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 辛丑年 원전산업 기상도, 국내·외 원전건설 시장 온도차 명확
[신년특집] 辛丑年 원전산업 기상도, 국내·외 원전건설 시장 온도차 명확
  • 이재용 기자
  • 승인 2021.01.05 15: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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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UAE 1호기 출력 100% 도달··· 올해 상업운전 예고
신한울 3·4호기 9차 전력수급계획 빠져··· 건설재기 불투명
UAE 바라카 원전 1호기가 지난해 12월 7일에는 출력상승시험에서 출력 100%에 도달했다.
UAE 바라카 원전 1호기가 지난해 12월 7일에는 출력상승시험에서 출력 100%에 도달했다.

[일렉트릭파워 이재용 기자] 지난해 연말 UAE 바라카 원전 호기가 출력상승시험에서 출력 100%에 도발하며 올해 상업운전을 향한 행보를 이어갔다.

UAE 바라카 원전 건설사업은 2009년 국내 원전건설 기술을 바탕으로 해외시장에 출사한 첫 번째 프로젝트다. 특히 이 건설사업은 원전 4개 호기를 순차적으로 건설하는 사업으로 국내 노형인 APR1400 노형이 적용됨으로써, 성공적으로 건설이 완료되면 이에 따른 후속 해외 원전건설 수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가 높은 사업이다.

원전건설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나라는 미국과 러시아를 비롯해, 프랑스와 캐나다, 중국 등 몇몇 선진 국가들만이 가지고 있는 고부가가치 산업에 해당한다. 특히 기후변화 대응에 따른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한 에너지원으로 원자력발전을 고려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17일 온라인으로 열린 ‘에너지정책 합리화를 추구하는 교수협의회’에서 김만철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는 “2050 탄소중립을 선언한 영국과 프랑스는 정부 차원에서 원자력을 지속활용하는 계획을 발표했고 중국·일본·호주 등에서도 원자력 육성을 추진 중”이라며 “미국은 2035년까지 탄소로부터 자유로운 전력생산 목표달성을 위해 깨끗한 에너지의 한 종류로 혁신 원자로의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UAE 바라카 1호기 올해 상업운전
한전은 지난 2009년 12월 아랍에미리트 원자력공사와 400억달러(약 47조원) 규모의 UAE 원전건설 계약을 따냈다.

국내 최초의 원자력발전소인 고리1호기가 1978년 첫 상업운전을 시작한 지 31년만에 이뤄낸 첫 해외 원전건설 사업이었다. 이 사업은 국내 노형인 APR1400을 적용했다는 점에서 세계 원자력 시장에서 선진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는 이정표를 세웠다.

UAE원전의 본격적인 시작은 2011년 3월 14일 기공식을 시작으로 다음해인 2012년 11월 21일 본공사 착공행사가 이뤄지며 본격적으로 건설 레이스에 돌입했다.

이후 2014년 5월 20일에는 UAE 바라카원전 1호기에 APR1400 노형이 설치됐으며, 동시에 같은 해 9월에는 3호기의 원자로건물 최초 콘크리트 타설에 이어 이듬해인 2015년 9월에는 4호기의 최초 콘크리트 타설까지 이어져 UAE 바라카 원전 4기에 대한 전체 건설 공정이 본궤도에 올랐다.

UAE 바라카 원전건설의 성공여부에 따라 해외 원전건설 시장의 주도권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 원자력 산학연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건설에서부터 기자재, 운영에 이르는 산업생태계가 두루 갖춰져 있어 다른 나라와의 경쟁에서도 뒤쳐지지 않는 경쟁력을 갖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해 3월에는 바라카 원전 1호기에 연료장전을 완료하고 본격 가동준비에 착수한데 이어, 8월에는 UAE 송전망으로 계통연결(Grid Connection)에 성공함으로써 전기를 처음으로 송전하는데 성공했다. 이는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가 송배전선로를 통해 일반 가정 및 산업 현장에 공급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어 지난해 연말 12월 7일에는 출력상승시험에서 출력 100%에 도달하며 올해 상업운전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국내 원전 기술의 결정체 APR1400
국내 25번째 원전인 신고리3호기는 국내 기술인 APR1400 노형이 적용된 최초 원전이다.

UAE 수출원전인 바라카원전의 동일 노형으로 국내에선 이미 지난 2016년 1월 계통반입에 성공합으로써 전력을 생산할 수 있게 됐으며, 같은 해 5월 상업운전을 거쳐 1400MW 시대를 일찌감치 열었지만, 신고리4호기의 건설완료와 상업운전을 끝마치고 지난 2019년 연말에 마침내 종합준공 행사를 개최함으로써 신고식을 마쳤다.

한수원은 지난 2019년 12월 6일 APR1400 최초 발전소인 신고리 3·4호기 준공기념 행사를 가졌다.
한수원은 지난 2019년 12월 6일 APR1400 최초 발전소인 신고리 3·4호기 준공기념 행사를 가졌다.

해외 원전시장에서 국내 노형인 APR1400이 적용된 UAE 바라카 원전 1호기의 상업운전이 올해 예고돼 있다. 하지만 이에 앞서 APR1400 노형은 지난 5년간 국내에서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노형이다. 이에 따라 원전 운영사인 한국수력원자력(사장 정재훈)의 원전운영 노하우와 국내 원전건설사들의 시공능력 및 국내 중소기업들의 원전기자재 공급망 등이 연결돼 있는 원전생태계는 해외 원전건설 시장에서 큰 경쟁력으로 작용할 것이란 평가다.

APR1400은 1992년부터 2001년까지 10년에 걸쳐 2,346억원을 투입해 개발한 원전의 안전성, 경제성, 운전 및 정비 편의성을 대폭 향상시킨 노형이다.

국내 노형인 APR1400이 적용된 신고리3·4호기는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계기로 지진 등 대형 자연재해에 견딜 수 있도록 전기없이 작동하는 수소제거설비 설치 등 안전성 강화를 위한 23건의 개선사항을 운영허가 취득 이전에 완료한 원전이다.

이런 원전건설과 운영 노하우로 한수원은 지난 2019년 연말에는 신고리 5호기 원자로 설치를 마쳤으며 지난해 12월에는 초기전원가압(시운전시험)을 성공적으로 이뤄냈다.

노형 설계인증으로 원전건설 종주국 성큼
국내 원전노형인 APR1400은 지난 2019년 8월 미국 NRC로부터 설계에 대한 SDA(표준설계승인서)를 받은 노형이다.

설계인증은 미국 NRC가 원전의 표준설계에 대해 안전성을 평가해 인증해 주는 제도다. 표준설계는 새로이 건설할 원전의 부지특성에 따른 일부를 제외한 원전전반에 관한 설계로 설계인증 취득시에는 미국내 어디에나 건설이 가능한 원전설계에 해당한다.

APR1400(Advenced Power Reactor 1400)은 2019년 8월 26일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로부터 설계인증(DC, Design Certification)을 최종 취득했다.
APR1400(Advenced Power Reactor 1400)은 2019년 8월 26일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로부터 설계인증(DC, Design Certification)을 최종 취득했다.

한수원과 한전이 지난 2014년 12월 미국 NRC DC 취득사업을 시작한 이래, 2018년 9월 표준설계승인서를 취득했으며, 11개월간의 법제화과정을 거쳐 미국 연방규정 부록에 등재됐다. 인증은 15년간 유효하고 최대 15년 연장할 수 있다.

미국 NRC DC 취득은 원자력규제가 가장 까다롭다는 원전종주국인 미국에서 미국 외 노형이 설계인증을 받았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특히 APR1400은 지난 2017년 EUR 인증을 취득한 바 있어, 미국 인증 취득으로 안전성이 입증받아 세계 원전건설 시장에서 새로운 강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교두보가 마련된 셈이다.

신한울3·4호기 건설재개 ‘불투명’··· 원전업계 ‘안개정국’
원전산업계는 2021년 신축년을 맞아 세계 원전건설 시장과 국내 원전건설 시장이 상반되는 분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해 말 열린 제9차 전력수급계획 공청회에서 신한울 3·4호기 건설재기가 빠져 공식적으로 신고리 5·6호기가 국내에서 마지막 원전건설에 속한다.
지난해 말 열린 제9차 전력수급계획 공청회에서 신한울 3·4호기 건설재기가 빠져 공식적으로 신고리 5·6호기가 국내에서 마지막 원전건설에 속한다.

해외 첫 수출원전인 UAE 바라카 원전 1호기 상업운전과 국내 원전인 신고리 5·6호기의 건설도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어 속도를 내고 있다. 이들 원전은 국내 노형을 적용했다는 점에서 향후 해외 원전건설시장의 트랙 레코드 제공과 맞물려질 수 있기에 반가운 소식이다.

반면 원전산업계 관계자들은 무리하게 진행되는 국내 탈원전 정책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국내 원자력 산업생태계가 붕괴될 것이라는 암울한 예측도 내놓고 있다.

지난해 12월 24일 진행된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 공청회에선 향후 2034년 전원믹스 전망치를 내놨다.

산업부는 지난해 89.1GW 발전설비에서 2034년에는 102.5GW를 전망했으며, 원전과 석탄을 감축하고 안정적 전력공급을 위해 LNG와 신재생을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원전은 2024년 26기로 최대 정점을 찍은 이후 2034년 17기 감소전망 내용이 담겨있다. 이는 현재 건설 진행중인 신고리 5·6호기 이후 신규로 건설되는 원전은 없음을 의미한다.

특히 지난 2017년 APR1400 노형의 신한울 3·4호기 건설재개가 올해 역시 불투명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며 차기 정권으로 넘어갈 공산이 크다.

한수원의 신한울 3·4호기의 발전허가는 올해 2월 26일이 만료다. 한수원은 이달 중 산업부에 기간연장을 신청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발전허가가 그대로 만료되면 한수원은 앞으로 2년간 발전사업을 진행하기 못하게 돼, 앞으로 진행될 한수원 신재생발전사업에도 적잖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축년을 맞은 원전산업은 해외에선 UAE 바라카 1호기의 상업운전을 향한 행보가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국내시장은 탈원전정책과 신한울 3·4호기 건설표류로 불투명한 안개정국이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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