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_왜 부유식해상풍력인가] 최우진 한국풍력산업협회 대외협력부회장(GIG 전무) 인터뷰
[기획_왜 부유식해상풍력인가] 최우진 한국풍력산업협회 대외협력부회장(GIG 전무) 인터뷰
  • 박윤석 기자
  • 승인 2020.09.28 00: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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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해양 강국 한국, 부유식해상풍력 시장 반전 노린다
조선·해양플랜트 서플라이체인 기반 경쟁력 우위
대규모 프로젝트 개발로 시장 열어야 생태계 구축
최우진 GIG 전무
최우진 한국풍력산업협회 대외협력부회장

[일렉트릭파워 박윤석 기자] 세계풍력에너지협의회(GWEC)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 세계에 설치된 부유식해상풍력은 66MW 수준이다. 이후 신규로 설치된 설비와 준공을 앞둔 프로젝트를 합치면 올해 연말까지 135MW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 세계 고정식해상풍력 누적 설치량이 29GW를 넘어선 것과 비교하면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이지만 여러 보고서에 나타난 향후 시장 확대 가능성은 상당히 긍정적이다.

GWEC에 따르면 부유식해상풍력은 향후 10년 안에 6.2GW 규모의 신규 건설이 전망되는 가운데 개발비용 하락에 따라 2030년 최대 19GW까지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IHS마킷도 2030년까지 6~7GW 규모의 부유식해상풍력이 신규 건설될 것으로 내다보면서 시장을 주도할 국가로 유럽과 한국·일본을 지목했다.

한국의 부유식해상풍력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보는 이유는 조선·해양플랜트 분야에서 글로벌 선두그룹에 올라있기 때문이다. 이미 관련 산업이 경쟁우위에 있는 상황이라 부유식해상풍력 시장 확대에 유리하다는 것이다.

10여 년 전 국내 대기업들이 기자재 공급을 중심으로 풍력사업에 뛰어들었지만 매출을 일으킬 시장이 없어 줄줄이 사업을 포기한 사례가 있다. 결국 제대로 된 서플라이체인이 만들어지지 못해 국내 풍력산업은 지금까지 ‘그들만의 리그’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다행인 것은 최근 국내 기업들의 해외 해상풍력 프로젝트 수주가 늘어나면서 풍력산업 서플라이체인 구축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정부도 미래 발전 가능성이 큰 부유식해상풍력 분야에 R&D 자금을 지원해 부유체, 계류시스템, 다이나믹 케이블 등 관련 기술개발을 키울 계획이다.

현재 한국풍력산업협회 대외협력부회장을 맡고 있는 최우진 그린인베스트먼트그룹(GIG) 전무를 만나 국내 부유식해상풍력 시장의 방향성을 짚어봤다.

공급망·인력 갖춘 한국에 ‘기회’
“어느 국가든지 부유식해상풍력을 키우기 위해선 조선·해양플랜트 기술과 제작·운영 능력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즉 조선·해양플랜트 관련 기업과 인력·인프라들이 잘 갖춰진 나라가 부유식해상풍력을 선도할 가능성이 높다. 이 같은 조건을 모두 갖추고 있는 대표적인 국가가 바로 한국이다.”

최 부회장은 기존 고정식해상풍력의 경우 우리나라가 여전히 뒤쳐져 있지만 부유식으로 넘어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고 확신했다. 부유식해상풍력이 ‘게임 체인저’로 불리는 이유다.

부유식해상풍력은 부유체 위에 풍력터빈을 얹어 굵은 체인으로 고정하는 계류(mooring)시스템을 적용한 후 전력을 생산하는 게 기본원리다. 수백톤에 달하는 풍력터빈을 부유체가 안전하게 지지할 수 있을지 의문스럽겠지만 이 같은 기술은 이미 석유·가스 분야에서 검증을 마쳤다. 오랜 기간 석유·가스 시추현장에서 사용된 것으로 전혀 새로운 기술이 아니다.

최 부회장은 “부유식해상풍력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부유체 제작은 우리나라 관련 기업들이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며 “조선·해양플랜트 관련 서플라이체인과 숙련된 인력을 보유하지 못한 국가에서는 부유식해상풍력이 도전으로 여겨지겠지만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한국의 성장 가능성을 재차 강조했다.

고정식 대비 일자리 창출 효과 커
현재 부유식해상풍력의 경우 본격적인 시장이 열리기 이전이라 대량생산이 이뤄지지 못해 개발비용이 높은 편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 중 하나다.

최 부회장은 “지역 내 서플라이체인 구축을 비롯해 제작·수리를 위한 배후기지 등이 우선적으로 추진돼야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며 “이 같은 부유식해상풍력 생태계를 조성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대규모 프로젝트를 통한 시장 확대”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울산지역에서만 6GW 규모의 부유식해상풍력 개발사업이 추진되고 있다”며 “해당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우리나라 기업들이 트랙레코드를 쌓아간다면 부유식해상풍력이 제2의 조선·해양플랜트 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유식해상풍력은 부유체, 계류장치, 앵커, 케이블 등의 서플라이체인이 구축돼야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에 관련 기업들의 새로운 먹거리 창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최 부회장은 “덴마크에너지청에 따르면 해상풍력으로 인한 고용창출 효과는 1GW당 1만4,600명 수준에 달한다”며 “부유식해상풍력의 경우 해상 설치와 관리운영의 난이도를 감안하면 고정식해상풍력에 비해 더 많은 일자리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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