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스틸산업, 유지보수선 띄워 해상풍력 운영 지원 나선다
현대스틸산업, 유지보수선 띄워 해상풍력 운영 지원 나선다
  • 박윤석 기자
  • 승인 2020.12.08 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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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요 감쇄 접안설비 적용… 승하선 안전 강화
제작·시공·유지보수 해상풍력 토털솔루션 제공
현대스틸산업이 개발한 해상풍력 전용 유지보수선
현대스틸산업이 개발한 해상풍력 전용 유지보수선

[일렉트릭파워 박윤석 기자] 현대스틸산업이 3년여에 걸친 해상풍력 전용 유지보수선 개발을 최근 마무리하고 운영실적 확보를 위한 전략수립에 들어갔다. 기존에 수행하고 있는 해상풍력 분야 하부구조물, 해상기상탑, 해상변전소 제작·설치 등의 사업영역에 유지보수선을 활용한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을 검토하고 있어 관심이 모아진다.

현대스틸산업은 2018년 초 해상풍력 전용 유지보수선 개발에 본격 착수했다. 정부 R&D 과제로 진행한 이번 사업에는 국비 60억원을 포함 총 91억원의 개발비용이 들어갔다. 올해 2월 진수해 그동안 여러 차례의 시범운영과 성능테스트를 진행했다.

지난 7월 문재인 대통령이 한국판 뉴딜 현장방문의 일환으로 서남권해상풍력 실증단지를 방문했을 당시 바다 위 해상풍력 전용 설치선까지 이동하는데 사용돼 이목을 끈 바 있다.

작업자 안전사고 예방 최우선 고려
현대스틸산업이 개발한 해상풍력 전용 유지보수선의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안전성을 높인 접안장치다.

동요 감쇄 접안설비라 불리는 이 장치는 부착된 센서가 흔들림을 감지하면 유압장치로 균형을 유지하는 방식이다. 파고 영향을 최소화한 접안장치로 사다리차처럼 길게 늘어나 작업자가 걸어서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국내 해상풍력 유지보수선에 해당 설비를 적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해상풍력 운영 특성상 모든 유지보수 작업은 기본적으로 바다 위에서 이뤄지게 돼 안전사고에 노출되기 쉬운 환경이다. 수시로 선박과 풍력터빈 하부구조물 사이를 이동해야 하는 작업자의 안전을 보장할 최소한의 장치가 필요한 이유다.

현재 국내에 운영 중인 해상풍력 유지보수선에는 동요 감쇄 접안설비와 같은 안전정치가 적용돼 있지 않아 선박과 구조물 간 이동 시 작업자 감각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 파도가 조금만 높아져도 안전사고 위험이 커지게 되는 것이다.

국내에 가동 중인 해상풍력 가운데 유지보수선의 지원을 받아야하는 풍력터빈은 아직 30기에 불과하다. 하지만 정부가 목표하는 12GW 규모로 설비용량이 확대되면 1,000~1,500기까지 풍력터빈 숫자가 늘어나게 된다. 안전장치 도입 없이는 유지보수 작업이 불가능한 규모다.

현대스틸산업 해상풍력 전용 유지보수선에는 윤활유 자동교환 시스템도 장착돼 있다. 100여m에 달하는 고무재질의 호스를 나셀까지 끌어올려 윤활유가 저장돼 있는 통에 직접 연결하면 윤활유 배출과 주입이 자동으로 이뤄진다. 작업자 일일이 수작업으로 윤활유를 교체할 필요가 없어 작업시간이 절약될 뿐만 아니라 기름 유출로 인한 해양오염 우려가 전혀 없다.

향후 대규모 해상풍력단지 운영에 대비해 선박 내부에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 별도의 공간도 마련해 놨다.

현대스틸산업은 작업자 안전을 위해 동요 감쇄 접안설비를 적용했다.
현대스틸산업은 작업자 안전을 위해 동요 감쇄 접안설비를 적용했다.

개발 마쳤지만 수요처 없어 고민
현대스틸산업이 수행한 이번 국책과제는 효율적인 해상풍력단지 유지보수를 위해선 전용 선박 개발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현대스틸산업은 이를 계기로 기존 해상풍력 분야 비즈니스 보폭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권오준 현대스틸산업 부장은 “이번 정부 R&D 과제를 디딤돌 삼아 기존 해상풍력 분야 사업영역인 제작·시공에 유지보수를 더해 해상풍력 토털솔루션을 제공하는 게 목표”라며 “정부의 일관된 해상풍력 활성화 정책에 따라 유지보수 분야 시장 규모도 커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관련 전문인력 배치 등 선제적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스틸산업은 유지보수 분야로의 사업 확대를 모색하고 있지만 현재 시장 상황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어 계획을 구체화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당장 정부과제로 개발한 유지보수선을 활용할 해상풍력단지가 없어 향후 운영계획을 놓고 고민 중이다. 여의치 않을 경우 매각까지 검토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권 부장은 “전용 유지보수선을 활용한 정기적인 해상풍력단지 유지보수를 통해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뒷받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며 “적지 않은 정부예산을 지원받아 개발까지 마쳤는데 수요처가 없어 활용하지 못하는 지금 상황이 아쉽다”고 전했다.
 

현대스틸산업 해상풍력 전용 유지보수선에 설치돼 있는 윤활유 자동교환 시스템
현대스틸산업 해상풍력 전용 유지보수선에 설치돼 있는 윤활유 자동교환 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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