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쌍수 사장 “전력기기 기술 발달 늦다”
김쌍수 사장 “전력기기 기술 발달 늦다”
  • 양현석 기자
  • 승인 2009.05.13 17: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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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한전 협력제조사 CEO 간담회

한전, E-타입 저압전자식 계기 개발 의지 확고해
전력량계 업계, 표준형 전자식 전력량계 200만대 구매 요청

최근 한전의 저가형 계기 개발에 집단 반발하고 있는 전력량계 제조 기업들을 비롯, 개폐기, 애자 제조사들이 한 자리에 모여 현안에 대한 의견 개진과 기술개발· 수출 촉진을 도모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한전은 4월 7일 서울 삼성동 본사 회의실에서 김쌍수 사장과 김문덕 부사장, 이도식 관리본부장, 박정근 자재처장, 박용우 기술기획처장, 강희태 배전운영처장, 김우겸 송변전계획처장, 허창덕 배전계획처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임재황 보성파워텍 사장 등 개폐기, 전력량계, 애자 유자격 등록업체 CEO 30여명을 초청해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간담회는 지난 3월 3일 변압기 제조업체 CEO 간담회를 가진 이후 제조 협력회사와 두 번째로 만들어
진 자리였다. 특히 이번에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한전의 저가형 E-타입 전력량계 개발과 관련해 전력량
계 기업들의 많은 건의가 쏟아졌고, 김쌍수 한전 사장이 개발 의지를 굽히지 않음에 따라 팽팽한 평행선을
유지했다.

“전력량계 40년 전이나 지금이나 차이 없다”
김쌍수 한전 사장은 간담회 인사말에서 “전력기기산업 자체가 세계적 생산기술로 만들고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면서 “40년 전 내가 부산공장에 가서 전력량계 제작 과정을 보던 것과 지금 보는 것이 차이가 없다”며 전력기기 산업의 늦은 기술 성장을 꼬집었다.

김 사장은 “그동안 IT가 발전하고 전자화가 됐는데 기계식 전력량계는 그대로”라며 “이런 상태에서 스마트 그리드가 나오고, 전력기기도 FTA가 되면 현재 경쟁력으로 살아남을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기술력이든 가격이든 차이가 있어야 하며, 그동안 전력기기산업이 경쟁력이 없는 것은 한전의 무사 안일함에도 책임이 크다”고 반성 했다.

또 김 사장은 전력량계 업계의 E-타입 전력량계(저가형) 비판에 대해서는 “7만5,000원짜리 계량기를 주택에 달 수는 없는 일”이라며 국민 부담과 수량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근거를 들어 반박했다.

전력량계 업계 “표준형 전자식 개발에 많은 투자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주요 발언 내용은 대부분 전력량계 업계에서 나왔다. 전력량계 기업들은 그동안 한전에서 개발한 표준형 저압 전자식 전력량계 개발에 맞춰 많은 투자를 했는데 김쌍수 사장 부임 이후 가장 많이 사용되는 단상 40A 사양을 E-타입으로 개발하게 돼 업체들은 큰 손해를 보게 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 업계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정된 중장기 마스터플랜을 공표해 줄 것을 요청하고, 올해 (추가)예산에 5년 내 표준 저압 전자식 전력량계를 전환할 수 있는 최소 물량 200만대 이상을 공급하도록 적용해 줄 것을 제안했다.

또 제조업계는 환율상승으로 지난해에 비해 원가 기준 약 20~30% 가격상승요인이 있으나 한전의 어려운 상황을 고려해 납품가를 올해부터 2013년까지 매년 3.7~7.0% 인하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이와 함께 E-타입 전력량계의 한전 예상가격인 1만5,000원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면서 3만원 정도는 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가격이 낮기 때문에 개발에 뛰어들기 힘들다는 뜻을 나타냈다.

이에 김쌍수 사장은 현재 표준형으로는 1년에 20~30만개 이상 갈 수 없고, 일반가정에 달 수도 없다면서 E-타입 제품 개발의 필요성을 밝혔으며, 가격에 대해서는 “비즈니스는 협상의 여지가 있지만, 일단 시도해보고 나서 협상해야지 해보지도 않고 가격만 낮다고 해서는 안된다” 말했다.

“원격검침 꼭 PLC로 해야 하나”
한전이 원격검침 방식을 PLC(전력선통신)로 하는 것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업계 측 한 참석자는 한전의 원격검침에 찬성한다고 전제한 후 “꼭 PLC방식으로 갈 것 만은 아닌 것 같다. 인터넷이나 기존 전화선을 활용할 경우 예산이 1/4 절감 가능한 데 깊이 있게 생각해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PLC 모뎀과 단말기 등을 한전KDN이 독점 공급함에 따라 원가가 상승하고 동등한 경쟁이 불가능하다는 지적에 대해서 김 사장은 모뎀 정보를 전적으로 오픈해 가격까지 콘트롤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히고, 독점업체는 용납하지 않는다는 뜻을 나타냈다.

김쌍수 사장은 간담회를 마무리하며 “전력기기 수출은 패키지가 많은데, 각자가 뛰어서 될 일도 아니고 중소기업이 참여하는 펀드를 조성하고 수출전문회사를 만들어 패키지로 수출하는 방안을 생각해야 한다”고 밝히고, 큰 그림이 나오면 알려주겠다고 말해 수출전문회사 설립이 구체화 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또한 “떼법 가지고 는 안 된다”는 발언도 해 업계가 한전과의 문제를 다른 기관을 통해 해결하려는 시도에 대해 못마땅한 감정을 드러냈고, “시끄러워도 고칠 건 고쳐나가야 한다”며 저가형 전자식 전력량계 개발을 수정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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