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도 피로도 날려버리고 내일을 향해 ‘슛’
걱정도 피로도 날려버리고 내일을 향해 ‘슛’
  • 최옥 기자
  • 승인 2009.06.02 17: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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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 동호회]한국전력기술 축구동호회 ‘한기 축구단’

한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스포츠를 꼽으라면 축구를 빼놓을 수 없다. 한국인들에게 축구는 세계 축구의 제전인 월드컵을 유치할 정도로 호응이 뜨겁다. 특히 한국 대표팀이 벌이는 경기는 전 국민의 관심 속에 치러지곤 했다.

한국 축구의 역사는 신라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삼국사기에 의하면 신라시대에 ‘축국(蹴鞠)’이란 놀이 형태의 공차기가 있었다고 전해진다. 축국은 둥근 놀이기구, 이를테면 가축의 방광이나 태반에 바람을 넣어 차거나 던지는 놀이였을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영국을 모태로 하는 근대 축구가 한국에 전파된 것은 1882년(고종 19년) 인천항에 상륙한 영국 군함 플라잉피시호의 승무원들을 통해서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1921년 제1회 전 조선 축구대회가 개최되고, 이어 1928년 조선심판협의(조선축구협회의 전신)가 창립됨으로써 비로소 한국에 정식으로 축구가 보급, 발전될 수 있었던 기반이 닦이게 됐다.

축구 동호회는 동호회를 운영하고 있는 회사들이면 꼭 한 곳씩은 있기 마련인 대표적인 종목이다.

이 중 한국전력기술(KOPEC) 축구동호회인 ‘한기 축구단(회장 이환진)’은 1987년 처음 결성된 이래 지금까지 23년의 긴 역사를 자랑하며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나뭇잎의 여린 새잎이 점차 농도를 더해가는 5월 중순 KOPEC 축구동호회를 찾았다. 87년 결성 당시만 해도 사내 동호회로 활동하던 한기 축구단은 20여년의 세월 동안 동호회 인원도, 또 규모도 불어나 이제는 ‘축구단’이란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다.


150명 회원 보유, 회사 내 최대 규모


한기 축구단은 약 150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는 KOPEC 최대 규모의 동호회다. 평상시 매주 수요일 퇴근 시간이면 인근 학교 운동장에 모여 연습을 하는데 연습 때 평균 참여 인원만 40여명이 된다고 한다.

인근 중학교에서 연습게임을 한다고 들었을 때만 해도 모래바람 날리는 휑한 운동장을 떠올렸었다. 축구단 총무인 전기기술처 차영국 대리 안내로 따라간 연습장에는 5월 햇살에 푸르게 빛나고 있는 인조잔디가 곱게 깔려 있었다.

현재 한기 축구단은 몇 해 째 회사 인근 신갈중학교와 1년 단위로 운동장 사용계약을 체결, 연습공간을 확보해 왔다. 하지만 차 총무에 따르면, 작년까지만 해도 이곳은 잔디구장이 아니었다. 그러다 작년 인조잔디 시공 공사가 진행, 올해부터는 폭신한 잔디가 깔린 운동장에서 경기를 할 수 있게 된 것.

퇴근 후 동호회 회원들이 하나 둘 연습장소로 모이기 시작했다. 따로 탈의실이 마련돼 있는 것이 아니어서 준비해 온 유니폼을 운동장에서 갈아입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오후 5시 30분. 어느 덧 회원들이 꽤 모였다. 모두들 운동장 한가운데 빙 둘러 서서 가볍게 몸을 풀며 준비운동을 하는 모습을 통해 곧 경기가 시작됨을 알 수 있었다.

한기 축구단은 보통 연습 시 모인 인원을 총 3팀으로 나눠 어둑어둑해지는 오후 7시 30분 가량까지 약 3게임 정도로 한다고 한다.


연습 후 마시는 맥주 한잔

인간미 넘치는 동호회


25분짜리 미니게임이라고는 해도 연습이 끝날 때쯤이면 모두 온몸이 땀으로 질퍽해져 운동장 한 켠 펜스로 돌아온다. 펜스에는 끝날 시간에 맞춰 주문해 놓은 차가운 생맥주와 따끈따끈한 치킨 대여섯 박스가 회원들을 맞이하고 있다.

땀 흘리고 나서 먹는 시원한 생맥주와 치킨. 누가 봐도 환상의 메뉴가 아닐지.

작년까지만 해도 집행부 임원들이 술을 좋아하는 분들로만 구성되는 바람에 연습게임이 끝나면 회식자리로 이어지는 일이 부지기수였다고 한다. 그래서 당시 집행부는 일명 ‘빨대’라는 별명으로 통했다고.

하지만 올해는 23대 단장인 이환진 단장을 비롯해 23대 집행부 모두 술과는 거리가 ‘먼’ 분들인 탓에 올 들어 한 번도 회식을 못했었던 모양이었다. 그래서 기자가 동호회 취재를 나왔다는 것을 핑계 삼아 전임 집행부의 강력한 요청으로 이날 올 들어 처음 갖는 회식이 열렸다는 후문이다.

동호회 얘기를 하면서 전적을 빼놓을 수는 없다. 한기 축구단은 초창기 멤버들의 상당수가 지금까지도 같이 활동하고, 고문으로서 현 집행부에 실질적인 조언을 해주고 있는 모습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긴 세월 동안 탄탄한 실력을 쌓아올 수 있었던 것 같다. 단적인 예를 하나 들자면, 지난해 열린 제16회 지식경제부 장관기 지식경제가족 축구대회에서 한기 축구단은 준우승을 기록했다. 지경부장관기 축구대회에는 지경부를 포함해 지경부 산하 25개 기관이 참여하는 큰 대회다.

올해는 아쉽게 준우승에 그친 지난해의 아쉬움

을 씻기 위해 우승을 목표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금년도 지경부장관기 축구대회는 오는 6월 20~21일까지 이틀 동안 지경부 등 산하 25개 기관이 참여한 가운데 중소기업진흥공단 연수원 등 4개 구장에서 열리게 된다.

이환진 단장은 “작년에 안타깝게도 준우승에 그쳐 아쉬움이 컸는데 올해는 꼭 우승을 할 수 있도록 회원들 모두 노력하고 있다”며 “특히 회사에 신입직원들이 들어와 축구단에도 젊은 회원들이 많이 들어오게 됨에 따라 전력도 보강된 상태여서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지경부장관기 축구대회 준우승을 따내고 난
후 기념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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