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_왜 부유식해상풍력인가] 개화기 대비 글로벌 시장 경쟁 치열
[기획_왜 부유식해상풍력인가] 개화기 대비 글로벌 시장 경쟁 치열
  • 박윤석 기자
  • 승인 2020.09.28 00: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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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국 총 88MW 규모 운영 중… 영국 고정식 이어 선두
내년 6개 프로젝트 220MW 개발… 프랑스 4건 동시 추진
에퀴노르가 스코틀랜드에 건설한 30MW 규모의 하이윈드 시범단지 부유식해상풍력
에퀴노르가 스코틀랜드에 건설한 30MW 규모의 하이윈드 시범단지 부유식해상풍력

[일렉트릭파워 박윤석 기자] 수백톤에 달하는 고중량 풍력터빈을 바다에 띄워 전력을 생산하는 부유식해상풍력이 미래 친환경에너지를 선도할 발전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1990년대 소규모 실증에 이어 2009년 대형 풍력터빈을 적용한 2.3MW급 부유식해상풍력이 세계 최초로 모습을 드러내며 안정성과 기술력에 대한 우려를 한꺼번에 해소했다.

부유식해상풍력이 세계적으로 각광받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시장 확장성에서 찾을 수 있다. 기초구조물을 활용하는 기존 고정식해상풍력의 경우 수심과 해저 지반에 따라 설치할 수 있는 해양에 제약을 받는다. 일반적으로 60m 이상의 수심에서는 기초구조물 설치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제작비용도 올라가 사업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부유식해상풍력은 부유체(Floating)에 풍력터빈을 얹어 굵은 체인으로 고정하는 계류(mooring)시스템을 적용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수심 제약을 덜 받는다. 먼 바다로 나갈수록 수심은 깊어지지만 풍황자원이 좋아져 부유식해상풍력 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풍부한 풍황자원 덕분에 근해에 설치되는 고정식해상풍력 대비 2배 가까운 이용률을 보이는 것도 부유식해상풍력의 강점 중 하나다.

전 세계적으로 온실가스 배출에 따른 기후위기 대응력을 높이려는 다양한 방안이 모색되고 있는 가운데 입지 제약에서 자유로울 뿐만 아니라 대규모 전력생산이 가능한 부유식해상풍력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고정식 대비 이용률 2배 높아
부유식해상풍력은 글로벌 에너지시장에 처음 등장한지 10년 이상 지났지만 현재까지 전 세계에 총 87.9MW 규모가 설치됐을 정도로 아직은 초기단계다. 진행된 13개 프로젝트 가운데 실증용이 아닌 상업운전 용도로 개발된 사업은 2건에 불과하다.

이제 기술 안정화 검증을 지나 풍력터빈·부유체·계류시스템 등의 서플라이체인 구축을 살피는 과도기 단계라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은 분야다. 우리나라의 경우 이미 조선·해양플랜트 분야 글로벌 시장에서 선두그룹에 올라있어 부유식해상풍력 서플라이체인 구축에 유리한 입장이다.

세계 최초의 부유식해상풍력은 2009년 에퀴노르가 노르웨이에 실증용으로 설치한 2.3MW 하이윈드 프로젝트다.

에퀴노르는 하이윈드 프로젝트를 통해 확보한 기술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2017년 세계 최초로 대규모 부유식해상풍력단지 건설에 성공했다. 스코틀랜드에 조성된 30MW 규모의 하이윈드 시범단지는 6MW 풍력터빈 5기가 설치된 상업용 부유식해상풍력단지다.

유럽 주요국가의 해상풍력단지 운영정보를 제공하는 에너지넘버스에 따르면 하이윈드 시범단지의 평균 이용률은 55% 전후를 기록 중이다. 연간 1억4,450만kWh 수준의 전력생산이 이뤄지는 것으로 가구당 월 200kWh의 전력을 사용한다고 가정하면 연간 6만 가구에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규모다.

두 번째 대규모 부유식해상풍력은 포르투갈에 건설된 25MW 규모의 윈드플로트 아틀란틱이다. 올해 상업운전에 들어간 이곳에는 8.3MW 풍력터빈 3기가 설치됐다.

현재 막바지 공사가 한창인 킨카딘 부유식해상풍력은 스코틀랜드에 건설 중이다. 50MW 가운데 2MW는 지난해 이미 상업운전에 들어갔고, 나머지 48MW는 올해 준공예정이다.

개발실적 엎치락뒤치락… 시장 선점 관건
내년에는 여러 건의 대규모 부유식해상풍력 개발이 예정돼 있다. 6개 프로젝트에 걸쳐 총 223MW 규모가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눈에 띄는 것은 프랑스에서만 4개 프로젝트가 추진되는 점이다.

프랑스에 건설 예정인 부유식해상풍력은 ▲EFGL 30MW ▲Groix-Belle-lle 28.5MW ▲EolMed 30MW ▲Provence Grand Large 25.2MW 등 4건이다. 앞선 2018년 2MW 부유식해상풍력 실증으로 쌓은 경험이 대규모 프로젝트 개발로 이어진 것이다.

에퀴노르가 노르웨이에 건설 예정인 하이윈드 탐펜은 설비용량 88MW로 세계 최대 부유식해상풍력단지가 될 전망이다. 8MW 풍력터빈 11기가 설치된다.

그동안 실증에 머물렀던 일본도 22MW 규모의 고토 부유식해상풍력을 내년에 착공하며 본격적으로 대규모 프로젝트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이외에 미국과 아일랜드도 부유식해상풍력 개발을 추진 중이다.

전 세계 국가 가운데 지금까지 부유식해상풍력 개발 경험이 있는 나라는 6개국에 불과하다. 올해 준공예정인 프로젝트를 포함해 영국이 총 80MW 개발로 고정식에 이어 부유식해상풍력에서도 선두자리를 지키고 있다. 뒤를 이어 ▲포르투갈 27MW ▲일본 19MW ▲노르웨이 5.9MW 순이다.

아직 본격적인 시장이 열리기 이전이라 이 같은 순위는 개발실적에 따라 매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도 울산을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는 부유식해상풍력 프로젝트가 2025년을 전후해 가시적인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돼 관련 시장을 둘러싼 국가 간 경쟁력은 더욱 치열해 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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