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마티아스 바우센바인 오스테드 아태 대표] 해상풍력 전문성에 현지화 더해 개발 속도 높인다
[인터뷰-마티아스 바우센바인 오스테드 아태 대표] 해상풍력 전문성에 현지화 더해 개발 속도 높인다
  • 박윤석 기자
  • 승인 2020.12.02 18: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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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업과 파트너십 확장… 경제성 제고 효과
CAPEX 큰 그림으로 봐야… 풍력터빈 25% 불과
11월 24일 오스테드가 개최한 국내 해상풍력산업 활성화 포럼을 마치고 마티아스 바우센바인 오스테드 아시아·태평양 대표와 화상 인터뷰를 가졌다.
11월 24일 오스테드가 개최한 국내 해상풍력산업 활성화 포럼을 마치고 마티아스 바우센바인 오스테드 아시아·태평양 대표와 화상 인터뷰를 가졌다.

[일렉트릭파워 박윤석 기자] 6.8GW 규모의 해상풍력 개발실적을 보유한 글로벌 선도기업 오스테드가 인천지역 해상풍력 개발을 시작으로 한국 시장 진출을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들어갔다.

오스테드가 계획하고 있는 국내 첫 해상풍력 개발사업은 인천지역에서 4건의 프로젝트를 동시에 추진해 1.6GW 규모의 해상풍력단지를 건설하는 대규모 사업이다. 2026년 상업운전을 목표하고 있는 이번 사업에는 총 8조원 규모의 개발비용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최대 해상풍력 개발·운영사인 오스테드가 한국 시장 전면에 나섬에 따라 풍력업계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유럽과 대만에서 거둔 성공적인 개발 사례를 한국 시장에서도 보여줄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오스테드는 11월 24일 국내 해상풍력산업 활성화 방안을 논의한 포럼 자리에서 인천지역 해상풍력 프로젝트를 공개했다. 행사 이후 화상 인터뷰를 통해 만난 마티아스 바우센바인 오스테드 아시아·태평양 대표는 한국 기업과의 굳건한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속도감 있게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대만 해상풍력 개발 사례 참고해야
“한국의 3020 이행계획을 다소 공격적인 목표로 평가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정부가 직접 나서 해상풍력을 에너지전환의 중심에 뒀다는 점에서 고무적인 일이라 생각한다. 무엇보다 관련 업계가 해상풍력 분야에 투자하는데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바우센바인 대표는 한국의 해상풍력 확대 계획이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선 시장 활성화를 통해 관련 생태계 전반을 균형 있게 발전시킬 수 있는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부처 간 이해뿐만 아니라 산업계 협력이 뒷받침된다면 해상풍력 강국으로 도약한다는 비전 실현도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풍부한 경험과 노하우를 보유한 해상풍력 선도기업과의 협업체계를 구축할 경우 보다 속도감 있는 시장 창출 기회를 만들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바우센바인 대표는 “해상풍력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는 대만은 2025년 5.5GW 규모의 해상풍력 개발에 이어 2035년까지 15GW 수준으로 늘린다는 목표를 수립했다”며 “대만 정부의 이 같은 도전적인 계획이 초기 우려를 잠재우고 점차 현실화될 수 있었던 것은 오스테드를 포함한 다수의 해상풍력 선도기업들이 프로젝트 개발에 협력한 결과”라고 파트너십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오스테드 입장에서도 유럽 중심의 해상풍력 개발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장을 발굴하는데 따른 위험부담이 있었지만 정부·기업 등 이해관계자와 적극적인 소통으로 지금의 협업관계를 만들었다”며 “한국 시장에서도 오스테드가 보유하고 있는 해상풍력 분야 전문성과 지식을 현지 기업들과 공유함으로써 정부 목표에 접근하는데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품질·납기·가격 경쟁력 한국이 최고
바우센바인 대표가 한국의 해상풍력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 이유 가운데 하나는 해저케이블·하부구조물·타워 등 해상풍력 관련 공급체계를 구성하는 기업들이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영국은 물론 대만과 비교해도 최적화된 공급망을 구축하고 있다는 것이다.

바우센바인 대표는 “현지 기업들로 안정적인 해상풍력 공급망을 꾸릴 수 있다는 것은 프로젝트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동시에 경제성 확보에 유리하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다수의 해외 개발사들이 한국 해상풍력 시장에 높은 관심을 보이는 이유도 바로 이 같은 현지 공급망 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한국 기업들이 참여하는 현지 공급망과 오스테드의 전문성이 결합한다면 해상풍력 분야에서 다양한 시너지효과를 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오스테드와의 협업을 통해 한국 해상풍력이 아시아를 넘어 글로벌 해상풍력 리더로 도약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스테드는 유럽지역 대비 바람자원이 부족한 한국의 해상풍력 개발환경을 감안해 투자 유치 시 경제성 확보 방안으로 한국 기업과의 협업을 강조할 계획이다. 개발부터 운영단계에 이르는 해상풍력 공급망 현지화로 사업성을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이다.

바우센바인 대표는 “한국 기업과 함께한 해외 해상풍력 프로젝트 대부분이 성공적인 개발로 이어졌다”며 “한국 기업들은 제품 품질은 물론 철저한 납품일자 준수로 프로젝트 개발 지연에 따른 리스크 부담을 현저하게 줄여준다는 점에서 최고의 파트너사로 인정받고 있다”고 한국 기업의 경쟁력을 설명했다.

이어 “한국 기업의 또 다른 강점은 신속한 대응력에서 찾을 수 있다. 국가별로 다른 국제표준이나 가이드라인에 부합하는 제품을 제작·공급하는 능력이 탁월하다”며 “품질을 비롯해 보건·안전 등 지역별로 상이한 기준을 모두 충족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가격 조건까지 매력적이라 경제성을 고려해야 하는 사업자 입장에선 최고의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넘버원 노하우, 한국서 통할지 관심
오스테드가 추구하는 해상풍력 개발의 기본방향은 현지화다. 세계 어느 나라에서 해상풍력 프로젝트를 추진하던 가능한 현지 공급망을 활용한다는 전략에는 변함이 없다.

대만 사례처럼 특정 품목이나 부품의 현지제조를 의무화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미 내부적으로 현지화 전략을 펼치고 있었던 만큼 의무화에 따른 개발계획 혼선은 없었다. 다만 프로젝트 안정성과 신뢰성을 담보할 수 있는 기술력이 뒷받침되지 못할 경우 사업 리스크가 커지기 때문에 공급망 현지화와 프로젝트 실현 가능성 간의 균형점을 찾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같은 프로세스는 다양한 개발경험을 바탕으로 습득한 오스테드만의 노하우다.

바우센바인 대표는 “해상풍력은 개발계획 수립부터 건설·운영에 이르기까지 30여 년에 달하는 긴 호흡으로 가야하는 사업”이라며 “오스테드가 프로젝트 초기부터 현지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중요시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밝혔다.

오스테드는 인천지역 해상풍력을 시작으로 대규모 프로젝트 중심의 개발계획을 준비하고 있다. 규모의 경제 효과를 보기 위해선 GW급 해상풍력 개발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에서다.

모든 민간사업자가 그렇듯 오스테드 또한 REC 고정가격계약과 풍력터빈 국산화 이슈에서 자유롭지 못한 입장이다. 사업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는 요소이기 때문에 어떤 방식으로 풀어갈지 해법을 찾아야 한다.

이와 관련해 바우센바인 대표는 설비투자비용(CAPEX) 개념을 좀 더 큰 그림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CAPEX는 풍력터빈, 계통연계, 하부구조물, 시공, 금융 등 사업계획 단계부터 준공까지 투입되는 비용을 의미한다.

바우센바인 대표는 “CAPEX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풍력터빈이 차지하는 비중이 25% 내외에 불과하다는 점”이라며 “한국에는 풍력터빈 부품을 비롯해 나머지 75%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는 다수의 협력기업들이 비즈니스 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스테드가 그동안 1,500여 기에 달하는 해상풍력터빈을 설치하면서 기술동향을 살펴본 결과 몇 년 만에 시장에서 요구하는 제품을 개발하는 것은 상당히 어렵다”며 “풍력터빈 국산화에 집중하기보다는 해상풍력산업 전체 생태계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협업체계를 조기에 구축하는 것이 3020 목표달성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오스테드는 인천지역 해상풍력의 경우 풍력터빈 선정까지 아직 몇 년의 시간이 남아 있는 만큼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폭 넓은 검토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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