 년 발표되고 있는 전력수급계획에는 구체적인 전원별 발전량 구성이 빠져있다. 발전비중 목표로 대략적인 방향만 제시하고 있을 뿐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발전량 예측 정확성이 떨어져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시기별 대응전략이 세밀하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에너지전환 의지를 구체화시킬 수 있는 디테일이 필요한 시점이다.

전력수요 전망을 놓고도 여전히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정부는 9차 전력수급계획을 통해 2034년까지 전력소비량이 연평균 0.6% 가량 증가할 것으로 봤다. 하지만 인공지능·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과 전기자동차 확대에 따른 전력수요 증가가 상당할 것으로 전망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여기에 탄소배출 감축을 위해 수송·건물·산업 등 전 분야에서 화석연료 대신 전기를 사용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효율관리·고효율기기 확대 등의 수요관리만으로 전력수요를 조절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특히 2050 탄소중립 목표가 단순한 선언적 구호가 아닌 이행력을 갖기 위해선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이 제시돼야 할 것이다.

국민 모두가 만족하는 정책 실현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다수를 위한 선택이 국민이익에 부합한다고 판단될 때 정책이란 형태로 나타나게 된다.

비록 소수의 의견이라 할지라도 합리적 근거를 바탕으로 목소리를 낸다면 그 주장에 귀를 기울이고 해당 정책에 반영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민주적 절차가 아닐까 생각한다. 올해 우리 전력계가 마주해야 할 에너지정책에 보다 다양한 의견이 반영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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