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수소발전 의무화 제도로 전환해야
[일렉트릭파워 배상훈 기자]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김성환 의원은 10월 22일 산업부 국정감사에서 최근 정부가 발표한 ‘수소발전 의무화제도’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더욱 늘릴 것이라며 제도 도입 계획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정부는 수소경제 로드맵 후속대책으로 10월 15일 수소연료전지로 생산한 전력을 의무적으로 구매하도록 하는 수소발전 의무화제도 도입을 발표했다.
하지만 에너지경제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LNG 개질수소는 1GW당 443만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LNG발전은 1GW당 254만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성환 의원은 “LNG개질 방식의 수소연료전지는 1GW당 443만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한다”며 “정부 목표대로 2030년경 3GW 정도의 LNG개질 연료전지가 보급되면 1,330만톤 수준의 온실가스가 배출돼 석탄화력발전소 1기를 신설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이어 “수소경제로 전환하기 위해 기술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점에는 동의한다”면서도 “수소경제 핵심가치는 기후위기 대응이기 때문에 온실가스를 저감해야 한다는 전제를 벗어나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수소연료전지는 관성이 없기 때문에 전력계통에도 문제를 일으킨다는 점을 지적했다.
전력계통은 표준 주파수 60±0.5Hz로 맞춰야 안정적으로 유지된다. 하지만 수소연료전지는 주파수 등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데 기여할 수 없다. 때문에 간헐성이 높은 재생에너지와 경쟁관계를 형성할 수밖에 없다. 결국 수소연료전지가 확대되면 재생에너지는 그만큼 보급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김성환 의원은 “440kW 규모의 수소연료전지를 기동하려면 1~4시간이 걸린다”며 “계통이 불안정하면 수소연료전지가 아닌 재생에너지 가동을 중단시킬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량의 온실가스까지 배출하는 수소연료전지가 재생에너지 전환을 가로막는 꼴”이라며 계획 철회를 피력했다.
김성환 의원실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에는 606MW의 수소연료전지가 설치돼 있다. 거의 대부분 LNG를 개질해서 사용하고 있다. 반면 해외에선 수소연료전지를 발전으로 활용하고 있는 경우가 거의 없다.
지난해 기준 전세계 발전용 연료전지 설치용량은 605MW다. 사실상 국내에 설치된 발전소가 전부라고 봐도 무방한 수준이다. 해외에선 연료전지를 발전용이 아닌 지진 등 재난을 대비한 가정용 비상전원으로 보급하거나 수송용 연료전지로만 활용하고 있다.
수소기술을 갖고 있는 선진국은 이 같은 한계성을 인식하고 그린수소 생산에 집중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2040년까지 수소연료전지를 8GW 규모로 보급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연간 전력소비량이 우리보다 적은 독일은 2035년까지 그린수소 중심으로 10GW를 보급하겠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EU 역시 전체 재생에너지 전력의 25%를 그린수소 생산에 사용하겠다며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호주는 그린수소를 수출해 한국과 일본 수소 소비량의 10~20% 정도를 차지해야 한다는 분석까지 내놓은 바 있다.
김성환 의원은 “지금까지 국내에서 유독 연료전지 시장이 비정상적으로 성장한 이유는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가중치를 태양광, 풍력보다 높게 부여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한 “내년이 REC 가중치를 변경하는 시점이기 때문에 연료전지 REC 가중치를 조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중장기적으로는 다른 나라에 비해 뒤처진 그린수소 생산능력을 조기에 고도화하기 위해 그린수소만을 대상으로 하는 의무구매제도를 도입할 것과 중장기 수소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그린수소 터빈에 대한 투자를 제안했다.
김성환 의원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선 재생에너지를 기반으로 하는 분산에너지 체계를 1순위로 둬야 한다”며 “이를 보완하기 위해 그린수소 활용성을 극대화하는 국가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연료전지도 여러가지 유형이 있다”며 “지적한 대로 온실가스가 2배 정도 나오는 경우도 있고 LNG 열병합발전보다 온실가스가 적게 나오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출력 주파수 문제 등을 함께 고민하면서 수소경제를 앞당길 수 있도록 연료전지산업을 고려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