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톡톡] 전기차 대중화, 충전인프라 확충이 우선이다
[전력톡톡] 전기차 대중화, 충전인프라 확충이 우선이다
  • EPJ
  • 승인 2020.10.12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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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렉트릭파워 고인석 회장] 기후위기 대응과 미세먼지 감축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자동차 구매 패턴도 친환경자동차로 변화하고 있다. 어차피 사야할 상황이라면 환경에 덜 피해를 줄 수 있는 차량을 구매하는 게 본인과 가족을 위해서도 좋을 것이란 기대심리 때문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국내 자동차 등록대수는 2,400만대를 돌파했다. 이 가운데 친환경자동차로 분류되는 전기자동차, 수소차, 하이브리드차는 68만9,000대로 2.9% 수준이다. 하이브리드차가 57만대 정도로 가장 많고 전기차 11만1,000대에 이어 수소차는 7,600대 가량 보급됐다.

친환경차 비중이 턱없이 적지만 그나마 다행인 것은 확연한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2013년 0.5%에 불과하던 친환경차 비중은 2015년 0.9%와 2018년 1.9%에 이어 지난해 2.5%까지 늘어났다.

특히 전기차는 환경적 측면 이외에도 경제·산업적으로 파급효과가 커 국민 개인이나 국가 모두에 이득이 된다. 전기차 1대 보급으로 연간 줄일 수 있는 이산화탄소 감축량은 2톤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전기차 운행에 따른 연료비가 휘발유차의 10% 수준에 불과해 유지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다.

이와 함께 V2G(Vehicle To Grid) 기술로 전력피크 감소나 전력계통 주파수조정 등에 활용할 수 있어 전력산업에도 새로운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그린뉴딜 정책의 하나로 전기차 보급을 2022년 43만대에 이어 2025년 113만대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향후 5년 내에 전기차 공급을 10배로 늘리겠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이 같은 목표 실현의 관건은 부족한 충전인프라를 얼마나 확충하느냐에 달렸다. 비싼 차량 가격과 짧은 주행거리 문제는 정부보조금과 기술력으로 어느 정도 좁혀지고 있지만 충전소의 경우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현재 전국적으로 설치된 전기차 충전기는 2만3,500여 기다. 이 가운데 아파트단지에 설치된 충전기는 27% 정도인 6,300여 기 수준이다. 아파트 1,000세대당 충전기가 0.6기에 불과해 전기차 구매를 유도하기 힘든 여건이다.

전기차 특성상 충전에 오랜 시간이 걸려 주거지 인근에 충전소가 구축돼 있지 않을 경우 전기차 구매에 선뜻 나서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제 막 발을 내딛은 수소차 시장도 마찬가지다. 현재 전국에서 운영 중인 수소충전소는 연구용 8곳을 포함해 45곳에 불과하다. 정부는 부족한 수소충전소 인프라 확충을 위해 우선 2022년까지 310곳의 수소충전소를 구축할 방침이지만 과연 소비자들의 불안한 심리를 만족시킬 수 있을지 의문이다.

자동차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이끌 전기차 시대가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물음표로 시작한 분야가 안정화 단계로 접어들고 있는 만큼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 느낌표로 바뀌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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