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에 복무하다: 리영희 평전 외 2권
진실에 복무하다: 리영희 평전 외 2권
  • 배상훈 기자
  • 승인 2020.11.05 10: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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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에 복무하다: 리영희 평전
권태선 지음 / 창비 / 2만5,000원

“목숨을 걸어서라도 지키려고 하는 것, 그것은 진실이야”

사상의 은사로 불리며 우리 현대사의 대표적인 지식인으로 꼽히는 고 리영희 선생의 10주기를 맞아 그의 삶을 조명한 ‘진실에 복무하다: 리영희 평전’이 출간됐다.

한겨레신문 편집인을 역임한 권태선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가 고인의 일생과 작업, 관계자들의 증언을 폭넓고 충실하게 탐구한 결실을 이 책에 담았다.

여러 차례 구속과 해직, 연행을 당하면서도 우리 사회의 눈을 가리는 거짓의 빗장을 풀기 위해 끊임없이 공부하고 써내려간 리영희 선생의 지적·실천적 여정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특히 군사독재 시절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안긴 선생의 주요 작업뿐만 아니라 인간적인 일화와 개인적 성정에 대한 평가도 다각도로 조명해 더욱 온전한 평전이 되고자 했다.

가짜뉴스가 득세하고 언론의 신뢰도가 최악으로 추락한 요즘, 실천하는 언론인이자 진실을 추구한 경계인이었던 리영희의 삶에서 우리가 고민하는 문제의 살아있는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죽음은 아우디를 타고 온다
크리스티안 방 포스 지음, 전은경 옮김 / 문학동네 / 1만4,000원

신간 ‘죽음은 아우디를 타고 온다’는 덴마크 작가 크리스티안 방 포스의 장편소설이다. 기적의 치유자를 찾아 나선 불치병 환자와 임시로 간병을 맡은 남자의 이야기를 쌀쌀하고 비웃는 듯하면서도 해학적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덴마크에서 유럽을 횡단해 모로코 사막까지 이어지는 두 사람의 여정은 간결하고 건조한 언어, 정확하고 직설적인 문체를 통해 희극성과 비극성이 효과적으로 부각된다. 또한 특유의 블랙유머가 발휘된 이야기는 우정과 믿음, 희망과 삶 자체에 대한 공감을 이끌어낸다.

작가는 코펜하겐 교외에서 장애인 도우미로 일한 본인의 경험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이 책을 구상했다. 이어 2년 만에 완성했다. 아우디로 죽음을 상징하는 제목은 ‘말을 탄 사신’이라는 고전적 이미지를 현대식으로 새롭게 바꾼 데서 나왔다.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크리스티안 방 포스는 지금 덴마크에서 가장 주목받는 작가다. 크리스티안 방 포스는 세번째 소설 ‘죽음은 아우디를 타고 온다’로 유럽연합문학상을 수상했다. 덴마크에서 가장 독창적인 책이라는 명성을 전 유럽으로 이어가게 됐다.

잃어버린 이름에게
김이설 지음 / 문학과지성사 / 가격 1만3,000원

“눈치 보지 말고 엄마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살아. 뭐든 참지도 말고. 더 늙기 전에.”

생의 민낯을 가감 없이 묘사하는 방식으로 독자적인 스타일을 구축한 김이설의 연작소설집 ‘잃어버린 이름에게’가 출간됐다.

김이설은 2006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를 통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젊은작가상, 황순원신진문학상을 수상하며 소설집 두 권과 경장편소설 네 권을 펴냈다.

네 개의 중단편을 연작으로 묶은 ‘잃어버린 이름에게’는 두번째 소설집 ‘오늘처럼 고요히’ 이후 4년 만에 선보이는 소설집이다.

김이설은 이번 연작소설집에서 중부지방 신도시에서 거주하는 중년 여성들이 느끼는 소외와 상실의 감각을 세밀하게 다룬다. 여성이 결혼과 출산, 육아라는 사회적 요구를 따른 후 서서히 낡아가는 몸과 마주하며 느끼는 좌절과 슬픔을 조망한다.

그러므로 ‘잃어버린 이름에게’를 읽는 일은 가정 내 사각지대에서 행복하고 기뻤던 것들이 하나도 기억나지 않는다고 토로하는 아내이자 엄마의 삶을 고스란히 경험해보는 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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